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봄날이 오면     - 詩人: 오광수


아직은 하얀 세상이지만
굴참나무 아래
남모르게 묻어두었던 마음들이
하늘 정겨운 부름에
고개를 드는 날이면
손잡고 팔짱꼈던 생명들이 잠이 깰 겁니다

그날이면
한마디 말조차 조심스럽던 차가움들은
돌틈속 맑은 물이 되어
버들강아지 솜털로 날개를 달고
들판과 들판을 날아가며
하얀 전설을 이야기 할 테이지요

노란 설레임으로 기다릴까요?
빨간 노래가 되어 기다릴까요?
하늘 부름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정겨움이 더 사랑이 되면
입고 있는 무거움 들을 내려놓고
환한 미소의 새옷으로 입으렵니다

색이 바랜 굴참나무잎이
생명의 귀가 되어 더 쫑긋해지는
그날이 오면
보듬고 있는 푸른 소망들이
그렇게 그렇게
같이 봄이 되어 날아 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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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담가인 우쓰미 케이코씨의 아버지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재미있습니다.
"내가 웃으면 거울이 웃는다".우쓰미씨는 이 말을 좋아해서,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바꿔말하면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먼저 웃음을 보이는 삶을 살아봄은 어떨까요.

아직은 봄을 생각하기 이르지만 춥다고 웅크리지말고 봄을 향해 먼저 웃어봅니다.

 출처 :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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