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도 여행 중 제일 기대를 하고 갔던 곳이 함피였다. 기대를 너무 했었나. 실망까지는 아니더라도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한가했더라면, 숙소가 호스펫 시내가 아닌 함피에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 말이다.

 

여행사에서 가는 단체여행은 숙소가 대개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예컨대 바라나시 경우, 갠지스 강변에는 수많은 숙소가 있는데 단체여행객들이 묵는 숙소는 릭샤를 타고도 한참 가야하는 거리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솔자에게 물어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라나시 강변에 위치한 숙소들은 굳이 하루 정도 머물다 가는 단체여행객들에게 방을 빌려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알아서들 찾아와서 며칠씩 묵고 가는 손님들이 넘쳐나니 그들을  환영할 수밖에 없단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이다. 아, 이해가 된다. 늘 그게 궁금했었다.

 

함피 사진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아쉬움을 달랜다. 아쉽다고 다시 갈 것 같지는 않다. 떠난 님처럼 그저 그리워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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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1-26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둥의 조각 하며, 돌로 만든 마차 (마차가 맞는지 모르겠지만), 차 바퀴 까지, 정말 정교하네요.
그러고보니 nama님 바뀐 대문 사진이 함피에서 찍어온 사진이었군요. 기둥을 저렇게 블록으로 엇갈리게 쌓아 만든 건줄 모르고 처음에는 사진 촛점이 잘 안 맞아서 저렇게 보이는 줄 알았지 뭡니까 ^^

nama 2017-01-26 12:56   좋아요 0 | URL
인도엔 정교한 석상들이 아주 많지요. 미안하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의 석가탑, 다보탑 정도는 이름도 못 내밀 정도지요. 규모도 크고...대단한 게 많아요. 그냥 카메라만 들이대도 그럴 듯한 사진이 나와요.^^

서니데이 2017-01-2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a님, 즐거운 설연휴 보내세요.
새해엔 소망하시는 일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nama 2017-01-26 16:0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건강하시고 모든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인도의 화폐개혁으로 새로 나온 고액지폐.

 

 

 

 

 

 

간디의 얼굴이 왼쪽에 있다는 게 특징이다. 2,000루피는 우리 돈으로 약 4만 원, 500루피는 약 1만 원이다. 

 

 

 

인도에는 지역마다 언어가 있다보니 화폐의 액수표기도 주요 공용어인 지방언어를 모두 표기한다. 영어를 빼고도 15개의 언어로 되어 있다. 예전 90년대 중반에는 12개쯤되는 언어였는데 그 사이 몇 개 늘었다. 몇 년 후 다시 인도에 가면 한두 개 늘어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다보니 북인도와 남인도 사람들이 만나면 그들은 영어로 대화한다. 영어를 사용할 수 밖에. 영어는 그들에게 생존언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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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1-26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어가 다양한 건 이해가 가는데 그 종류가 시간이 가면서 더 늘어나기도 하는군요. 이례적이네요.

nama 2017-01-26 10:50   좋아요 0 | URL
북인도의 카슈미르 지역이 독립투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어떤 특정한 곳이 목소리가 커지면 통합 차원에서 어느 정도 그 요구를 수용하는 게 아닐까요. 워낙 다양한 곳이라 꿈틀꿈틀 살아 움직이는 나라가 인도 같아요.
 

 

친구들아.

 

혹시 눈치챘으려나 모르겠다. 네 번의 야간침대열차에서 유독 내 자리는 항상 1층이었다는 것을 말야. 키 큰 포토여사, 과일킬러여사는 늘 3층을 이용했는데 나는 한번도 1층의 내 자리를 양보하지 못했네. 우리 중 인생경험상 제일 어른인 토이여사는 한번쯤 3층에서 자겠다고 나서기도 했지만. 자기 다리가 길다고 우기며...

 

세 번째 열차를 탈 때까지도 그저 내가 운이 좋고 내 작은 키를 배려했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네 번째 열차를 타기 직전 우리의 씩씩하고 재미있는 인솔자가 몰래 애기해주더군. 여행사 이사님이 내게 뭔가를 해주고 싶어하셔서 열차침대를 1층으로 배정했다는거야.

 

이 여행사와 나와의 인연은 너희도 대강 알고 있을 터. 더군다나 이번 여행에는 8명 신청이라는 혁혁한 공을 세웠잖아, 내가. 그래서 내게 고마워하는 이사님의 뜻을 조용히 받아들이기로 했지.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나는거야. 그냥 입 다물고 있자니 미안해지기도 하고.

 

두 번째인가, 2층 침대를 쓰게 된 아가씨여사가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했는데 내가 그냥 묵살해버렸던 일도 생각이 나네. 그때도 나는 내 작은 키에 고마워했다네. 에이, 키는 왜 이리 작아가지고...

 

밥 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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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01-25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a님도 키 작으시구나... 저도 키 작거든요 ^^
nama님의 시리즈로 이어지는 인도 여행기를 읽으며 인도가 넓은 나라라는 걸 새삼 깨닫고 있네요. 지역마다 언어도 매우 다양하다고 하던데 그런가요? 인도 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긴 하는데 저는 도통 인도 사람이 하는 영어를 잘 못알아듣겠더라고요.

nama 2017-01-25 22:15   좋아요 0 | URL
5척밖에 안 되는 키로 발버둥치며 살고 있지요.^^
인도는 무척 다양한 곳이에요. 종교만해도 힌두교, 이슬람교, 카톨릭, 자이나교, 시크교, 불교...사람도 다양하고 언어도 다양해요. 다음 글에서 인도의 화폐를 소개할게요.
인도식 발음을 알아듣는데 시간이 걸리는 게 사실이지만, 이들의 언어감각은 뛰어나요. 언어를 가지고 놀 줄 아는 사람들이에요.

2017-01-28 2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8 2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8 2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9 0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예전에 여행을 함께 다녔던 어떤 친구가 했던 말이 어느새 삶의 지침이 되었다.

 

작은 것을 아끼면 사람을 잃는다.

 

 

나를 앞세우지 않기.

내 몫을 챙기려고 연연해하지 않기.

좋은 것, 맛있는 것을 남에게 양보하기.

내가 먼저 지갑 열기.

남에게 아픈 말하지 않기.

남의 실수를 곱씹지 않기.

남에게서 무언가를 얻을 것인가 눈치보지 않기.

 

그냥 베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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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8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8 21: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bina 2017-02-05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성당 강론 말씀의 요지와 같은 말씀이네요.
널리 알려진 예수님의 말씀이었어요.
‘가장 보잘것 없는 이에게 베푼 것이 바로 내게 베푼 것‘ 이라는. .
나는 얼마나 베풀고 사는가 . .
성당에서 한 번, 나마님 글을 보고 또 한 번 반성합니다.

nama 2017-02-06 07:26   좋아요 0 | URL
여행하다보면 다른 사람을 통해서 내 행동을 반성할 때가 있어요. 생각나는대로 한번 적어봤어요.
 

여행은 주로 가족끼리 다녔기에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끌고나가야 하는 여행이었다. 그런 자족적인 여행을 하다가 단체여행의 일원이 되고보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무엇을 하든 함께 해야하니 늘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야 했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기다려줘야 했다. 기다리는 건 그렇다치더라도 누군가에게 안내 받으며 끌려다니다보니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우리끼리였을 때는 겁도 없이 잘 알아서 다니던 길도 누군가의 안내를 받고 단체의 일원이 되다보면 모든 길이 위험하게 여겨지면서 혹여 일행에게서 벗어날까싶어 조마조마한 심정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겁장이가 되는 것이다. 아, 이래서 패키지에 길 든 사람들이 개별여행을 무서워하는구나.

 

고아에 도착한 날. 숙소에서 쉬고 싶은데 그래도 함께 왔으니 친구들과 어울려야하지 않겠느냐는 토이여사의 권유에 못이겨 마지못해 저녁을 먹으러갔다. 대강 먹지 뭘, 인도에서 뭘 맛있는 걸 찾나, 알아서 먹지 뭘...속으로 투덜거리며 어딘가로 이끌려 들어갔다.

 

동창들이라지만 아직은 서로 서먹서먹하고 어색했는데 실내에서 울려퍼지는 올드팝송으로 기분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우리 테이블 바로 건너편에서 노래를 부르는 인도인 남자가수는 한 곡 부를 때마다 악보를 보며 노래를 선곡하고 있었다. 그가 부르는 노래는 하나같이 올드팝송이어서 노래를 듣는 우리는, 처음에는 흥얼대다가, 손뼉치다가, 손을 머리 위로 올려 흔들다가, 나중에는 테이블 옆 빈 공간을 무대로 만들며 이윽고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과일킬러여사의 남편이 흥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급기야 다량의 맥주에 흥이 돋은 남편은 Wonderful Tonight이라는 노래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얼떨결에 불려나간 무대에서 몸을 흔들려니, 이럴 줄 알았으면 평소에 춤솜씨를 닦아놓는 거였는데...

 

잘 먹고 잘 놀았다. 카페를 빠져나오는데 토이여사가 내게 귓속말로 속삭인다.

"우리 저 가수한테 팁이라도 줘야되는 거 아닐까?"

"글쎄..."

 

기분좋게 숙소로 돌아왔는데 남편이 아쉬움을 담아 또 이렇게 말한다.

"아까 그 가수랑 눈을 맞췄는데 아무래도 팁을 주러 가야겠어."

 

여행지에선 불문율이 하나 있다. 미루지 마라. 사고 싶은 게 눈에 보이면 그 자리에서 사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먹고, 누군가에게 선의를 베풀고 싶으면 그 자리에서 베풀어라.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일생일대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요? 물론 갔지요. 남편이 500루피를 그 가수의 손에 쥐어주자 가수의 얼굴이 환해졌다. 매우 고맙소. 나도 매우 고맙소. 카페를 빠져나오며 손을 흔드는 우리에게 그 가수도 진심을 담아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다시는 못 볼 사람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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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ina 2017-02-05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낯선 여행지에서 몸을 흔들 만한 흥! 그것도 친구들과 함께라면,
문화 유적지 못지 않은, 오래 기억될 체험이었겠는데요? ^^

nama 2017-02-06 07:27   좋아요 0 | URL
몸을 흔드는 데는 오히려 낯선 여행지가 잘 어울려요. 들뜨기 쉽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