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따라 대륙을 누빈다 - 몽골, 시베리아, 만주 대륙횡단열차 여행
하헌준 지음 / 삼우반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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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이책과 거의 똑같은 코스로 여행하면서 기차안에서 정말 재미나게 읽었답니다. 여행전에 읽으면 미리 여행지에 대해 준비하실 수 있을 거구요. 저처럼 여행중간에 읽으면 이미 겪은일에 대한 회상과 함께 앞으로 갈 여행지에 조금은 대비할 수 있어요. ^^

저로서는 저자가 못해봤다고 아쉬워하는 부분들도 다 충족하는 여행을 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답니다. ^^

몽골-러시아 여행을 앞두고 관련 여행책자를 몇권 읽어보고 갔는데, 무엇보다 기차안에서 읽은 이 책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몽골-러시아 쪽으로 철도여행가시는 분이라면 정말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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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사랑과 사회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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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 대한 어느 작품분석에서 보니까, 이 책의 제목에 쓰인 '낭만'에는 우리가 연상하는 낭만 외에 다른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한다.  낭만(浪慢: 방자할 낭, 오만할 만)은 본래 浪漫,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이며 달콤한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낭만적 사랑과 사회>에서의 낭만은 浪慢 으로 오만방자함을 일컫는다.

이야. 이 얼마나 그럴듯하게 잘 지어진 제목이란 말인가~ 친구가 이 책제목을 보더니, "어때? 완전 로맨틱소설 보네~ "라고 하기에, "아니! 제목만 이렇지, 전혀 낭만적이지 않아!"라고 답했는데, 이제보니 실로 낭만(오만방자함)적인 소설이었다.  

이 책에는 총 8편의 단편이 나온다. 솔직히 첫번째 작품 <낭만적 사랑과 사회>는 개인적으로는 별로였다. 설마, 여자가 정말 이럴까? 싶었고, 이 책을 읽고 남자들이 죄다 자기 여자친구를 혹은 주변 여자들을 이런 여자처럼 생각할까봐 아찔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 한켠으로 이렇게 여성을 까발리는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이 조금씩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트렁크는 언뜻보면 앞작품과 비슷해 보이지만, 한가지 사건으로 인해 전혀 다른 국면을 띈다. 굉장히 미스테리한 작품. 정이현은 앞으로 시나리오에 도전해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소녀시대는 보면서 마음이 참 아팠다. 생생한 글투로 인해 정말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이야기 속 소녀의 처지가 안쓰러워서 참 마음이 아팠다. 어쩜 정이현은 이렇듯 사춘기 소녀의 말투를 그럴듯하게 흉내내는 건지, 이 작가의 십대시절이 궁금해졌다.

 그 밖에도 주인공이 다이어트를 위해 매번 먹고나서 밥을 다 토해내는 이야기라던가, 음식을 하는 이야기를 위해 각 장마다 음식 레시피를 넣는 등, 이 책은 구성도 내용도 참 기발나고 독특하다. '설마~'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주변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정이현은 그녀만의 재미난 화법으로 들려주고 있다.

 정말이지 새로운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젊은 여성작가들의 앞날이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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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츠지 히토나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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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목의 책 두권을 읽고나서 리뷰를 올리는데, 한권은 <한국문학>이란 카테고리에, 한권은 <일본문학>이란 카테고리에 집어넣게 되다니, 참 재밌다.

츠지히토나리. 그의 이름을 처음 알게 된것은 역시나 <냉정과 열정사이>란 소설에서였고, 그다음 일부러 찾아본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란 작품에서였다. 얼마전 교보문고에서 그의 사인회가 열렸을 때 왜 가보지 않았을까? 이 책을 읽은 이제와서 퍽 후회가 되지만 이미 늦은일!

그의 작품은 참 쉽게 읽힌다. 그리고 퍽 재미나다. 그러나 그만큼 가볍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어쩔수 없었다. 이건 일본문장의 특징일까? 아니면 번역탓일까? 문장이 한국 소설에 비해, 그리고 다른 일본소설에 비해 유독 가볍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쉽게 읽히긴 하지만, 마치 그냥 수필이나 에세이를 읽는듯한 느낌. 전혀 소설이란 느낌이 안드는 문체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 역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지영것보다는 츠지히토나리것이 더 재밌었다고 추천해 주었었다. 그러나 나는 다 읽고난 뒤 감상을 말하자면, 역시나 공지영 것이 더 재미났다고 본다. 문맥을 이끌어 가는 글투하며, 문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좀더 소설다웠달까?

암튼, 냉정과 열정사이에서처럼 남성과 여성의 묘한 심리이야기를 각각의 관점에서 들어볼 수 있어서 퍽 재미났다. 앞으로는 이런 류의 소설이 꼭 연인관계를 바탕으로가 아니라, 모자관계, 부자관계, 혹은 사업파트너, 등등으로 나와도 퍽 재미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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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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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연애시대>란 드라마가 인기를 끈 뒤로, "헤어진 뒤 비로소,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라는 류의 카피가 유행하고 있다. 아마 이 책도 그런 카피로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이 책에는 '홍(베니)'이라는 한국인 여성과, '준고(윤오)'라고 불리우는 일본인 남성이 나온다. 그리고, 역시나 우리들의 예상대로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스물둘. 어린 동갑내기들의 사랑은 뜨거운 만큼 위태로웠고, 거기에 국경의 벽까지 겹쳐서 결국 둘은 헤어지고 만다.

그리고 홍은 서울로 돌아와, 아버지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유능한 출판기획자로 성장하고, 준고는 일본에 남아 자신의 꿈이었던 소설가가 된다. 그러나 준고는 소설을 쓸때 필명을 사용하고, 때문에 준고의 소설이 하필 홍의 아버지가 하시는 출판사에서 번역출판되나 홍과 준고는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른다. 그렇게 무려 7년만에 우연히 다시 만난 두사람. 홍에게는 준고와 만나기 전부터 어릴적 소꿉친구로 만난 남자친구가 있었고, 준고의 빈자리를 묵묵히 지켜봐주고 있었으며, 준고에게는 역시 홍과 만나기 전에 사귀었던 칸나라는 여자친구가 돌아와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이란 세월동안 끊임없이 서로를 그리워했던 홍과 준고. 

나는 무엇보다 홍의 옆에 있는 그 남자친구가 퍽 안타까웠다. 왜 늘 소설이나 영화나 드라마 속에는 주인공곁에 그렇게나 멋진 제3자나 존재하는지.. 그리고 왜 늘 주인공 커플보다 더 멋진 그들이 외면을 받는지... 특히나 이번 소설속 그 남자친구는 무엇하나 부족한게 없어보여서 그게 더 가슴이 아프고 또 아팠다. 저 사람은 이제 어쩌란 말인가.. 싶어서. 솔직히 나는 홍과 준고의 사랑을 그저 따뜻하게 축복해줄수만은 없었다.

처음에는 뻔한 연애소설일거라 생각하고 베스트셀러임에도 외면해 왔지만, 막상 읽고보니, 작가들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홍과 준고의 사랑이야기보다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은 서로 다르지 않다는것. 그냥 똑같은 사람일 뿐이라는 것같다. 그러나 역시나 나는 한국 사람인지, 여전히 일본인들은 별로 안 좋아하고 이번에 월드컵때도 호주와 일본전을 보면서 역시나 호주를 열렬히 응원해댔지만 말이다.

그러나 참 우스운 것이 나로서도 개인적으로 만나본 일본인들은 다들 참 다정했고, 따뜻했다는 점이다. 과거야 어떠했던, 그런것을 잘 모르고 있더라도 현재 일본의 젊은이들은 참 예의바르고 착하고 순수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는 일본하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우리들의 태도가 오히려 더 순수하지 못한게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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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써는 공지영의 소설을 먼저 읽었고, 공지영의 소설이 왠지 더 재미도 있었다. 츠지히토나리 편 보다는 공지영 것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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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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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직업을 "자전거 레이서"라고 소개하는, 기자출신의 소설가 김훈. 그가 데뷔 10년만에 첫 소설집을 펴냈다. 대부분의 작가들이 데뷔 초기 단편을 더 많이 쓰게 되는 것과 달리, 그는 <칼의 노래>, <현의 노래>등 굵직굵직한 장편들을 내면서 작품성과 재미를 다 인정받아 왔다.

이상하게도 그의 소설과는 인연이 닿지 않아 그 유명한 <칼의 노래>도 여태 못 읽어보다가, 이번에 기회가 닿아 <강산무진>이란 그의 첫 소설집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상문학상을 받은 <화장>과, 황순원문학상을 받은 <언니의 폐경>이 담겨있는 이 책은 두 편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소설은 무척이나 사실적인 묘사가 주를 이룬다. 누가 기자 출신 아니랄까봐, 사물을 관찰하는 눈썰미하며,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솜씨가 가히 압권이다. 게다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어쩜 그리고 여성의 월경이나, 앉아서 소변을 누는 여성의 모습을 치밀하게 묘사해 내는지, 혀를 끌끌 차게 될 정도이다. 거기다가 한 술 더 떠서 <언니의 폐경>이란 작품은 아예 작품속 화자가 여자이다.

김훈의 소설은 굉장히 재미났고 덕분에 쉽게 읽혔다. 그러나 내용만큼은 재미있는 내용이 아니었다. 부인이 죽어서 화장을 하면서 사무실 다른 여직원을 생각하는 남자이야기, 암선고를 받고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재산을 처분하는 남자 이야기등이 재미있을 수가 있겠는가! 그토록 무거운 이야기, 가라앉는 이야기를 특별한 장치없이도 쉽고 재미나게 읽히게 만드는 그의 글투라니!

솔직히 너무나도 사실적인 묘사에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도 많았으나, 글이 얼마만큼 사실적으로 묘사될 수 있는지, 신문기사 출신답게 기사체글과 소설체글의 교묘한 혼합을 통해 새로운 글투를 창조해 냈다고 생각된다. 그의 다음 작품이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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