내 이름은 빨강 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4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달력보다 놀랐다. 항상 그렇듯 벌써!!)

 

최소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정도는 읽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은 위기감에 산 책. 읽기 전 노벨문학상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짧게 알아 보았는데, 알게 된 내용을 쓴다. 알고 계셨을 분들을 읽지 않아도 되겠지.

1.노벨문학상은 작품에 주는 경우도 있고, 작가에게 주는 경우도 있다.

말 그대로다. 어떤 작가의 그간 행보가 의미있다 여겨지면 작가의 커리어가 쌓임에 따라 받거나, 혹은 어떤 작품 하나가 세상을 뒤집을 정도로 훌륭하다면 그 작가에게 주어진다. 뭐, 큰 차이는 없는 듯 하지만 미묘한 뉘앙스 따위는 다르니. 오르한 파묵은 작가에게 준 경우.

2.노벨 문학상은 후보가 없다, 곧 모든 동시대의 문학이 후보다.

그간 익숙해져 있던 여러 시상식 때문에 나는 노벨 문학상도 몇몇의 후보가 있고 그것에 투표라던가 하는 방식으로 선정 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노벨 문학상의 후보는 모든 동시대의 문학이었다. 발표의 때가 되면 고은 시인에 대해 도박사들이 몇 대 몇의 확률로 걸었다, 어쩌고 하는 식의 저질 보도 때문에 그랬던 면도 있지만. 암튼 수상작은 어떠한 식의 후보군이 있는 것은 아니었음.

 

그리고.

노벨 문학상을 한 번도 수상한 적 없다해서 우리 나라 문학 수준이 세계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노벨 문학상 자체가 워낙 미 유럽권의 잔치이기 때문에 그렇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전에 그 작가의 작품이 세계에 알려져야 하며, 세계에 알려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영어로의 번역은 필수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번역하면 우리 나라 소설 특유의 맛을 잃는다 따위가 아니다.(실제로 나는 번역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건 나중에) 맛을 잃기 이전에 영어 번역 작품 자체가 적고, 그 이유는 우리 나라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그리 높지 않은 데 있다. 이미 비 미유럽권(알파벳 권)에서 수상 작가를 배출한 중국이나 일본은 그들 나라의 문학이 이미 세계적으로 번역되었다는 것을 차치하면 안되고, 그 광대한 번역은 곧 나라의 힘이다. 그럼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의 수상작가는 뭔가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그들 나라가 역사적으로 식민지 시대를 겪었기 때문에 알파벳권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곧, 우리나라에서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가 없는 이유는 단순히 문학성으로 볼 수 없는 문제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맥락에서 노벨 문학상의 문학의 잣대인 양 말하는 사람들에게 엿을 먹이고 싶다. 물론 그 문학상을 받은 작품과 작가가 위대하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다. (전부 읽지는 않았지만) 하지만 역시 문학이나 예술따위에서 보편적인 잣대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만큼, 이제 더 이상 그런 수상 따위에 연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이제 남의 나라에 인정을 받아야 우리 것에 가치가 생긴다는-남한테 인정을 받아야 자신의 가치가 생기는 식의 사고 자체를 없애라고 말하고 싶다.

 

작품에 대해서는 2권을 읽고 두드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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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환상 2007-12-1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상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되었네요. 그들만의 축제에 끼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것을 폄하할 필요는 없겠지요.. 새로운 사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