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병은 마르크시스트들이 말하는 것처럼 부르주아들의 착취‘ 도 아니고 자본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가난‘ 도 아니며, 실존주의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절망‘ 도 아니다. 인간에게 ‘죽음에 이르는 병‘은 이매지네이션imagenation의 부패다.
어떤 악한 일도 이매지네이션의 산물 아닌 것이 없고, 어떤 선한 일도이매지네이션의 산물 아닌 것이 없다. 어떤 파괴적인 일도 이매지네이션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고, 어떤 창조적인 것도 이매지네이션의 솜씨를 거치지 아니한 것이 없다. 이렇게 이매지네이션이라는 것이 굉장한것이지만 실상 이매지네이션의 세계는 있다면 있는 것이요 없다면 없다.
고 말할 수 있는 허공과 같은 것이다. 거기에는 아무런 있는 것도 없고 없는 것도 없다. 거기에는 되는 일도 없고 또 안 되는 일도 없다. 이렇게 이매지네이션의 세계는 역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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