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뭐 더러운 역사다. 이루 말할 수 없다. 굴욕스러워서 도저히 얼굴들고 다닐 수 없을 지경이다.

뉴스, 방송이든 인터넷이든 당분간은 들여다볼 수 없고, 들여다보지도 않을 것이다.

딱한 처지가 됐다. 돌아가는 꼴을 몰라라할 수도, 그렇게 해서도 안되지만, 지금부터 더 눈에 불을 켜고, 꼼꼼히 그들을 지켜봐야하지만, 솔직히 정말 보고 싶지 않다. 대안이 나오지 않는 한(누군가들은 열심히 대안을 찾고 있겠지, 제발 헛삽질 같은 건 하지 말고 제대로 대안을 찾자) 당분간 끊고 살 생각이다. 어쩔 수 없다.

 

해야할 일에 코를 박아보지만, 책도 읽어보려 애써보지만 아직까지는 힘들다.

휴가 내서 쉴 생각이다. 미안하지만 그렇게 해달라. 연초에는 끝내야 할 일들이 많다는 건 알지만 며칠만 시간을 달라, 했다.

그래도 책 한권이라도 가지고 가볼 생각으로 주문한 책들이 있다.

그중 가지고 갈 책은 버나드 쇼의 것이다.

 

 

 

 

 

 

 

 

 

 

 

 

 

 

 

[쇼에게 세상을 묻다], 부제가 '모르면 당하는 정치적인 모든 것'이다. 몰라서 당한다는 건 우리에겐 맞지 않는 것 같다.

뭐, 몰라서 당하는 것도 있겠지, 그러나 대부분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우리는 고착과 퇴행의 길을 선택했다.

쇼의 말년의 역작이라니까, 쇼의 생애 동안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이 집대성된 결과물을 볼 수 있겠다. 그것도 아주 '지적 위트'가 넘치게 쓰여진 글이라니, 나도 덩달아 유쾌하게 '정치적인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볼만 하겠다. 나의 휴식은 그런 것이다.

어떤 알라딘 서재지기는 '지젝을 읽을 필요가 있나 싶게 만드는 책'이라며 고수는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모델처럼 소개하고 있는데, 흥미롭다.

 

대선 전까지 읽은 책은 지젝의 [멈춰라, 생각하라] 였다. 지젝의 글들은 소설도 아닌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홍보문구처럼 띠지에 붙은 그의 '행동강령'이 적절하든 그렇지 않든,  물론 내가 잘 몰라서일수도 있지만, 솔직히 지젝 또한 헤맨다는 생각을 했다. 징후가 곧 미래라는 것, 단지 확신할 수 있는 건, '기존 체계의 무한한 재생산은 불가능하다는 것 뿐'(241)이라는 것인데, 이건 고작 카산드라의 운명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미래의 불행, 파국은 예언은 하지만 그외는 아무것도 없다. 이래저래 심난한 상황인 것이다. 제길.

 

 

 

 

 

 

 

 

 

 

 

 

 

 

 

 

최근에 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 다큐멘터리를 봤다. 눈물겨운 노력들은 계속되고 있다.

미래 세대는 모든 걸 똑똑히 알아야하지만, 그들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이또한 암담하다.

미래 세대를 포기해선 안된다.

일찍이 경상도의 나라를 지적한 사람이 누구지? 본격적으로 연구해봐야할 테제인지도 모른다. 아, 천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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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20 1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포스트잇 2022-05-20 15:09   좋아요 0 | URL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012년 12월에 쓴 페이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