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동 作, "마주하다"
아픔과 마주하는 님 곁에서
가만히 지켜봐주는 시선 하나...
아픔을, 고통을 피하려고만 할 때 병은 깊어진다.
때론 충분히 아파야만 건강해 진다.
충분히 아파야 하지만 그것은 늘 혼자의 몫이다.
곁에 있는 사람은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안타까움의 깊이 만큼 자신의 무력함을 절감하며
지켜봐줄 수밖에......
꼭 그만큼이 우리가 나눠가질 수 있는
삶과 생명, 사랑의 몫인가보다...
어제는 아내가 아파서 힘들어했다.
몇 군대 병원을 다녀오고,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밤새 고열과 통증으로 뒤척이고...
마지막으로 갔었던 병원의 친절한 의사는
통증과 병세를 멈추게 하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몸 속에 나쁜 것이 다 빠져나가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통증에서 벗어나게만 해주고 싶었는데...
결국 힘겨운 밤이 지나고 아침이 오자
아내는 다행히 어제보다 좋아진 몸으로 출근 했다.
지난 밤 홀로 짊어져야 했던 아픔의 무게만큼
그만큼 좋아진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