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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파트리트 쥐스킨트의 책은 뭔가 현실과 동떨어진 듯 보이면서도 날카롭게 현실을 포착한다. 이 책은 냄새로 서로간의 존재를 파악하는 사람들을 통해 겉모습만으로 서로를 판단하는 사람들을 비판한게 아닐까? 싶었다. 주인공 그르누이는 불행하게도 냄새가 없이 태어난다. 그리하여 그는 옆에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는 아이로 성장한다. 어려서부터 제대로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쫓겨다니다가 도살장에 취직을 해서 가죽을 만지는 일을 하게된다. 그러나 그는 후각능력에 매우 뛰어났고, 결국 이를 통해 향수 도제의 조수로 취직한다. 몇년간 그르누이가 만든 향수는 모두 굉장히 큰 인기를 끌고, 이를 통해 그는 결국 자유의 몸이 된다.
그후 향수에 대한 열망으로 인해 몸에서 너무나도 좋은 향을 뿜어내는 막 소녀에서 여인이 되어가는 아이들을 스물다섯명이나 살인하게 되는 그르누이. 그들의 체취로 그는 이시대 최고의 향수를 만들어내고, 이 향수를 뿌린 그는 모든 사람들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게된다. 그러나 결국, 그는 이 향수로 파멸을 맞는다.
굉장히 섬세한 묘사와 흡입력있는 이야기 전개로 읽는 내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책 속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나서는 개운한 느낌보다는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무조건 해피엔딩만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의 결말은 참.. 그렇다.
원래는 책을 읽고나서 바로 영화관으로 달려갈 계획이었는데, 이 엄청난 작품을 스크린에서 마주할 자신이 없어져버렸다.
주인공 그르누이처럼 실제로도 혼자있기를 좋아하고 외톨이라는 파트리트 쥐스킨트. 문득, 실제 그의 모습이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