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엔 사과가 많다     - 詩人: 김승해


소백산엔
사과나무 한 그루마다 절 한 채 들었다
푸른 사과 한 알, 들어 올리는 일은
절 한 채 세우는 일이라
사과 한 알
막 들어 올린 산, 금세 품이 헐렁하다

나무는 한 알 사과마다
편종 하나 달려는 것인데
종마다 귀 밝은 소리 하나 달려는 것인데
가지 끝 편종 하나 또옥 따는 순간
가지 끝 작은 편종 소리는

종루에 쏟아지는 자잘한 햇살
실핏줄 팽팽한 뿌리로 모아
풍경소리를 내고
운판 소리를 내고
급기야 안양루, 대종 소리를 내고 만다

어쩌자고 소백산엔 사과가 저리 많아
귀열어 산문(山門)소식 엿듣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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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정말로 아주 가끔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산사에서 푹 쉬고 싶습니다.
바람에 가끔씩 나부끼는 풍경소리를 들으며....
우린 너무 요란 법석한 세상에 시달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언제나 사건 사고 일, 일, 일들.
잠시 나마 산속에서 영혼을 쉬게 하는 여유를 가져봅니다.
출처 : 어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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