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살을 모두 주시고

이젠 우리의 숨결이 되셨습니다."

 

작년에 묘비 앞에 심었던 꽃들이 피어났다.

그렇게 내 의식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어도

꽃은 피어나고....

 


 

 

 

 

 

 

2004년 5월 어느날 아버지의 묘에서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4-05-13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무늬님, 아버지의 머리에 꽃단장을 해드렸군요. 먼 곳에서도 늘 가까이 님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고 계실겁니다. 비석앞에 낮고 화사하게 얼굴을 들고 웃음 짓는 꽃들이 아버지를 기쁘게 해 드릴 겁니다.

물무늬 2004-05-1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감사의 말씀을 드릴지...
저조차도 자주 들어와보지 못하는 이곳에
변함없는 관심을 기울여 주시는 배혜경님의 마음에
깊은 감사의 울림을 느낍니다.

보통 조화를 꽂아드리곤 했었는데
작년에 들꽃들을 옮겨 심어놨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아가면서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고 설레였는데
너무나 이쁜 모습으로 활짝 피어있어서 얼마나 기뻤는지....
님의 말씀처럼 아버님도 기뻐하실 겁니다.
해가 갈수록 넓게 번져가겠죠.
해마다 아버님에 대한 제 사랑과 감사도
그렇게 번져가면 좋겠습니다.

2004-05-18 00: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무늬 2004-05-18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틀과 권위의 해체되고 각자의 숨결과 개성이 살아숨쉴 수 있게 해준 포스트 모던적 경향이 제게 선사한 자유라는 생각이 드네요.

제3자들에게까지 감동을 줄 수 있는 비문....아버지를 많이 사랑하셨나 봅니다...라는 님의 말씀이 정말 그런가라는 무거운 반문으로 되돌아옵니다.
제3자에게 감동을 주지만 저 스스로에게는 죄스러운 고백으로 빛바래가는 것 같고, 제 일상에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너무나 히미해져 가는 것을 돌이켜 볼 때 많이 사랑했다고 말하기 어려워지고...하지만 다행이도 제 의식이 망각하고 있어도 제 몸 깊은 곳에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여전히 숨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