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전쟁, 살인, 자연재해로 죽은 사람보다자살로 죽는 사람이 더 많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살해당할 확률보다 자기 자신을 죽일 확률이 더 높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더 두려워해야 마땅하다. ...
지구를 파괴할 존재는 우리뿐이다. 지구를 구할 존재도 우리뿐이다. 가장 절망적인 상황이 가장 희망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지만 반대가 될 수도 있다. ... 우리가 홍수이고 방주이다.
- P230

개인의 결정이 궁극의 힘이라는 것이 신자유주의의신화일지 몰라도, 개인의 결정은 아무 힘도 낼 수 없다는 것은 패배주의자의 신화이다. 큰 행동이든 작은 행동이든 다나름대로 힘이 있다. 전 지구적 재앙을 막아 보려는 노력에대해,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포기해 버려야 하니까, 커다란 성취를 할 수 없으니까 아예 시도하지 말자고 주장한다면 비윤리적인 짓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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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바보 같지, 안 그래? 하지만 타조는 모래 속에 제 머리를 묻는 게 아니야. 알을 묻어. 따듯하게 유지하고 보호하려는 거라고,
가끔씩 알을 돌려놓느라 머리를 파묻어. 인간들은 타조가 제 알을 돌보는 것을 보고 멍청해서 저런다고 오해하는 거야. 하지만우리야말로 제 눈을 감으면 세상이 어두워지는 줄로 아는 동물이야. 회피하면 안전할 거라 착각하고 마는데 이건 우리 자손을 죽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지. 아는 거나 행동하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믿는 짓도 그렇고.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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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구슬‘보다 앞서 ‘어스라이즈‘를 찍은 아폴로 8호 우주인 윌리엄 앤더스는 이렇게 기록했다. "달을 탐험하러 가서 우리가 발견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구였다."
‘푸른 구슬‘은 1972년 촬영되었다. 많은 이들이 환경운동이 활발해진 것을 이 사진 덕으로 돌렸다. 어떤 이들은아무런 도움도 없이 홀로 검은빛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떠있는 연약한 지구의 모습이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는 집단욕망을 불러일으켰다고 믿는다.
우주인들은 우주에서 본 지구의 모습에 깊이 감명 받았고 정신적 변화를 경험했다. 우주인 앨런 셰퍼드가 소리를 질렀던 것은 달에 착륙했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고향행성을 돌아보았을 때였다. 이런 경험은 우주여행자들 사이에서 너무나 강력하고 한결같아서 조망 효과‘라는 이름까지 붙여졌다. 고향을 갑자기 보았을 때, 우리가 행성에 살고있음을 깨달았을 때의 경외감을 묘사하는 말이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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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토바로프스키가 이런 일을 해낸 우리 세 사람에게 빵 한조각씩을 주자고 제안했고 다른 환자들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이런 일은 벌어질 수 없었다. 수용소에는 이런 불문율이 있었다. "네 빵을 먹어라. 그리고 할 수 있으면 네 옆 사람의 빵도 먹어라."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갖지 마라. 지금 이 일은 수용소가 죽었다는 분명한 증거였다.
우리 사이에서 일어난 최초의 인간적인 제스처였다. 나는 바로 그 순간이 어쨌든 살아 있던 우리가 해프틀링에서 다시 서서히 인간으로 변한 그 변화 과정의 시작으로 기록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P244

1월 26일, 우리는 죽음과 유령들의 세계에 누워 있었다. 문명의 마지막 흔적은 우리 주위에서, 우리 내부에서 사라져버렸다.
승승장구하던 독일인들이 시작했던, 인간을 동물로 만들려는 작업은 패배한 독일인들에 의해 완성되었다.
인간을 죽이는 건 바로 인간이다. 부당한 행동을 하는 것도, 부당함을당하는 것도 인간이다. 거리낌 없이 시체와 한 침대를 쓰는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 옆 사람이 가진 배급 빵 4분의 1쪽을 뺏기 위해 그 사람이 죽기를 기다렸던 사람은, 물론 그의 잘못은 아닐지라도, 미개한 피그미, 가장 잔인한 사디스트보다도 생각하는 사람‘ 이라는 전형에서 멀리 떨어진 사람이다.
우리 존재의 일부분은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의 눈에 하나의 사물일 뿐인 시절을 보낸 사람의 경험이 비인간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세 사람은 대부분 거기에물들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것이 샤를과 나의 우정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다. - P263

그렇지만 노골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으려는 나의 이런 태도가 무분별한용서로 받아들여지지는 않길 바란다. 나는 범죄자들을 한 사람도 용서하지 않았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 누구도 용서할 생각이 없다.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리고 너무 늦지 않게) 이탈리아와 외국의 파시즘이범죄였고 잘못이었음을 인정하고, 그것들을 진심으로 비판하고, 그들과다른 사람들의 의식으로부터 그것들을 뿌리째 뽑아내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에만 나는 용서할 수 있다. 그럴 때만 (나는 기독교도가 아니지만) 적을 용서하라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가르침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다.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고치려는 적은 더 이상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 P270

1. 당신의 책에서는 독일인들에 대한 증오도 원한도 복수심도 전혀 찾아볼 수없다. 그들을 다 용서한 것인가?
성격상 나는 쉽게 누구를 증오하지 못한다. 나는 증오란 동물적이고 거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가능한 한 이성적으로 행동하고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음속에 복수심 같은 원초적인 욕망이나 증오심을 키워본 적이 없고, 적이나 적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괴롭히고 사적인 앙갚음을 해본 적이 없다. 덧붙여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보기에 증오는 개인적인 것이고 한 사람에게, 어떤 이름에게,
어떤 얼굴에게 향해지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당시 우리를 박해했던 사람들은 이름도 얼굴도 갖고 있지 않았다. 이 책에서도 그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멀리 있었고, 눈으로 볼 수 없었으며, 접근할 수도 없었다. 나치스 체제는 용의주도하게도 노예와 주인이 최소한의 접촉만 하도록 마련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도 주인공인 필자와 SS의 만남은 딱 한 번 묘사되며 그것도 나치스 체제가 붕괴되고 수용소가 해체되던 그 마지막 며칠 사이에 일어났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 P269

내가 보기에 위의 진술들에 거짓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이 그림을 완성시키려면 다른 하나가 덧붙여져야 할 것이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다양하게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알고 싶지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모른 척하고 싶었기때문에 알지 못했다. 물론 공포정치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거기에 저항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독일 국민은 전체적으로 저항하려는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에는 특별한 불문율이 널리 퍼져 있었다.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은 질문하지 않으며, 질문한 사람에게 대답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식으로 해서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무지를 획득하고 방어했다. 그런 무지가 나치즘에 동조하는 자신에 대한 충분한 변명이 되어주는 것같았다. 그들은 입과 눈과 귀를 다문 채 자신들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환상을 만들어갔고, 그렇게 해서 자신은 자기 집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공범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는 것, 그리고 알리는 것은 나치즘에서 떨어져 나오는 방법(결국 그리오래지 않아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는 방법)이었다. 나는 독일 국민이 전체적으로 이런 방법에 의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바로이런 고의적인 태만함 때문에 그들이 유죄라고 생각한다.
- P276

오히려 이 반란들은 바르샤바 게토에서 일어난 반란과 마찬가지로, 아주 특별한 도덕적 힘을 표현한 것이었다. 모든 반란은 어떤 식으로든 특권을 가진,
그러니까 신체 상태나 정신 상태가 다른 일반 포로들보다 훨씬 나은 포로들에 의해 계획되고 지휘되었다. 이건 놀랄 일이 아니다. 고통을 덜받는 사람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건 처음에는 역설적으로 보일 수 있다.
수용소 밖에서도 룸펜프롤레타리아가 투쟁을 선도하는 일은 드물다.
‘거지들‘은 저항하지 않는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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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시인의 말을 깨달을 것이다. "살아가고 꿈꾸는 것 너머에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깨어남이다"라는 안토니오 마차도 Antonio Machado의말을, 그리고 "우리의 우정은 깨어 있음으로 이루어진다"라는 잘랄루딘 루미의 말을, 우리는 그 순간 쏟아지는 생명의 새로움에 함께 깨어나고, 그 깨어 있음에 머무른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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