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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 노마와 현덕 동화나라 빛나는 어린이 문학 3
현덕 지음, 신가영 그림 / 웅진주니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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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2 학교권장도서목록에 들어 있어서 구매. 

글쎄, 정작 딸아이는 그렇게 좋아하거나 보고 또 보고 하는 책은 아닌데 되려 이 엄마가 너무 좋아한다. 기승전결이 뚜렷하여 스토리가 매력적인 것도 아니고 아주 예쁘거나 아주 잘생긴 주인공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전봇대에서 뛰어 내리겠다는 똘똘이의 대책없는 용기, “놀자~”며 창 밖 뜰에서 부르는 친구들 소리에 울상짓는 노마 얼굴, 아기 동생을 포대기에 업고 고갯마루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조그만 엄마' 영이의 짠한 뒷모습……밀레니엄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아이에겐 머나먼 옛날 이야기처럼 보일 이야기들이지만 바로 그런 전래동화를 읽을 때같은 유쾌함과 따듯한 분위기가  흉흉하고 각박한 세상속에서 지쳐버린 눈과 마음을 달래주는 책이다.

동시를 읽는 것처럼 반복되는 귀여운 표현들과, '엄마마중'의 마지막 그림처럼 네 편의 이야기가 각각 끝날 때마다 두 쪽 가득히 펼쳐지는 글 없는 화면들은, 짧은 이야기들의 감동적인 여운을 두배로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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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3
바버러 쿠니 그림, 루스 소여 글, 이진영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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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고, 보충수업도 안하고 정말 온전하게 하루종일 집에 붙어 있는지 열흘째.

그동안은 아침에 일어나 딸내미 등원 준비를 해주고  유치원 버스에 태워보내면 다시 9시부터는 겨울잠 모드. 12시쯤 겨우 일어나서 집청소 좀 하고 빨래 돌리고 그리고 나서 커피 한 잔. 3시 30분에 아이가 도착할 때까지 알라딘 서재에서 탱자탱자 놀다가 아이 돌아오면 간식 좀 먹이고 다시 알라딘 놀이. 그리고 저녁 해 먹고 치우고 자고...

어미가 이러고 있으니 3월에 초등학교 입학하는 우리딸 방학동안 공부해 놓은 것도 없고 영어학원 알아보러 간다는 것도 물건너 간지 오래고. 오늘 문득 내가 너무 한심한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물론 이런 생각은 아주 자주 든다)

그래서, 결심했다.

어떤 엄마들은 하루에 동화책을 백 권 읽어주고(정말?), 영어동화  한 편에, 10개의 영단어에. 수학 연산연습까지 시킨다지만,

나는 그냥 소박하게 하루에 책 2권씩 같이 읽어주기로. 이 결심만 지켜도 나는 정말 훈늉한 엄마!라고.

이 대단한 결심의 첫날, 아이와 함께 읽은 책이 바로 '신기료 장수 아이들의 멋진 크리스마스'다.

가난한 신기료 장수는 농부의 신발, 빵집 주인의 신발을 고쳐주고 얻은 먹을거리들로 겨우겨우 생계를 이어간다. 그러다가 전쟁이 나고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전쟁때문에 살림이 어려워지자 신기료 장수의 형편도 더욱 딱해지기는 마찬가지. 크리스마스날이 되자 군인들의 신발을 고쳐주고 돈을 벌어오겠노라며 착하고 어린 세 아들을 두고 집을 떠나는 신기료 장수.

어린 세 아들은 '절대 아무도 집에 들이지 말라'는 아버지의 약속을 기억하면서 너무나 얇은 이불 한장을 나누어덮고 서로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길 수 밖에 없다.

그 밤에 오두막을 찾아온 괴짜 노인. 바람 속에 노인을 버려둘 수 없어 아버지와의 약속을 져버리고 오두막에 들어오게 한 착한 아이들의 마음은 헤아리지 못하는 지 침대를 차지하고 먹을 걸 내놓지 않는다고 고래고래 고함까지 치는데...과연 이 노인은 누구였을까?

오스트리아 티롤 지방에 전해내려오는 크리스마스 이야기라고 하는데 책 뒷부분에 실린 해석과 좀 다르게서 내멋대로 해석을 덧붙이자면 -  성경에 보면 예수님께서 '헐벗고 굶주린 네 이웃에게 잘 해 주는 것이 곧 나에게 대접하는 것' 이라고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다. 그럼 사람이 복받을거라고. 당연히 옳은 말씀이지만 내 형편도 어려운데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 정말 말이 쉽지 행동으로 옮기기는 너무나 어렵다. 이 동화책을 읽으면서 그 어려운 일이 아주 대단한 결심이 필요한 일은 아니라는 걸, 우리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라는 걸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사실적이면서도 충분히 환상적인 세밀한 그림도 참 좋다.

 참! 신기료 장수는 헌 신을 고치는 사람이란다. 책 들고 오면서 아이가 '신기료 장수'가 뭐냐고 묻길래 아무 생각없이 향료(후추나 뭐 그런 것)파는 사람이라고 했다가 딸에게 망신당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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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7-01-28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료 장수가 뭔지 저도 처음 알았네요. ^^

프레이야 2007-01-28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좋아요.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산타클로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지요.
물질적으로 풍요한 요즘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선물의 참된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구요. 그림도 참 좋더군요.^^

서연사랑 2007-01-29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그렇죠? 제목만 보고 누가 알겠어요.... 아니, 그런데 저 시간에 아니 주무시고??
배혜경님/너무 유명한 책보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 감동을 줄때가 더 좋은 것 같아요
 
바람의 그림자 1 잊힌 책들의 묘지 4부작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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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6년 1월 31일,

알라딘의  여러 분들이 여기저기서 재미있노라고 리뷰와 페이퍼를 올리셨던 '바람의 그림자'를 야심차게 구입하였다.

하지만 2월 중순 이후 정신없게 바빠져버린 탓에 5개월동안 책 위에 먼지만 풀풀 쌓이다가  6월의 어느 한가하던 날 - '오늘은 한 번 먼지 좀 털어봐?'하는 맘에 손에 잡은 책.

55555555555555!(책을 다 읽고 난 다음의 내 반응^^)

세상에! 이건 너무 재미있잖아!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처음 읽었을 때,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생각해 낼 수 있을까 하면서 거의 경외의 감정을 품었던 내게 그때만큼이나 큰 충격+감동+몰입을 경험하게 해 준 책을 다시 만날 수 있음에 얼마나 기쁘던지.

마술적 리얼리즘이니 하면서 어렵게 리뷰를 쓸 내공은 절대 안 되므로 책 내용에 대해서는 비평의 칼날을 대지는 못하지만 그저 장담할 수 있는 한마디는 읽어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이라는 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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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6-06-16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11월이 지나야 여유가 생긴다는 거야?

물만두 2006-06-16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죠^^ 그럼 이데아의 동굴도 읽어보세요^^

로드무비 2006-06-17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이에요.
가끔 생각이 났는데 안부도 못 전하고.
그동안 많이 바쁘셨군요.
동생 아기도 많이 컸겠네요?^^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단독자들과의 인터뷰
김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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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런때가 있었다.
시집가기 전에 6살 아래인 여동생과 한 방을 쓸 때, 퇴근하면서 혹은 약속없는 주말에 동생과 같이 심심해 하다가 가끔씩 도서대여점에 들러 만화책이며 패션지들을 왕창 빌리는거다,
그러면서 '엘르(ELLE)'니 '보그(VOUGE)'니 하는 멋지구리한 잡지들을 독파를 했었다. 거기에 나오는 마치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여자, 남자들과 멋진 풍경들을 시샘하면서.
그 잡지들 중에서 어떤 것들은 정말 보고나면 미친듯한 후회를 안겨주기도 했고 - 이 나이에 왜 이런 걸 보고 앉아 있는거지? -  게중에는 '이건 패션잡지치고는 너무 근사한 내용들이잖아'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도 있었던 것 같은데 가만보니 이 인터뷰집의 저자는 후자의 경우였다고 생각되는 패션지의 피처 에디터란다. 피처 에디터가 정확하게 어떤 일은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그녀는, 아니면 그녀의 글은, 재기발랄하다.
뭐랄까, 충분히 왕년에 놀만큼 놀았다는 그녀 스스로의 자기 평가때문인지도 모르겠고 그녀가 만나본 이 다양한 인물들의 위용에 눌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마치 학창시절 공부 정말 잘 하는 데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만큼 헤비메탈 음악에 심취해 있고 농구 경기는 빼 놓지 않고 보러 다녔던 나의 라이벌이 생각날 만큼 부러워하며 그녀의 인터뷰집을 읽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지성적인 마초라는 김훈, 물불 안 가리고 욕설을 퍼 부어 대는 꼴통들이지만 우리를 춤추게 하는 DJ DOC,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시인 함민복, 가장 트렌드한 레스토랑을 디자인하는 신성순, 배우 김윤진, 도덕군자들 사이에서 변태를 자처하는 남자 신동엽, (지금은 대통령이 된) 노무현 차기 대선후보, 개성강한 못난이 싸이.

그녀가 보여주는 인물들의 스펙트럼은 놀랄만큼 다양했고 공통점이 하나도 없었다.(그래서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르지) 세상에, 저런 유명인도 있었는데 나는 왜 몰랐을까. 어떻게 저 많은 사람들에게 딱 맞는 질문들을 해 댈 수 있는거지?.

오지랖 넓고 재기발랄한 글을 쓰는 그녀에 대한 부러움은 어느새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인터뷰하는 상대가 그대로 드러날 수 있게 인터뷰하는 그녀의 능력에 대한 부러움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어 그런 부러움들은마치 실제로는 평생가도 만나보지 못 할 장동건이나 싸이를 내가 직접 대면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느낌을 가지게 해 주는 인터뷰집의 재미를 알게 해 준 이 불량한(!) 패션지 에디터에 대한 알 수 없는 신뢰와 애정으로도 바뀌게 되었다.

한국의 캐리 브래드쇼,(아아....요즘 섹스 앤 더 시티에 너무 빠져있는 티가 나는군) 김경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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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2-07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패션잡지의 피처에디터라고 하니 한겨레 21의 그 패션에 관한 칼럼을 쓰던 사람이 생각나서 찾아보니 같은 사람이네요. (근데 저도 피처 에디터가 뭐하는 건지는 몰라요.) 어쨋든 저도 한겨레 21 읽을때 짧지만 통통 튀는 이 사람의 칼럼 참 재밌게 봤었는데.... 재밌을 것 같아요. ^^

돌바람 2006-02-0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맥주 먹는 편집잔가^^ 썰렁;;;

서연사랑 2006-02-07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뜻밖에 재미있게 읽은 책이라 전작이라는 '뷰티풀 몬스터'도 장바구니에 담아 놨어요.
돌바람, 자기도 멋진 칼럼니스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바람돌이 2006-02-0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바람님 홧팅!! 맥주먹는 편집자... 멋져요. ^^

서연사랑 2006-02-0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피처 에디터........나는야 형광등이라네~ =3=3=3
 
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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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여덟 시부터 다음날 여덟 시까지 걷는 이 행사는, 밤중의 몇 시간짜리 선잠을 포함하여 전반은 단체보행, 후반은 자유보행으로 정해져 있었다. 전반은 문자 그대로 반별 이열종대로 걷지만, 자유보행은 전교생이 일제히 출발하여 모교의 골인지점으로 향한다. 그리고 전교생 중 몇 번째로 골인지점에 도착했는지 순위가 매겨진다. 물론 순위에 목숨 거는 것은 상위를 노리는 운동부 학생들뿐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친한 친구끼리 이야기하면서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만들기에 신경쓰는 것이 통례다.

나는 고다 다카코. 북고(北高)의 3학년. 올해의 보행제는 이제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 행사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알게 되겠지만 내게는 아직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 같은 학교, 같은 반에 니시와키 도오루라는 이복형제가 있어. 우리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아?

작년 보행제에서 함께 걸었던 '안나'라는 친구는 이렇게 말했어.

모두 함께 밤에 걷는다. 단지 그것뿐인데 말이야. 어째서 그것뿐인 것이, 이렇게 특별한 걸까.

늘 평범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보행제에 참가하면서 1학년과 2학년을 보냈던 내게 안나의 저 말처럼 올해의 보행제는 특별하게 다가왔지.

깜깜한 밤과 동트는 아침을 거쳐서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몸에 아무런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걸으면서 친구들과 보내본 적 있어?

누구에게나 선망의 대상이 되는 재색을 겸비한 퍼펙트걸도, 수많은 여학생들의  흠모의 눈길을 받는 잘생기고 공부잘하는 남학생도, 그리고 도오루와 나처럼 남에게 절대 먼저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지니고 있는 이복형제들도 밤낮을 함께 걸으면서, 대열에서 낙오되거나 처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걸어가면서 그 고민들을 풀어 나가지.

 고작 하루 24시간 동안의 보행제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걷는 것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면서도 그토록 어렵고 특별할 수 있는거야.

만약에 이런 경험을 공유하지 못했더라면 우리 모두는 어딘가 마음의 빗장을 하나씩 닫아 걸고 나의 상처를, 남의 상처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또는 모르기에 다른 사람들을 내게 보여지는 그대로만 오해하면서 어른이 되어 버렸겠지.

하지만 80KM를 왕복해 걸으면서 하나씩 얽힌 인연의 고리들을 풀어 나가는 과정, 친구들을 사귀고 닫힌 마음문을 열고 대화를 하는 과정을 거쳤기에 고통스러운 보행제는 우리만의 '밤의 피크닉'이 되었지.

'밤의 피크닉'은 이제 끝.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태양 아래를 끝없이 달려가는거야. 

지켜봐줘. 태양 아래 찬란하게 빛날 우리의 청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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