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존재의 이 무궁무진한 깊이와 기반에 대한 이름이 곧신입니다. 신이란 말은 바로 그 깊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말이 여러분에게 무의미하게 들릴 경우에는그것을 번역하셔서 여러분의 삶의 깊이나 여러분의 존재의근원이나 여러분의 궁극적인 관심사나 여러분이 무조건 중대하게 여기는 것에 관해 말해보십시오. 그렇게 하려면 여러분이 신에 관해 배운 전통적인 것을 모조리 잊어버려야하며 심지어는 신이라는 말 자체까지도 잊어버려야 할지도모릅니다. 신이란 깊이를 의미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것은 이미 여러분이 그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이 무신론자나 불신자라고 할 수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은 삶에는 깊이가 없다든지 삶은 천박하다든지 존재 자체는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거나 혹은 말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아주 진지하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신론자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무신론자가 아닙니다. 깊이를 아는 사람은 신을 아는 것입니다.
틸리히 [흔들리는 터전] 75-76 - P44
오히려 우리는 그와 반대 방향으로 논리를 전개시켜야 할것이다. 신은 그 말이 의미하는 대로 궁극적 실재이다. 따라서 궁극적인 존재가 ‘존재하느냐‘, 하지 않느냐 하는 논의는성립될 수 없다. 우리가 물을 수 있는 질문은 이 궁극적인 존재가 어떤 것인가 하는 것뿐이다. 예를 들면 만물의 중심에서 만물의 움직임을 다스리는 그 무엇을 결국 인격의 범주로묘사할 것이냐, 그렇지 않으면 비인격적 범주로 묘사할 것이냐 하는 물음뿐이다. 그러므로 기본적인 신학 문제는 신이따로 떨어져 있는 하나의 실체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관심사를 통해 틸리히가 말하는 소위 ‘우리 존재의 기반으로 밀고가는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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