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풀
에토 모리 지음, 이송희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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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한 영혼이 있다. 자신이 왜 죽었는지조차 모르지만, 암튼 굉장히 나쁜 짓을 저지르고 죽어서 평생 윤회를 못한다고 한다. 그런데 추첨(?)같은것에 당첨이 되었다고 하면서 고바야시 마코토란 한 소년의 몸을 빌어 다시 살아나게 된다. 물론, 그 소년은 죽어서 영혼이 몸을 떠나버린 뒤다.  이 영혼은 처음에는 환생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이었고, 마코토내 집에 대해서도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 가족사항이라던가, 친구관계등이 영 맘에 들지를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마코토인척 하기!>는 생각보다 더 힘이 든다. 그의 성격, 집안상황, 친구관계등을 전혀 모르니, 누구랑 친하게 지내야 하는지, 어떤 말투를 써야하는지 영혼이 겪는 어려움은 정말 다양하다.

그런데 가만히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마코토란 소년에게도 이 영혼에게도 너무나도 정이 들어버린다. 나중에는 둘 다 너무 가엾다는 생각이 들고 마는 것이다. 자신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를 밝혀내야만, 제대로 윤회를 할 수 있는 영혼과. 이 영혼이 빠져나가면, 정말로 죽어버릴 마코토의 몸.

굉장히 흥미진진하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쁜 이야기라 읽는 내내 퍽 행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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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란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가운데에서 누군가를 구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기도 하는 법이다.
이 세상이 너무나 컬러풀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언제나 헤매곤 한다.
어느 것이 진짜 색인지 알 수 없어서.
어느 것이 자기 색인지 알 수 없어서.

(p. 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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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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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속에는 총 5명의 주요등장인물이 나온다.

그 5명은 방 두칸까지 맨션에서 함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서로의 생활을 존중하면서 말 그대로 그저 같이 살고만 있을 뿐, 서로간에 연애를 한다던가 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저 각자 자신의 자리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5명 모두, 나머지 4사람을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며, 때문에 어느 누가 갑자기 들어오거나 나가거나에도 별로 무신경한 편이다.

이 이야기는 그런 5사람의 이야기를 한사람, 한사람의 독백을 따라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H대학 경제학부 3학년생인 요스케군.

인기배우 마루야마 도모히코와 열애중인, 하루종일 마루야마의 전화를 기다리면서 거실에서 TV만 보고 있는 고토미양.

고토미의 친구로, 원래 일러스트레이터지만, 생계를 위해 잡화점 점장을 겸하고 있는, 굉장히 술을 좋아하는 박력있는 여자, 미라이양.

그리고, 이 5사람중 가장 뒤늦게 같이 살게 된 정말이지 속내를 알기 힘든, 사토루군.

마지막으로 독립영화사에 근무하며, 이 집의 원 주인이며, 자신의 일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듬직한 맏형같은 존재. 나오키군.

5사람의 이야기는 시간순서대로 되어 있어서, 한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도, 그 다음번 사람 이야기 속에서 나머지 사람들이 계속 등장한다.

각 사람의 이야기마다 분위기는 굉장히 틀린편인데, 나로써는 미라이양의 이야기는 정말 재밌어서 읽으면서 정말이지 드물게도 큰소리로 하하하 하고 웃어버렸다. 큭!

책을 읽으면서 좀체 반응을 안보이는 나로써는 오랜만에 정말 유쾌한 책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이 유쾌한것만은 아니어서, 각 사람의 이야기마다 그 분위기에 젖어들게 된다.

영화로도 나와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영화가 있다면, 혹은 만들어 진다면, 영화로도 꼭 한번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든 책.

덧- 나로써는 왠일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중반쯤 읽으면서 부터 결말을 예상하게 되어버렸었다. 그리고는 스스로도 말도 안되는 결말이라고 다독거렸는데, 왠걸- 그 결말이 맞아서 굉장히 기분이 이상했다. 뭔가 찜찜한 기분! 뭔가 뒷 이야기가 더 있어야만 할 것 같았고,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 들었다. 작가가 이 책을 통해서 진정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도 한동안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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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이야기
신경숙 지음 / 마음산책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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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시절 같은 반에 딱 보면 <문학소녀>인 한 친구가 있었다. 그닥 친했던 것은 아닌데, 항상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너무 예뻐보여서,  맘속으로만 '아~ 저 아이랑 친해지고 싶다!' 생각하면서 남몰래 그 아이가 무슨 책을 읽나? 훔쳐보곤 했었다.

결국, 그 아이와는 학기말까지 친해지지 못한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아이가 읽던 책에 쓰여 있던 작가이름이 '신경숙'이었다는 것은 기억난다. 그 친구가 읽고 있던 책은 <외딴방>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쩌다 보니 아직도 <외딴방>은 읽지를 못했고, 이번에 J 이야기란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침 이름에 이니셜 J가 정말로 들어갔던 그 아이  J가 떠올랐다.

그아이는 지금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학교는 잘 다니고 있을까? 문학소녀였던 그 아이는 아직도 책을 그렇게 좋아할까?

-

이 책은 J에 관한 이야기다. 그 J는 나일수도 있고, 다른 사람일수도 있다. 모든 이야기들이 2,3장 내외의 짧막한 스토리인데, 어떤 이야기는 기막히도 우습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맘에 짠한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이 책의 표지는 진한 녹색이다.  그녀의 글을 읽다보면, 초록이, 연두가 유난히 예뻐보인다. 나만 그런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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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스티븐 C. 런딘 외 지음, 유영만 옮김 / 한언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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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필수로 이 책을 읽어야 할 일이 생겨서 툴툴거리면서 책을 펼쳤다.왠지 재미없는 책일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왠걸? 손에 잡자마자 어찌나 술술 읽히던지 앉은 자리에서 몇시간만에 금새 다 읽어 버렸다. ^^

음. 이 책은 '제인'이란 직장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그녀는 직장에서 일안하고 게으르기로 유명한 3층부서의 책임자로 발령받고는 회의에 빠진다. 30여명의 직원들은 저마다 일을 정말 지루하게 생각하면서 뺀질거리기만 하고, 급기야 회장님으로부터 "유독성 폐기물 더미"란 말까지 듣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회사 근처에 있는 어시장에 들른 제인은 그곳의 활기찬 분위기에 매료되고 만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시장 상인중 한명인 '로니'란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후로 그 시장의 장점을 본받으면서 제인네 3층부서는 모든 회사 직원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사무실로 탈바꿈하게 된다.

여태껏 읽어본 이런류의 책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그 어시장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좀더 현실성이 있으며, 그만큼 많이 와 닿는다. 기업체에서 전 직원들에게 읽혀도 좋을 책이며, 모든 단체등지에서도 파급 효과가 크리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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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참견 - 김양수의 카툰판타지
김양수 지음, 공민선 디자인 / 애니북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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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페이퍼를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것은 2004년 봄 부터이고, 처음 페이퍼란 잡지를 알게 된것은 대학교 1학년 봄이었다. ^^

그리고 지금은 나에게 페이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필수품같이 되어 버렸다. 어떤 친구중엔 서점에서 <페이퍼>를 보면 내가 생각난다고 하니, 이만하면 말 다했다. 큭~!

여튼, 이 책은 그 페이퍼란 잡지에 매달 만화를 연재하고, 몇편의 기사를 실는 김양수님이 그동안 페이퍼에 연재해온 만화들을 모아서 처음으로 낸 책이다. 그만큼 뜻깊은 책이랄까?

평소 그의 성품을 짐작케 하는 표지와 책 속 그의 사진들은 보기만 해도 "어허~ 거참. 기발한 청년이로군!"이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의 만화는 단순히 만화라기 보다는 그의 지나간 추억과, 수필같은 소소한 이야기, 그리고 그의 곁에 있는 독특한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들로써, 읽다보면 자연스레 미소를 띄게 되고, 같이 웃게 되고 공감하게 된다. 그림은 비록 다른 만화가에 비해 촌스럽고 약간 서툴게 느껴질지 모르나, 글씨또한 결코 잘쓴 글씨가 아니지만, 그런 면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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