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시와 사랑 이야기 진경문고 3
고형렬 지음, 이혜주 그림 / 보림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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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쉽게 술술 읽혀내려가는 책이 있고...문장이 이해가 안되어 몇 번을 되짚어 읽어야 하는 책이 있고...아예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책도 있다.
내겐 이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는 책의 종류가 바로 시집이 해당된다.

그래도 가을이 깊어지는 계절이 오면 뜬금없이 시를 읽고 싶어지기도 한다.
시를 읽는 것은 매우 힘이 드나 또 때론 시를 읽고 싶어진다니...조금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는 말이다.
내가 생각해도 이해가 잘 안된다만...내가 시를 읽는 방식은 시를 시라고 생각하고 읽는게 아니라
그냥 눈이 글을 좇아가는 방식으로 읽는...그러니까 마음으로 시를 읽는 것이 아니기에 시를 읽는 것을 아주 두려워 함에도 그냥 겁없이 시집을 읽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책은 옛 사람들이 쓴 <시경>이라는 책에 담겨 있는 시들을 하나, 하나 풀이하여 쓴 일종의 <시경>의 도움말이 적힌 참고서 같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특히나 옛 고시들을 읽는다는 것은 더욱더 심적 부담감이 클것이다..하지만 이책을 읽고 나니 내마음은 어느새 옛 그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그만큼 작가는 <시경>의 시들을 독자들이 체하지 않게 잘게 꼭꼭 씹어 독자들의 입에 밥알 하나 흘리지 않는 정성으로 떠 넣어주는 기분이 들정도로 정성을 들여 풀이해 놓았다.
물론 이책은 청소년들을 상대로 씌어진 책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일단 시에 대한 편안함과 친근함을 갖게 해준다.그래서 또다른 시를 읽고 싶다는 충동마저 인다.

개인적으로 시가 내뿜는 분위기가 그저 좋아 시는 의무적으로 읽어둬야 한다는 별스러운 생각에 내아이에게도 싯구같은 운율과 언어로 씌어진 그림책을 사다주길 좋아하고...요즘엔 아이들이 읽는 시집이 종종 출판되기에 부러 찾아서 구입을 하기도 한다.
이책을 읽고 나니 시를 읽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일상생활과 같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된다.

시는 특별한 사람들만이 쓰는 것이라 생각했었다..그래서 특별한 사람들만이 시를 읽고 감동을 하게 되는것이라 여겼었다...헌데 <시경>은 아주 평범한 서민들이 그냥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꾸밈없이 적어내려간 시다..그래도 많은 시간이 지난 이시기에 내가 읽어도 마음에 와 닿는다.
시는 특별한 사람들이 쓰는 것이 아니고...그것을 읽는 사람도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란 것을 분명하게 깨닫게 해준다..그냥 물이 흘러가듯 편안한 마음으로 시를 읽는 것이 바로 진정 시를 읽는 자세가 아닐까? 라고 깨닫게 해준다. 

청소년들이라면 꼭 한번씩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처럼 나이 들어 이제사 시가 이런 것이구나! 라고 느끼지 않게...일찍부터 시에 대한 선입견을 훌훌 벗어 버리고 더 많은 아름다운 시들을 읽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으면 한다.
아이에게 시를 읽히기에 앞서 시를 편안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먼저 이끌어주는 것이 현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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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2005-05-22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를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이 책은 읽어보고 싶네요. 리뷰 너무 잘 쓰셨어요..^^

책읽는나무 2005-05-2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망....ㅡ.ㅡ;;
그러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