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생명체, 그것도 세마리를 한꺼번에 건사하게 되면서 요즘 들어 나는 온통 내게 온 냥이들 생각 뿐이다.
불면 날아갈까 쥐면 부서질까 걱정한다는 말이 지금 딱 내 맘 상태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세마리를 아침마다 보러갈 때면 간밤에 무슨일은 없었는지 아픈 애는 없는지 걱정부터한다.
한마리는 어느새 사람손을 타기 시작했다. 아침에 발소리만 듣고도 나와서 품을 찾아안겨든다.
연약함이 주는 두려움이 있다.
너무 약하고 작아서 그 불이 꺼질 것만 같은 두려움을 갖게 된다.
처음 경험해보는 감정이다. 어린 시절 우리집은 늘 냥이와 멍뭉이들과 함께였다.
그때는 온전히 져야할 책임이 내게 있질 않았다. 어른들의 몫이었고 나와 형제들은 그저 예뻐해주고 아프면 걱정하고, 어느날부터 돌아오지 않은 냥이를 포기해야 했던 그런 시절이었다. 나는 죽음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그때도..
지금은 온전히 나한테 달려있다. 생명이 이처럼 가까이 내 책임하에 주어져본적이 없어서 나는 몹시도 당황하고 겁나 있다.
현실이다.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울 기회가 있었음에도 들이지 않았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이쁘지만 키우는 건 현실이니까. 그땐 참 단호했는데
예기치않게 길고양이가 주어지면서 어떻게 해볼 도리 없이 빠져들게됐다. 그 아이들을 모른체 할 순 없었으니까.
어미는 떠났고 새끼 세마리가 온전히 남았다. 아마 이대로 두면 발정기가 오고 각자 흩어질지도 모른다. 길냥이로서의 삶을 살다 죽겠지.
아마 암컷은 어딘가에서 임신하고 이곳에서 다시 새끼를 낳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을 살것이다. 길냥이의 삶, 아주 길어야 5년이라고 한다. 대개는 2~3년, 그보다 더 짧을 수도 있고..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프다. 그것도 그냥 길냥이가 아니라 내 집에서 내가 밥주고 건사했던 것들이 길 어디를 떠돌다 떠돌다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 그짓은 못할것 같기도 하고. 더 늦기 전에 아이들을 잡아 중성화수술을 해야 한다.
구청이나 민간단체에서 길냥이 TNR을 한다지만... 문의해본 결과 .. 마음이 더 혼란스럽기만 하다.
몇 개월전만 해도 길냥이 tnr만으로도 될 줄 알았는데 시간은 결심을 녹여놓아버렸다...
적금부터 들었다. 허허허.
일도 해야 할 것 같다 허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