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티나무 옆지깁니다...(옆지기란 말이 좀 익숙하진 않네요.)

프랑스 레드 와인 중에 달콤쌉싸름한 와인이 몇 개 있어 간단히 소개해 드릴려구요.


와인의 당도는 와인속에 남아있는 당분의 양으로 결정됩니다.
그러나 보통 와인을 만들 때 포도즙의 모든 당분은 알콜발효를 거치면서 분해됩니다.
아무리 포도 자체의 당분이 높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인 경우라면 알콜로 다 바뀌어 남아 있질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스위트 화이트 와인을 만들 때 당분을 많이 남기기 위한 특별한 방법을 사용하지요.
제일 쉬운 방법이 수확을 늦추는 것이죠. 하지만 아무나, 언제나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닙니다.
수확이 늦어지면 포도알에 당분이 더 많이 축적되는 식입니다..

그리고 방 드 빠이으(Vin de Paille)처럼 수확 후에 건조를 시켜서 당분의 비율을 늘이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생산량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그래서 실제로도 반 병짜리로만 판매를 합니다.

그리고 위험부담도 있고 생산량도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방법이 보트리티스 시네리아(Botrytis Cinerea)라는
곰팡이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곰팡이에 감염이 되고 적절한 환경이 주어지면 이 곰팡이들은 포도알의 수분을 흡수합니다. 자연스럽게 포도알은 말라가고 당분은 축적이 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양조과정에서 이렇게 말라버린 포도알만을 이용하면 보트리티스 특유의 향이 와인에 배어서 아주 깊고도 우아한 향을 만들어 내지요.

대표적인 소테른의 '샤또 디켐'의 경우 쎄미용이라는 품종을 주로 사용하는데, 재배한 포도 중에서 20%정도만이 와인제조에 사용됩니다. 완전히 곰팡이에 감염된 포도알들만 따다 보니 그렇게 되는 거죠.
나머지가 아깝기는 하지만 품질을 위해선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또 한가지는 독일의 아이스바인처럼 포도를 얼 때까지 뒀다가 언 상태에서 압착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주 진한 당도의 와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은 이렇게 만들어도 그 자체로 훌륭한 와인들입니다만, 레드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레드의 특징은 당분이 거의 없는 건조함 속에서 느끼는 튼튼함, 우아함, 조화로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이런 생각을을 가지고 있어서 아직은 달달한 레드는 프랑스에선 찾기 힘든 편입니다.

하지만 프랑스 남부 지방, 그러니까 루시옹 지방에서 만드는 Vins Doux Naturels(VDN)또 다른 스위트 레드와인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Rivesaltes, Maury, Banyuls 같은 것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단 이들 와인은 발효 중에 순도 96도 이상의 알콜(와인을 증류해서 만든  것)을 부어 강제로 알콜발효를 멈추게 합니다.
그렇게 하면 알콜 때문에 효모들이 발효를 멈추게 되고 아직 발효가 안된 당분이 그대로 와인에 남게 되는 것입니다. 대신 와인의 알콜 도수는 16~17도까지 올라가게 됩니다.
하지만 포도가 가지고 있던 당분이 그대로 남으면서 아주 독특한 맛을 냅니다. 역시 달콤하죠.

보통은 그르나슈(Grenache Noir)라는 품종을 사용하는데 뮈스카(Muscat)를 사용하면 화이트가 되구요.
또 다른 특징은 일반적으로 저온의 지하실에서 숙성을 하는 게 아니라 야외에서 태양을 즐기며 숙성을 한다는 것이죠.
특히 Maury같은 경우는 오크통이 아니라 생수병 같은 유리병 속에서 숙성을 시킵니다.
산화가 되어 식초가 될까 걱정하지는 않아도 됩니다. 첨가한 알콜 덕분에 쉽게 그리 되지는 않습니다.

한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구할 수 있다면 한 번 즐겨 보시기 바랍니다.
구하기 힘들다면 포르투갈의 포르토(레드)와 비슷하니 이것이 대안이 될 듯합니다.
다만 포르토는 포도주에서 얻은 알콜을 사용하지 않고 브랜디를 사용해서 그 맛이 조금 다릅니다.

그럼....



RIVESALTES




Apellation Maury의 MAS AMIEL(마자미엘)




PORTO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진주 2005-07-09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굉장히 상세하게 설명해 주시네요. 포도주의 단맛을 내기 위해 그렇게나 수고를 하는 군요..

물만두 2005-07-09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반갑습니다. 포도주보다는 난티나무 옆지기분께 관심이^^;;; 부러워라~

세실 2005-07-09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제 삶이 업그레이드 되는 느낌..마자미엘 병이 환상입니다~~~
저도 외워야지~~~

미설 2005-07-1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읽긴 읽었으되 머리가 어질어질... 일단 퍼가서 볼께요..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 페이퍼 보며서 느낀 건 아마도 와인은 단맛 나는 것보다는 그렇지 않은 것이 뭐랄까 더 아는 사람들이 먹는건가봐요... 당연한건가^^

파란여우 2005-07-1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 저 와인 겁나게 좋아해요..
마리아 칼라스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붉은 와인
"사랑은 죽음처럼...."
옆지기님께 전해 주세요. 너무 멋지세요!!

울보 2005-07-10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이렇게 좋은 글을 놓칠뻔했네요,
요즘 한창와인맛에 빠진 저희부부를 위한 글같아요,,
퍼갈게요,,

LAYLA 2005-07-10 0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님도 서재질의 세계로..................................? ^^

난티나무 2005-07-10 0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은 난티나무가 답니다. ㅋㅋㅋ
진주님, 도움이 되었는지요? 와인이라는 게 생각보다 복잡하고, 에 또, 참 신비하더이다.^^
만두님, 흐흐...
따우님, 보통은 75 cl 인데 저건 50 cl 이라 병이 길고 가느네요. 독일 아이스바인도 저렇게 생겼어요.
세실님, 업그레이드...ㅎㅎㅎ 잘 외워 두셨다가 한 번 찾아 보세요~
미설님, 다시 읽어보시면 그리 어질어질하지는 않으실 거예요.^^
뭐 더 아는 사람 덜 아는 사람 따질 것 있나요. 그냥 내 입에 맞는 와인을 찾아 그걸 즐기면 되는 거죠~^^
파란여우님, 와인 좋아하시는군요.^^ 옆지기도 마리아 칼라스 좋아하는데...
네, 전할게요, 멋지다고요...^^;;
울보님, 빠지셨군요~ㅎㅎㅎ 함께 종류가 무엇이든 잔을 기울일 수 있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이죠. (전 잔만 기울이고 술은 옆지기가 다 마시죠...ㅠㅠ)
LAYLA님, 흠, 와인으로 제가 꼬셨습니다요...ㅋㅋㅋ

인터라겐 2005-07-10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남편도 와인에 맛을 들였는데 가면 맨날 달달한것만 찾아요.. 사왔다가 맛이 조금이라도 쌉싸르하다 싶으면 바로 언니네로 데려가죠...

이거 보면 울 남편이 무지 좋아라 하겠네요... 저도 퍼갈께요..

딸기엄마 2005-07-10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걸 알게되는 기쁨이 크네요. 퍼가면서 문화인의 예의를 다하겠습니당~

난티나무 2005-07-1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그러시군요~^^ 한국서 팔아야 할 터인데 말이죠..^^;;
지우개님, 감사합니다~^^

날개 2005-07-10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퍼갈께요... 적어 다녀야 겠네요..^^*

난티나무 2005-07-10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화이트랑 레드랑 모두 적으세요...히히... 레드보다는 화이트가 찾기 쉬울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