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개봉일이 오는 19일이군.

19일, 휴, .........

5권짜리 책을 보름만에 다 읽을 수 있을까, 책만 주구장창 읽는다면 이틀에 한권 정도로 잡고 약 열흘, 아주 타이트하게는 8~9일 사이에 읽을 수 있지만, 그건 진공상태 같은 상황에서만 가능하다. 조금 여유있게 보름 정도면 집중해서 읽으려면 읽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일들을 좀 미뤄야 가능하다.

어쨌든, 개봉일 말고, 적어도 연말까지는 극장에 걸릴 것 같으니까, 한달 사이에 원작을 다 읽고 영화본다, 뭐, 이자세로다가.......

 

안철수 캠프 해단식에서 한 안철수의 말.

문재인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지는 못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문재인이든 민주당이든. 디스까지는 아니어도 거의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거리를 둔 말이었다는 생각이다.

자신의 향후 입지를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또 선거법 위반과 관련해 조심히 고른 발언이라고 해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 이 정도 말은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똘똘 뭉쳐도 될까말까한 상황에서 초를 치는 스탠스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나오는지 봐야겠지만, 좀 한탄스럽다.

문재인. ..... 계속 기대했지만.......  참 힘들다. 댄디하고 좋은 사람인 건 분명하지만, 정치력과 리더십 면에서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해왔는데 ....

12월 19일, 아무래도 [레미제라블]을 다 읽고서 영화를 볼 것 같지는 않고, ....

영화 보는 대신 기뻐서 사람들과 술 한잔 할 수 있는 그 날이 될지.... 우울하다.

날도 너무 어둡고 을씨년스럽다.

기운내자. 바꿔야 한다. 박근혜와 새눌당 치하에서 5년을 살 자신이 정말 없다. 그들을 보면서 살 자신이 없다.

니는 괜찮나?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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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외에 별달리 좋아라하는 것도, 즐기는 것도 없는 무덤덤, 극심심한 사람으로서 뮤지컬영화로 제작된 <레미제라블>이 나온다한들 그런가보다 했다. 이제 영화는 그저 일반극장에 걸리는 영화 중 관심가는 것이 생길 때(그래도 알라딘 영화할인쿠폰은 꼬박꼬박 쓸만큼) 꼭 극장가서 보는 것 외엔 TV나 모니터를 통한 영화도 거의 보지 않는 내가 됐으니까. 

<남영동1985>는 차마 못 보겠어서(내가 확실히 변한 건 이런 것에서도 드러난다. 예전같으면 가리는 것도, 꺼리는 것도, 무서워하는 것도 없었는데), 포기하고 <26년>을 봤다.

본 영화 시작 전 무수한 광고와 예고편이 소개됐는데 그중 <레미제라블>이 있었다. 우리가 회화에서 많이 보던 색감을 지닌 채 또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들과 포즈들이 가득하며 노래가 퍼지는 예고편이었다.

원작도 안 읽었지, 뮤지컬로도 본 적이 없지, 영화화된걸 본 적도 없으니 <레미제라블>과 관련해서는 장발장 얘기 외엔 솔직히 아는 게 없다.

가지고 있는 책도 읽지 않고 그저 놔뒀고 언젠가 읽겠지 생각했었다.

나도 참 가볍지. 어제 예고편 딱 보고 당장 [레미제라블]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읽고 영화를 봐야지라는 생각.

 

그리고 <26년>.

아니, 32년.

강풀도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신기했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해본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았을까.

심판.

저대로 놔두는 것 자체가 수치스러운 것이라는 생각. 수없는 오욕의 역사를 살아도 부끄러운줄 모르는.

누군가 말했듯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누가? 저대로 놔두는, 아니, 놔두는 정도가 아니라, 그들을 살려서 준동하게 두는 우리. 그런데도 지금 또다시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려고 한다.

87년 직선제 쟁취 후 첫 대선 그때처럼. 노태우 당선. 아무리 양김이 분열했다해도 어떻게 노태우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가, 아니,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설 수 있는가 말이다.

<26년>. 정말 계엄군이 사람들을 저렇게 죽였을까, 이제까지 영화나 드라마 등에서 한 건 과장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제발 깨어나시라. 뭐, 그정도쯤이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 많아도 너~무 많을 것 같다. 도대체 그런 일을 '불가피'하다, 정도로 치부하고 선택한, 보다 더 중요한 건 뭐였단 말인가?

 

<레미제라블>.

코흘리던 시절을 갓 벗어난 해, 어떤 계기로 나는 도대체 '혁명'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했었다. 나의 첫 혁명, 1789년 프랑스혁명, 그리고 1910년 러시아혁명. 난 두 혁명에 매혹됐었다.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이 혁명을 수행하는가, 혁명의 리더들이란 사람들 말고, 일반 그저 평범한 사람들, 목숨의 위협보다 더 우선된 무언가를 위해 죽을 수도 있다는 그 사실의 경이로움. 나는 그 비밀이 궁금했었다. '광주'는 바로 그 다음 해에 다가왔다. 그리고 혁명사를 좀더 많이 들여다본 건 그 뒤로 한참 세월이 흐른 뒤.

 

영화보기 전에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부터 읽으련다. 아, 그래도 주말은 [푸른작별]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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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12-01 2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미제라블에 대해 쓰신 줄 알고 들어왔다가 인사 남깁니다.
제가 지금 올리신 레미제라블 4권을 읽고 있는데 폭동, 반란,,에 대해 위고가 쓴 글이에요.
저도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고 언급하신것처럼 우리와 비교도 할 수 있고,,,'암튼 저는 어서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더구나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포스트잇 2012-12-01 23:13   좋아요 0 | URL
벌써 4권,헉, 부럽네요. 영화를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아시더라구요, 뮤지컬도,...전 영화 나오나보다 했거든요,
권해주신 것처럼 부지런히 달러봐야겠네요, 연말이라 여러 난관이 예상되지만서두요^^ 완독 후 좋은 글, 기대하겠습니당~
 

히가시노 게이고 [패러독스13].

코맥 매카시의 [로드]만큼 절망적이지 않다. 히가시노 게이고니까. 세이야라는 비현실적이리만큼 이성적인 인물의 존재감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가 그렇게 결말지은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 비현실적인 인물이라서? 궁금한데 뭐, 생각을 더 많이 해보지도 못한다.

 

 

 

 

 

 

 

 

 

 

 

 

 

 

김봉석의 [하드보일드는 나의 힘] 마지막 책은 렌조 미키히코의 [조화의 꿀]이다. 김봉석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의 유키호에서 [조화의 꿀]의 란으로 가장 매력적이고 원숙한 여인, 팜므파탈의 전형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팜므파탈에 매혹되는 1인인 나는 이 또한 매우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결론은, 나는 그 생각에 반댈쎄. 란은 마지막에 구구절절한 편지를 보낸다. 매력 확 떨어진다. 팜므파탈은 지 스스로 드러내기 보다는 그녀에게 끌리는 다른 이들에 의해 조각되는 맛이 있다. 그 모호함과 절대적인 숭고의 존재로 우러러질 때 치명적으로 느껴진다. '카와타'는 란이 계속해서 자신을 사로잡고 있다고 얘기하지만 주장만 할 뿐 독자인 나까지 사로잡은 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 유키호.

 

  

 

 

 

 

 

 

 

 

 

 

 

역시 장르소설 정도는 읽을 수 있지만 본격소설들은 그저 부지런히 날라놓기만 할 뿐 읽기가 쉽지 않다.

지난 한달 동안 포스팅 하나 못 올리면서 계속해서 나오는 책들만 훑어보고 지냈다.

몸은 마음같지 않게 시름시름거리고, 복병처럼 노안을 만나서 쩔쩔매며 어쩔 줄 모른다. 올 것은 결국 온다. 노안이 없는 사람도 있다는데 그 운 또한 비켜갔다. 노안수술도 있는 모양인데 아직까진 불완전한 듯하다. 아마도 세월이 좀더 흐르면 인간은 거의 인조인간에 가깝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필립 K. 딕의 [유빅]은 문학수첩 판을 어디에 뒀는지 찾을 수 없고, 폴라북스에서 나온 번역판을 새로 구입해야 할 것 같다.

이 선집도 내년 여름 [안드로이드는 전자 양의 꿈을 꾸는가]를 출간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한다.

 

 

 

 

 

 

 

 

 

 

 

 

 

 

 

이제 폴라북스에서는 '미래의 문학' 총서를 출간할 예정이라는데 총 10권이 소개되었다. 그 첫째 권으로 콜린 윌슨의 [정신기생체]가 나왔기로 우선 구입했다. '미래의 문학'은 문학사적 의의와 읽는 재미를 갖춘 해외의 고전과 최신 SF들을 소개하고자 기획된 시리즈라고 한다. 이미 SF를 다뤄왔던 출판사들에서 접었던 기획이 폴라북스에서 실현된다고 하니 기대되는 한편으로,  '재미를 갖춘' 작품을 엄선(?)했을 것이라 하니 나도 '재미' 좀 보자.   

[정신기생체]를 먼저 읽어보면 앞으로의 작품 수준도 감이 오지 않을까.

역자 김상훈의 해설에 의하면 콜린 윌슨은 앵그리 영맨 세대의 일원이자 영국 노동계급 출신의 작가로서

 

'실존주의적 위기'라는 특유의 철학적 화두를 통해 카프카, 카뮈, 헤밍웨이, 헤세, T.E.로렌스, 반 고흐, 쇼, 니체, 도스토예프스키 등의 저작에 나타나는 일탈적인 인간상을 예리하게 분석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반사회적 탖의 지위를 감수해야 했던 수많은 아웃사이더 예술가들에게 일종의 특권적인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보수적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전후의 비평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p332) [아웃사이더](1956)로 일약 세계적인 비평가의 반열에 올랐다가 10년 뒤 이 [정신기생체]로 작가로서도 본격적인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콜린 윌슨은 서문에서 자신이 '러브크래프트'의 상상력에 자극받아 20세기 가장 확실한 아웃사이더 작가로서 그를 돌아보기 위해 쓴 소설임을 밝히고 있다. 러브크래프트에 대한 관심 또한 갖게 하는 그의 서문을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겠다.

간단히 공포문학의 대가로만 알고 있는 러브크래프트(이름이 러브크래프트다!)도 내겐 아직 미지의 작가다.

 

 

 

 이 에스프레소 시리즈 문고판도 아직 읽지 않았다는 거. 거기에....

 

 

 

 

 

 

 

 

 

전집도 있다.

 

 

 

 

 

 

 

 

 

 

 

 

 

미래의 문학 시리즈는 양장본으로 나오지 않는 건가? 다행이다. 이런 판형에 이 모양이 좋다.

총10권으로 앞으로 9권만 더 사들이면 되겠는데, 나는 도통 모르는 작가들의 작품들이라 도전에 해당하겠다.

그나저나 기획자에다 번역까지 맡고 있는 김상훈 씨는 도깨비인가? 중증의 워크홀릭이지 않나 싶다. 대단해.

[정신기생체]를 먼저 읽어보고 영 내가 소화할 수 없다 싶음, 이번엔 그냥 패스해야지.꼭.

 

그리고 올 게 왔다.

셰익스피어 역사극. 김정환 번역의 11권이 한꺼번에 나왔다. 당장 읽을 것 같지도 않은지라, 가격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이 좋겠다. 당장 저 빨간책을 가져다놓고 싶지만 참자.(언제 마음 변해 클릭을 누를지 몰라)

이걸로 끝이 아니야. 앞으로 [줄리어스 시저] 등 로마사극 9권이 나올 예정이란다. 올 초였던가, 셰익스피어 읽기의 어려움을 들먹이며 좋은 번역서들이 있었으면 했는데 이렇게나 제까닥 나와주시니 할말이 없긴 하다. 올초 사놓은 몇 권의 셰익스피어 작품들도 ... 다 읽지 못했다. ....... 

 

 

 

 

 

 

 

 

 

 

 

 

 

또 있다. 퍼트리스 하이스미스의 리플리 5부작. 명성만 자자하고, 알랭 들롱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만을 딱 본, 나로서는 이번 기회에 마치 매실 해밋 전집 5권처럼 구해놓고 싶지만... 아직 맘 정하지 못하고 있는 중. 괴팍했다는 작가 자체가 더 궁금하다.

 

 

 

 

 

 

 

 

 

 

 

 

 

리플리 시리즈만이 아니라 이 작가의 작품들은 영화화된 히치콕의 영화로만 봤을 뿐 제대로 본 적이 없다.

70여 평생 동안 두 편의 장편소설과 일곱 권의 단편집을 발표했으며 [서스펜스 소설의 구상과 집필]이라는 추리소설 작가를 위한 안내서(민승남)도 냈다고 하지만 지금 우리 곁에 있는 그녀의 작품들은 이렇다. 애드거 알렌 포로부터 도스토예프스키, 포크너, 카뮈, 니체, 사르트르, 키에르케고르 같은 이들의 수맥을 이어받고 있다 하니 영화와는 또다른 느낌과 깊이를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색깔 있는 하드보일드, 여자에게도 다정한 트래비스 맥기라는(탐정도 아니고 경찰도 아녀), 그런 정체불명의 '해양구조컨설턴트'가 탐정도 경찰도 찾아줄 수 없는 물건을 찾아주는 활약을 한다고 한다.

대실 해밋의 '샘 스페이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 말고 또 다른 하드보일드한 남자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인지 궁금하다. 존 D 맥도널드도 또 내가 잘 모르는 작가로서 정영목, 정태원이 편역한 [마니아를 위한 세계 미스터리 걸작선]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뷔크>라는 단편이 하나 실렸는데, 먼저 읽어봐야지 꺼내놓고 그냥 일주일이 흘렀다.

 

 

 

 

 

 

 

 

 

 

 

 

 

 

뜬금없는 책. 우석훈의 [모피아]. 소설. 부제가 '돈과 마음의 전쟁'이다. 이게 소설이 되나? 어떻게 되나? 궁금해.

한편으로 선입견을 갖고 있다. 소설을? 우석훈 씨가 소설을? 에이~.

 

 

 

 

 

 

 

 

 

 

 

 

이상이 최근 눈독들여 본 관심도서들이다.

 

금정연의 [서서비행]을 읽고 있는데, 움베르토 에코의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에 나오는 '우리는 얼마나 많은 책을 읽지 못했는가'를 인용하고 있다(p.35), 보통의 독자가 '작품 사전' 같은 데에 실린 모든 작품을 읽으려면 얼마가 걸리는지 계산하며 '그 누구도 중요한 작품을 모두 읽을 수는 없다'는 것이 에코의 결론이다.

금정연 본인도 이에 따라 자기가 갖고 있는 책으로 계산해봤을 때 이번 생에서는 절대로 읽을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한다.(책에는 보다 자세하게 나왔던 것 같은데, 차례대로 읽은 게 아니라 관심가는 글부터 우선 읽었던 터라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못찾겠다. 게다가 나는 이 대목을 읽을 때 킥킥 웃었다, 그 말을 하려던 건데, 이상하게 웃기진 않고 밍밍해져버렸다.) 나는 어떤가 계산 좀 해보려다 그 계산 하고 있을 시간에 차라리 책 몇 장이라도 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포개했다.

 

읽으려고 사둔 책이 많다. 특히 소설들. 본격문학들. 그외.

잘 정리해서 내가 느낀 것들을 다른 이들과도 공유하고 싶고, 보다 흥미로운 관점들을 힌트처럼 얻기도 바라지만 소설 읽기가 정말이지 쉽지 않다. 

보다 많은 소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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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0번째 작품은 [이상 소설 전집]이다.

301부터 305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이다.

펭귄클래식코리아의 [레미제라블]을 갖고 있지만 여태 떠들어보지도 않고 있다가 일요일밤에 새삼스레 꺼내 읽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펭귄판과 나는 좀 안맞는 모양이다.

펭귄판 세계문학은 도대체가 완독이 안된다. 왜 그런거지? 한 권도 완독을 못했다. 가장 최근에 구입한 작품이 디킨스의 [두도시 이야기]인데, 50여 페이지 읽다 뒀다.

 

[레미제라블] 5권을 시커멓게 책꽂이에 꽂아놓고도 아, 민음사판이 나왔다니 이 허연놈들도 그 옆에 꽂아두고 싶은 욕심으로 또 들끓는다.

 

 

 

 

 

 

 

 

 

 

 

 

 

 

 

 

 

 

 

 

 

[레미제라블]이라면 새로 나오는 족족 다 구입한다는 그 분은 지금도 여전한지 모르겠다. 요즘 한창 정신없겠군.

이렇게 [레미제라블]조차(?) 또 새로 나오는데 도대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는 왜 이리 귀한지 모르겠다.

지난 주말 도스토예프스키의 [가난한 사람들]을 읽고 느낀 점은 난 여전히 도스토예프스키가 더 흥미롭다는 것.

취향상인지 문학적 소양의 탓인지 몰라도 옛날부터 두 사람 중 강렬한 건 도스토예프스키 쪽이었다.

나이들어서도 여전히, 아직까진 그렇다.

톨스토이의 영화적 묘사가 때로 꽉 차오를 때가 있지만 도스토예프스키 또한 그 못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가령 [가난한 사람들]에 나오는 '단추'에피소드 같은 건 그 장면이 가슴이 오그라들 정도로 숨막히게 하지 않는가.

그러면서도 씁쓸하고 계면쩍은 웃음을 짓게 한다.

오르한 파묵이 톨스토이를 시각적으로, 도스토예프스키를 '단어적 상상력'에 호소하는 작가로 구분한 것도 봤지만

 

"독자를 아찔하게 하는 모든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또는 어쩌면 그러한 이유로 -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을 읽고나서 우리 머리에 남는 사물이나 이미지, 장면은 별로 없습니다. 톨스토의 세계가 섬세하고 감각적으로 배치된 사물들로 들끓고 있을 때, 도스토예프스키의 방은 텅 비어 있습니다. (소설과 소설가, 90 페이지)

 

이 부문만 따로 읽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확히 파묵의 의미하는 바를 잘 모르겠다.

 

 

 

 

 

 

 

 

 

 

 

 

 

톨스토이의 종교적 장광설은 사양하고 싶지만, [전쟁과 평화]가 나오면 내 기꺼이 읽어줄 수 있는데.

[전쟁과 평화]를 통해서 내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싶은 건지, 없는 것에 대한 탐함인 것인지 헷갈리지만 보고싶다니깐.

[레미제라블]은 다음으로 미루고 우선 잡은 건 수년 째 그냥 갖고만 있던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이었다.

 

 

 

 

 

 

 

 

 

 

 

읽도록 촉발한 건 로쟈님의 얼마전 페이퍼. 고작 수십 페이지 읽었지만 딱 내 스타일.

11월이야말로 1년 중 가장 우울하고 힘들며, 그래서 가장 잔인한 달이다. 11월 들어서며부터 나의 겨울 암흑기는 시작된다.

 

 

[전쟁과 평화]가 펭귄클래식코리아에서 먼저 나오지 않길(읽을 자신이 없다, 아, 이쪽엔 죄송.)

만약에, 절대로 그럴리 없지만, 그래서는 안되지만, 이번에도 과거 청산 못하고 낡고 위험한 그 인물이 12월 19일에 웃는다면,

난 저 민음사판 [레미제라블]을 싸들고 .... (집에서가 아니면 어디가서 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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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2-10-3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쟁과 평화>를 기다렸는데 워낙 분량이 길어 번역본이 쉽게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예전 번역본으로 읽었는데 번역과 오탈자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아 새로운 번역본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커졌답니다.

포스트잇 2012-10-30 20:03   좋아요 0 | URL
올 겨울은 아무래도 안될 것 같지요? 어서 좋은 번역,이쁜 책으로 나와주길 소원한답니다.

재는재로 2012-10-3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온다면 양장본으로 나왔으면 하는 소장하기에는 양장본이 좋은

포스트잇 2012-10-30 19:56   좋아요 0 | URL
네,소프트 양장본 정도는 괜찮은데,벽돌 수준이 된다면 소장만 하게 되는 건 아닐지^^
 

조혜경 러시아문학 강사의 [도스또옙스끼 소설에 나타난 리터러시와 비블리오테라피]라는 책은 어떤 책인지 궁금하다.

도스토예프스키도 아니고 도스또예프스끼도 아니고 도스또옙스키도 되는건가? 어쨌든 재밌을 것 같기는 한데 아직 미리보기도 안뜬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주인공들이 유독 독서와 글쓰기(혹은 편지)에 소일하는 인물이 많다는 데 주목한 것 같다.

인물들이 늘 읽고 쓰고 말하는 행위. 누군가와 소통을 꿈꾸며 자신의 존재의미를 발견하고 상처를 치유한 과정을 분석했다고 한다. 인물들은 곧 도스토예프스키 자신의 창작을 향한 열정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며 결론적으로 "나는 읽고, 쓴다, 고로 나는 치유받아 존재한다".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을 읽는 또 하나의 길을 보여주는 책일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도스토예프스키인데, 책에서 다룬 작품들만이라도 따로 새로 읽거나 다시 읽는 일을 하고 싶다.

 

 

 

 

 

 

 

 

 

 

 

 

 

 

 

 

 

 

 

 

 

 

 

 

 

 

 

 

 

 

 

 

 

 

 

 

 

 

 

사놓고 보지 못한 책들.

[악령]은 예전에 범우사판으로 읽고 열린책들판을 새로 사들여놨지만 다시 들여다본 적은 없다. [악령]을 제외하고는 역시 사놓고 본 적이 없는 작품들이다.

도스토예프스키 뿐이겠는가. 지난 한 달 사이만해도 이번 겨울 내내 집안에 꽁꽁 틀여박혀 책만 읽는다해도 다 읽지 못할 정도의 책을 사들여놨는데 예전에 사두고 읽지 못한 책까지 합하면 굉장한 부담이다.

책을 사들일 때만해도 당장 읽어치울 다급함으로 들끓는데 책을 딱 받는 순간 그냥 꽂아두는 것만으로 마음이 놓이는거다.

그 심리 궁금하네. 궁금하면, 5백원...... 줄테니 좀 알아나봤으면 좋겠다.

 

개그콘서트를 잘 보지는 않는데, 거지의품격은 진짜 흥미롭다. 여자(김지민)의 거지(허경환)에 대한 심리가 묘하게 흥미롭다.

거지=허경환이 참 절묘하다.

 

딴데로 샜는데, 도스토예프스키 외에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빨리 새로운 번역판으로 만나보고 싶다.

[전쟁과 평화]는 어릴 때, 삼성세계문학전집판(세로쓰기로 된 세권짜리였던 걸로 기억한다)으로 본 적이 마지막인데

정말이지, 이 나이에 한 번 다시 보고 싶다.

 

  

 

 

 

 

 

 

 

 

 

 

 

신원문화사, 자음과모음, 동서문화사 판도 있는 것 같은데, 범우사 판도....... 좀더 신선한 책을 갖고 싶다.

언젠가 한번 이 비슷한 페이퍼를 쓴 것 같은 기시감이 느껴지는데, 그때도 범우사판이었을 것이다. 그때 이후 꽤나 시간이 흘렀건만 아직도 큰 변화는 없는 것 같다.

어쩐지 [전쟁과 평화]는 겨울에 읽어야 할 것같다. 어린 시절 [전쟁과 평화]를 겨울에 읽었었나? 겨울방학 때가 아니었나 싶은데. 밖은 춥고, 따뜻한 방에서 언제 끝날지 모를 그 기나긴 이야기를 뒹굴며 읽었을 그 때가 새삼 평화로웠던  정경으로 되살아난다.

이것도 비블리오테라피의 일면이라고 할만 하다. 책을 읽는 때만큼 평화로운 때도 찾기 쉽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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