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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밤이 지나면
테스 게리슨 지음, 정성희 옮김 / 신영미디어 / 2001년 11월
평점 :
품절
쉽게 말하면 이 작품은 미스터리 로망이다. 로맨스 소설인데 로맨스적인 요소는 별로 없고 그렇다고 미스터리적 요소도 약하고 작가의 초기 작품이어서 그런지 아니면 이 작품을 발판으로 어떤 장르를 선택할 것인지를 시험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설픔이 많이 보인다.
CIA가 그렇게 물러 터진 줄은 또 처음 알았다. 킬러가 보통 여자 하나 잡는데 그렇게 오래 걸린다는 것도.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내노라 한 사람들같이 그려지지만 사실은 그 중에 가장 어리 숙한 인물들만을 모아 놓은 듯하다.
이 작품의 교훈이라면 첫째, 결혼을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접근한다고 덥석 결혼하지마라. 그런데 알고 결혼해도 깨지기는 마찬가진 것 같으니 사랑은 믿음을 전제로 한다는데 그 믿음을 어디서 찾는지 참 로맨스 소설의 난감함이다.
둘째, 자신의 위치가 아니면 다니지 마라. 엄한 사람만 다친다. 사고도 쳐본 사람이 친다고 보통 사람은 보통의 삶을 사는 게 최고다. 괜히 나섰다가 도망만 다니고 참... 하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안 되는 세상이니 이것이 미스터리 소설의 난감함이다.
그래도 이 작가의 일관성 있는 점을 발견한 것이 이 책을 읽은 성과라면 성과라고나 할까. <외과의사>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서로 상처가 있고 공통의 고통을 아는 사람들끼리의 동질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랑도 비슷한 사람끼리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 이 작가의 사랑관인 모양이다.
로맨스 소설을 읽으려는 독자에게는 로맨스 소설의 최대 강점인 뜨거운 사랑이 없어 아쉽다고 말하고 싶다. 미스터리 소설을 읽으려는 독자에게는 미스터리가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 정말 이 밤이 지나면 이 작품은 잊고 싶다. 절판이라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