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서울찾기 - 토박이도 몰랐던 숨겨진 멋과 맛 & 스토리...
전영미 지음, 한수정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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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하도 포스트잇을 많이 붙이니까, 옆에서 친구가 한마디 한다. '아예 그냥 다 붙이지 그래?' 하하.;;

포스트잇을 붙이는 까닭은 단순하다. 이 책에는 서울에 있는 골목길들을 소개하고 있다. 인사동, 삼청동, 신사동, 신당동 하는 식으로.. 게다가 그 곳의 가볼만한 곳. 먹을만한 곳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사진도 곁들여 보여주며, 그 동네에 대한 저자의 설명과 함께 맨 뒤에는 동네 지도와 교통편까지 상세히 나와있다.

이미 가본 곳도 있었지만, 아직 못 가본 곳도 있어서 그런 곳들은 지도를 복사해 두었다가 나중에 꼭 한번 찾아가 보기 위해서 복사할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붙이던 것이 그만 거의 모든 동네에 포스트잇을 붙이게 되었던 것이다.

교보문고 근처에 낙지를 잘하는 집이 있다는 소문은 들어왔으나, 정확히 어느집인지도 이 책을 보고 알았고, 명동 중국대사관근처에도 중국테잎이나 cd를 구하러 종종 들렀으나 그토록 맛있는 중국집이 있는지는 이 책을 보고서야 알았다. 그런 점에서 서울시내에서 가볼만한 곳이 아주 많이 늘었고 퍽 고맙게 생각한다.

어디 갈때마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게 되는 사람. 매번 같은 곳에서 친구를 만나기 지루한 사람들이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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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오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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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창가의 토토>이후 토토짱으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토토짱이 새로운 책을 발간했다. 제목은 <이상한 나라의 토토>. 제목 한번 그럴듯 하게 잘 지었구나~ 생각했다.

이 책은 토토짱이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아프리카, 아시아지역 등 어린이 난민들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을 통해 보고 듣긴 감상과 함께 토토짱 개인적인 일상들이 군데 군데 담겨있다. 솔직히 전문 작가가 아닌지라, 읽다보면 도무지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만치 이야기가 뒤죽박죽인 곳도 많고 그런면에서는 이전에 읽은 <창가의 토토>나, <토토의 새로운 세상>, <토토의 눈물>등에 비해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어서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음.. 아무래도 토토짱의 인기로 책이 계속 출간되는 것이긴 하겠지만,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의 이야기를 엮었다는 점에서는 <토토의 눈물>과 많은 면에서 이야기가 비슷하여서 조금은 식상하다는 기분도 들었다.

여튼 이 책에서도 변함없이 토토짱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밝음과 희망참. 미래에 대한 꿈을 이야기 한다. 그리고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자고 넌지시 권유한다. 그런면에서는 토토짱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아! 그리고 사족이지만, 난 여지껏 토토짱은 조금은 통통하고 귀여운 인상일거라고 생각해왔는데, 이번 책에 실린 사진을 통해 전형적인 일본인처럼 생긴 얼굴이고 좀 마른 편이라서 조금 의아했다. 흑백사진이라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얼굴 화장도 너무 하얀것 같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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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르바이트로 12억 벌었다
조인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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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작년 여름 친구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란 책을 선물해 주었었다. 그때는 솔직히 저자의 독특한 직업과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삶의 모습을 보면서 '이건 인간이 할 짓이 못된다!'라고 생각하고는 금새 잊어버리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은 그보다는 뭔가 좀 현실적이라고 생각이 된다. 읽고 나서 '어라? 이건 나도 뭔가 해볼만 하겠는걸?'싶었달까?

음.. 대학교 1학년때 이 책을 읽었으면 저자처럼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을까? 여튼 나로써는 인간이 살면서 문화생활이라던가 삶의 여유도 어느정도는 누려야 한다고 보기에, 무조건적으로 저축만 하는 태도는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왠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닌다던가, 적금통장을 항상 만들어 둔다던가, 부동산 투자를 하기 위해 1년동안 열심히 공부를 했다던가 하는 등의 몇가지는 정말 배울만 하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밥은 꼭 '집'에서 먹는다라는 점도!

생각해보면, 밖에서 쓰는 돈의 대부분은 교통비와 밥값이기 때문이다. 영화 한편을 볼라쳐도 조조로 통신사 할인까지 받아서 보면 2천원이면 너끈히 해결되나 팝콘이라도 사먹거나 영화본후 점심이라도 먹고 들어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곤 한다. 사실 제일 아까운 돈도 밥값이니, 그점은 나도 앞으로 많이 절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교통비! 나도 지하철역까지 충분히 걸어갈 수 있음에도 특히, 겨울에 아침에 껌껌하면 무섭다는 이유로, 저녁에도 골목길에 걸어오기 무섭다는 이유로 종종 버스를 애용했다. 시장에 나갈때는 춥다는 이유로! 이유란 것이 원래 들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많아지는 법. 앞으로는 나도 걸어서 30분내외는 모조리 걸어 다녀야 겠다. 밥도 왠만하면 집에서 먹고, 싼것을 먹고!

저자처럼 아르바이트를 한달에 몇개씩 하지는 못할지라도 적게 버는 돈도 적게 쓰고 절약만 잘 하면 누구나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소비패턴에 경종을 울려준 점에서 이 책, 읽어볼 만 했구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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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레나
한지혜 지음 / 새움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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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의 마지막에 "잘가~"란 인사도, 2006년의 처음에 "안녕?"이란 인사도 바로 이책 <안녕, 레나>와 함께 했다. 제목 그대로 <안녕, 레나>였던 셈이다. ^^

국문학을 공부하고 있으면서도 한국문학에 너무 소홀했던 것 같은 미안함에 최근들어서 한국문학을 일부러 많이 읽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나 <여성작가>에 대해 소홀한 것 같아 알라딘에서 좋은 여성작가의 책을 추천받았는데, 이 책도 그렇게 알게된 책 중 하나였다. "한지혜"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작가는 나보다 꼭 10살이 많은 이였고,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문단에 데뷔한지 무려 6,7년만에 겨우 첫 작품집인 <안녕, 레나>를 출간했다. 요즘 젊은 작가들이 2,3년에 한권씩은 발표하는 걸 생각해볼때, 꽤 오랜 기간이 걸린 셈인데, 그만큼 한작품, 한작품 마다 독특한 맛이 있고 읽기에 퍽 재미가 있었다. ^^

작품은 총 10작품으로 각 작품마다 딱 적당하다 싶은 길이의 단편소설들이다. 게다가 특이했던 점은 작품들이 저마다 굉장히 다르다는 것이다. 대개 한 작가의 작품집에 실린 작품들은 알게 모르게 뭔가 비슷한 채취가 묻어나기 나름인데, 솔직히 이 안에 10작품은 따로 따로 읽으면 같은 작가의 작품인지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한 기분이 들만치 각각의 색이 완연히 달랐다. 그리고 나는 그런 점에서 이 작품집이 퍽 재미가 있었다.

<호출, 1995>와 <안녕, 레나>는 그 신선함이 젊은 여성 작가의 작품다워 읽는 맛이 났고, 특히나 <왜 던지지 않았을 까, 소년은>은 과연 작가가 실제로 겪은 경험담을 쓴것인지, 소설인지가 아직도 헷갈린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정말 저런일이 있었던가? 새삼 궁금해 졌다. <목포행 완행 열차>는 그 구수한 입담에 작가의 나이가 헷갈렸으며, <사루비아>는 마지막에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결말이 매우 독보였다고 생각한다.

음 , 다만 아직까지 읽은 책이 적은 까닭에 개인적인 느낌일지 모르나 마지막 작품인 <한 마을과 두 갈래 길을 지나는 방법에 대하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왠지 플룻이 많이 닮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하루키의 소설이 생각났고, 마치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의 한국판 리메이크작을 읽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한지혜씨는 과연 하루키의 그 소설을 읽어보았는지, 읽고 나서 그 느낌을 작품으로 옮긴건지, 아니면 그냥 작품을 썼는데, (같은 생각을 누구든 할 수 있으니까) 단순히 하루키의 작품과 느낌이 비슷해 진건지가 궁금해졌다. ^^

전반적으로, 요즘 한국의 젊은 여성작가만의 독특한 필담을 맛볼 수 있다는 면에서 읽어볼 만한 소설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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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
심윤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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맙소사!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맙소사! 대체 어쩌자고 이렇게 재밌는 책을 난 이제서야 읽는 걸까? 하고 내내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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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경이라는 나에게는 아직 생소한 작가는 이력을 보아도 작가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서울대 분자생물학과를 나왔고, 동대학원까지 나왔다는 사람이 어쩌면 이리도 글을 감칠맛 나게 쓴 건지, 나로써는 정말 배가 아플 노릇이다. ^^

이 책에는 <동구>라는 한 소년이 나온다. 톰크루즈가 이 병에 걸렸다고 하여 널리 알려졌고, 몇해전 sbs에서 방영된 "별을 쏘다"란 드라마에서 조인성이 연기한 남자주인공도 바로 이 병에 걸려 있었다. 병명은 "난독증". 즉, 말 그대로 다른사람들에 비해서 "글"을 읽는 걸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톰크루즈는 난독증을 어떻게 치료했는지, 용케 막대한 양의 대본을 읽고 외워야 하는 배우가 되었지만, 소년 <동구>는 난독증을 이겨내기가 아주 힘들다.

집은 산동네 거의 꼭대기에 있고, 무역회사에 다니는 아버지는 항상 바쁘시고, 할머니는 항상 욕을 입에 달고 사시면서 초등학교 3학년이 되도록 글도 못 읽는 동구를 등신이며 바보라고 맨날 욕을 해대고, 할머니의 고된 시집살이와 가끔씩 아버지의 구타에 시달리는 엄마는 동구의 공부를 도와줄 여력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동구는 "박영신 선생님"이란 담임선생님을 만나 매일같이 선생님과 나머지공부를 한 덕분에, (실은 그 공부 덕분이라기 보다는 선생님의 진심어린 관심과 사랑 덕분에~) 드디어 난독증을 조금씩 탈피하기 시작한다. 글을 읽고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동구가 처음으로 선생님이 동구부모님께 써주신 편지를 읽던 날 온 식구들은 얼싸안고 눈물바람을 하고, 다음날은 온 식구가 외식을 한다. ^^

한편, 동구에게는 아주아주 예쁘고 착하고 영특한 똘똘한, 그야말로 온갖 찬사가 아깝지 않을 아주 사랑스런 여동생이 있었다. 동구가 일곱살 되던 해에 태어나 나이터울이 나는 만큼 어릴때부터 동구가 업고 다니면서 아주 예뻐한 동생이다. 이름은 <영주>. 영주는 어찌나 똘똘한지 만 3돌이 되기도 전에 스스로 한글을 깨우쳐서 읽을 수 있게 되어 동네에서 천재요. 신동소리를 듣고, 부모님과 할머니의 사랑도 독차지 한다. 동구는 그런 동생이 그저 이쁘고 자랑스럽기만 하다.

또 하나 동구에게는 자랑거리가 있다. 그건 바로 동네 어귀에 있는 산동네의 유일한 삼층집의 정원이다. 동구에게는 정말이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정원인데, 불행히도 삼층집의 대문은 번번히 잠겨 있어서 자주 들어가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운이 좋으면 가끔씩 살짝 열려있는 대문틈으로 들어가 동구는 자신만의 정원에 폭 빠져들 수가 있다.

박선생님. 엄마. 영주. 정원. 동구에게는 정말 소중한 사람들. 소중한 것들이었고, 때문에 영원히 동구의 곁에 있어줄 것만 같았지만, 불행히도 한사람씩 동구는 이별을 맞보게 된다. 어린 동구에게는 무척이나 힘들고 슬픈 일이었을텐데도 동구는 의젓하게 이겨낸다. 그리고 동구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키가 이~만큼 자라나서 의젓한 청년이 되면 어느 길 모퉁이에서고 우연히 만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득 품은채 동구는 아름다운 정원과 잠시 작별인사를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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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재미나서 나는 몇번이나 소리내어 깔깔거리고 웃어댔다. 정말이지 이렇게 재미난 책이 다 있구나~ 감탄에 감탄을 거듭해댔다.

그러나 이야기가 흘러갈수록 웃는 순간보다는 동구와 함께 마음 졸이고 안타까워하는 순간이 늘어만 갔다. 후에는 완전히 동구와 감정이입이 되어서 함께 동구의 할머니, 아빠를 미워하고 동구와 영주, 엄마를 동정하기도 했다. 어쩜, 저런 할머니가 다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소년 동구는 나보다 한참 어른이었다. 동구는 말미에 가서 그토록 밉고 또 미운 할머니마저 감싸안는다. 그런 의젓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동구에게 무척이나 부끄러워졌다.

정말이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어른스럽고 의젓하고 훌륭한 소년. 동구. 올해가 가기전에 동구와 만나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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