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우연히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더버빌 가의 테스'를 봤다. 어릴 적 테스를 읽고 많이 울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던 나는 오늘 또 다시 펑펑 울었다.

단 한 번의 강간으로 사생아를 낳고 힘든 삶을 살다 겨우 겨우 마음을 열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 했는데, 그 망할 놈의 과거 때문에 남편 엔젤에게 버림받은 여인, 테스. 그녀의 삶이 너무 가슴 아파서 울 수 밖에 없었다.

영화 속 테스는 너무 예뻤다. 농장에서 힘든 일을 하는 모습도 예뻐 보였다. 화사하게 꾸몄을 때는 얼마나 아름답던지... 돌아 온 엔젤에게 칭찬을 바라는 아이처럼 알렉을 죽였노라고, 그러니 날 사랑해달라고 말하는 모습이 너무 애처로웠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엔젤 역시 내 마음을 울렸다.

진작 돌아오지 그랬을까... 아님 아예 나타나지 말던가.

어릴 때는 그저 알렉이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다. 강간이 뭔지 모르던 때였으니 정확하게 그 책이 뭘 이야기 하는지 몰랐지만...

여기서 가장 나쁜 놈은 엔젤이었다. 알렉은 결코 저질러서는 안 될 죄를 저질렀지만 책임을 지려고 했다. 사실, 테스를 때리거나 나쁘게 대한 건 아니었으니. 비록 알렉이 온통 거짓투성이의 삶을 살았더라도 테스에 대한 사랑만은 진짜였다. 거기에 비해 사랑한다고, 뭐든 다 이해할 것처럼 굴던 엔젤은 그녀 곁을 떠났다. 가장 힘든 사람은 다름아닌 그녀였는데.

순결...이 도대체 뭐길래 한 여자의 삶이 저토록 망가져야만 했을까.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왜곡된 성 관념과 순결에 대한 생각으로 처녀막 재생 수술이니 하는 게 유행처럼 번져있으니. 한 쪽에서는 원나잇 스탠드가, 한 쪽에서는 처녀막 재생 수술이 딱 버티고 있지 않은가.

성 교육 좀 제대로 하면 좋겠다. 구성애 선생님 같은 사람이 전 학교에 다 있어야 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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