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의 '삶의 향기' 칼럼을 옮겨놓는다. '마키아벨리에게 배우는 독서'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칼럼에서의 인용은 모두 앨런 제이콥스의 <유혹하는 책 읽기>(교보문고, 2014)에서 가져온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는 <마키아벨리와 에로스>(지식의풍경, 2002)에도 번역돼 있다.

 

 

 

중앙일보(14. 07. 29) 마키아벨리에게 배우는 독서

 

독서에 대한 유명한 문구나 일화를 남긴 저자가 많이 있다. 그래도 그 가운데 마키아벨리의 이름을 발견한다면 다소 의외일지 모르겠다. 『군주론』의 저자 말이다. 권모술수의 대명사로 오해받아왔지만 위대한 정치사상가로서 한창 재조명되고 있다. 위대한 정치사상가라는 타이틀에 견주면 사소하지만 그는 위대한 독서가이기도 했다. 1513년 마흔네 살에 쓴 한 편지에서 그는 저녁에 귀가하여 서재로 들어가는 모습을 이렇게 묘사한다. “문가에 그날 입었던 진흙과 진창으로 더럽혀진 옷을 벗어두고, 위풍당당한 궁정풍의 옷을 입지.”

마키아벨리에게 서재는 고대의 대가들을 만날 수 있는 고대 궁전이다. 고대의 대가들을 더럽혀진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서 만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궁전에 초대받은 기분으로 입성하려면 최대한 격식을 갖출 필요가 있다. ‘위풍당당한 궁정풍의 옷’은 그래서 필요하다. 대가들과 만찬을 나누며 그들과 같은 수준의 고담준론을 나누기 위한 ‘드레스 코드’다.

서재에서, 아니 궁전에서 마키아벨리는 무엇을 하는가. 일단은 따뜻한 환대를 받으면서 품위 있는 식사를 한다. 끼니를 때우는 식사가 아니라 나름대로 잘 준비된 식사여야 한다. 그리고 대가들과 서슴없이 대화를 나눈다. 옆에서 지켜본다면, 대화라는 건 책장을 이곳저곳 펼치는 것이겠지만 마키아벨리는 독서를 대가들에게 질문을 건네고 그들의 대답을 경청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이 과정은 그에게 더할 수 없는 만족감을 가져다 준다. 그는 이렇게 적었다. “그곳에 머무르는 네 시간 동안 나는 지루함을 전혀 느끼지 않고, 모든 고통을 잊어버리고, 빈곤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네.”

이 정도면 역사에 남을 만한 독서 아닐까. 마키아벨리를 오늘날에도 독서가의 모범으로 삼아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주변에서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인 건만은 분명하다. 조건도 충족되어야 한다. 궁전에 견줄 만한 자기만의 서재가 있어야 하고, 저자들에 대한 상당한 존경심을 갖고 있어야 하며, 그들과 어울릴 자격이 있다는 자부심도 갖춰야 한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독서의 비결이다. 물론 우리와는 무관해 보이는 비결이다.

이젠 새로운 소식도 아니지만 한국은 ‘책 안 읽는 사회’ 혹은 ‘독서 안 하는 나라’의 대명사가 되어 가고 있다. 먹고살 만한 수준의 나라들에 대한 독서량 조사에서 매번 꼴찌를 도맡고 있다. ‘201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도 20대 이상은 연간 9.2권을 읽었다. 평균 잡아 ‘한 달에 한 권’에도 눈에 띄게 못 미치는 수치다. 글을 읽을 줄 아는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나라이면서 성인 독서량이 이토록 저조한 나라는 전 세계에 다시 없다. ‘책을 가장 적게 읽기’ 월드컵이라도 있다면 막강한 우승 후보다. 문제는 그래도 좋은가이다.

우리에게 다소 위안이 되는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독서를 많이 한다고 해서 더 훌륭한 인격을 갖게 되는지는 불확실하다.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나치의 수용소에서도 독일군 사령관은 틈나는 대로 괴테를 읽고 있었다고 하니 독서의 효과는 분명 제한적일 것이다. 일찍이 책은 거울과 같기 때문에 “거울에 당나귀를 비추면서 성직자의 모습이 나타나길 기대할 수 없다”고 일갈한 과학자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로선 ‘책을 읽는 당나귀’가 좀 더 나은 선택이라고 믿는다. 적어도 ‘책을 읽을 자유’는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 자유는 권리의 의미도 갖는다.

마키아벨리의 독서론이 시사하듯 우리는 독서를 통해 고대의 대가들뿐만 아니라 온갖 지식의 거장들, 그리고 지혜의 현인들과 만날 수 있다. 당장 내달 방한이 예정돼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책도 많이 나와 있기에 직접 바티칸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그의 생각과 메시지를 만나볼 수 있다. 교황 역시 단테의 『신곡』은 물론 톨킨의 『반지의 제왕』까지 섭렵한 상당한 독서가이다. 독서를 통해서라면 교황과도 마주앉아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겐 활짝 열려 있다. 그런 기회를 아낌없이 걷어찬다면 그냥 ‘당나귀 인증’이랄 수밖에 설명의 여지가 없다. 그래도 좋다면야!

 

14. 07. 29.

 

 

P.S. 물론 마키아벨리에게서 독서론만 배울 수 있는 건 아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선 연이어 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필립 보빗의 <군주론 이펙트>(세종서적, 2014), 박홍규 교수의 <마키아벨리, 시민정치의 오래된 미래>(필맥, 2014), 최장집 교수가 서문을 붙인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후마니타스, 2014) 등을 필히 챙겨놓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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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총서'의 다섯 번째 책으로 곤자 다케시의 <헤겔과 그의 시대>(도서출판b, 2014)가 출간됐다. 독서 순서가 출간 순서를 따라야 하는 건 아니어서 프레더릭 바이저의 <헤겔>(도서출판b, 2012)와 나란히 입문서로 읽어보면 좋겠다. 같은 입문서로서 영어권과 일본의 헤겔학 수준도 겸사겸사 살펴볼 수 있겠다. 다섯 권의 책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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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과 그의 시대
곤자 다케시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4년 8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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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헤겔의 영혼론- 사변적 인간론
머레이 그린, 신우승 / 비(도서출판b)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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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 정신현상학 입문
하세가와 히로시 지음,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3년 4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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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헤겔의 서문들- 헤겔 철학 입문을 위한 그 주해
게오르그 빌헬름 프리드리히 헤겔 지음, 에르빈 메츠케 편주, 이신철 옮김 / 비(도서출판b)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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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원고를 하나 보내고 잠시 휴식시간에 성자들의 삶에 대한 책을 꺼내든다. 프레데릭 르누아르의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판미동, 2014). 저자는 프랑스의 종교사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천사의 약속>과 <루나의 신탁> 같은 역사소설을 써낸 소설가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제법 여러 권의 책이 출간돼 있다.

 

 

이미 예수에 대한 책 두 권이 소개돼 있는데, 이번에 나온 책에선 소크라테스와 붓다를 더 얹었다. "인류의 스승 3인 소크라테스, 예수, 붓다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오늘날 우리가 처한 정신적인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한다.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 인물에 대해서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설명하고, 그 이면에 숨겨진 비화를 재조명하며,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정의, 사랑, 자비 등의 메시지가 현재의 우리 삶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보여 주는 수작"이라는 소개다.

 

 

 

흔히 공자까지 포함하여 우리가 '4대 성인'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그 원조가 야스퍼스가 아닌지는 모르겠다. 네 명을 다룬 <위대한 사상가들>(책과함께, 2005)이 야스퍼스의 책이기 때문(절판됐군). 야스퍼스가 '축의 시대'라고 부른 인류 정신사의 여명기를 다룬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교양인, 2010)도 네 명의 성자에 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축의 시대'를 언급하고 있는 야스퍼스의 <역사의 기원과 목표>는 절판된 이후 나올 기미가 안 보인다).

 

 

국내서로는 '우리가 다시 읽어야 할 정신적 스승' 시리즈도 한 통속이다. 이광수의 <슬픈 붓다>(21세기북스, 2013)부터 김근수의 <슬픈 예수>, 이한우의 <슬픈 공자>까지 세 권이 나온 상태. 지난 여름의 일이다. 프레데릭 르누아르의 책과 같이 겹쳐 읽어도 좋겠다. 그러고 보니 전기가 가장 빈약한 게 소크라테스인 듯싶은데, 그건 그만큼 소크라테스의 생애를 재구성하는 데 참고할 만한 자료가 적지 때문으로 보인다...

 

14. 07. 27.

 

 

P.S. 붓다, 혹은 석가모니의 생애에 대해선 헤세의 <싯다르타>를 참고해도 좋겠다. <데미안>만큼은 물로 아니지만 여러 종의 번역본이 나와 있어서 독서 여건은 풍족하다. 한여름의 '템플 스테이'를 집안에서 경험해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방콕형 템플 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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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기 전 '이주의 책'을 고른다. 아침부터 교황에 관한 책들만 읽다 보니 바티칸에라도 와 있는 듯한 기분인데, 분위기를 바꿔서 역사 분야의 책들로만 이주의 책을 골라본다. 타이틀북은 2011년에 타계한 역사학자 토니 주트의 <재평가>(열린책들, 2014). '잃어버린 20세기에 대한 성찰'이란 부제가 말해주는 대로, 20세기에 대한 재평가를 담고 있다. 주트의 책은 <포스트워>(플래닛, 2008), 과 <더 나은 삶을 상상하라>(플래닛, 2012), 그리고 <지식인의 책임>(오월의봄, 2012) 등이 소개돼 있다.

 

이 책이 일관되게 전하고자 하는 바의 핵심은 명확하다. 저자는 누차 말한다. "우리가 과거를 너무 쉽게 잊어 과거로부터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고. 나아가 우리가 "과거를 배워야 할 흥미로운 무엇이 없는 하찮은 것으로 치부한다"며 개탄한다. 20세기가 우리에게 남긴 감상은 재앙에 가깝다.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이념 갈등, 대공황과 두 번의 대전, 인종 청소와 대학살, 공산주의의 몰락 같은 것들이 20세기와 함께 있었다. 이 유례없는 재난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들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

과거로부터 배우지 못한다면 과거의 반복을 막을 수 없다. 아마도 우리는 또 한번 가장 불행한 결과와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올해는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파국에 봉착하더라도 이유는 아는 게 좋겠다.

 

 

두번째 책은 개번 매코맥과 노리마쯔 사또꼬의 <저항하는 섬, 오끼나와>(창비, 2014)다. '미국과 일본에 맞선 70년간의 기록'이 부제. "호주국립대학 명예교수 개번 매코맥과 평화운동가 노리마쯔 사또꼬가 오끼나와 저항운동 70년사를 집대성한 저서"다. "15세기부터 번성하는 해상왕국이었던 류우뀨우왕국의 역사에서 시작해 2차대전 이후 미국의 군사점령을 겪고 일본에 '반환'되었지만 여전히 일본과 미국의 전략적 군사기지로 사용되고 있는 현재까지의 오끼나와 역사를 총정리한다. 일본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본 현대사 교양서." 공저자 개번 매코맥의 다른 책으론 <종속국가 일본>(창비, 2008) 등이 번역돼 있다.

 

 

세번째 책은 후안 곤살레스의 <미국 라티노의 역사>(그린비, 2014)다. '트랜스라틴 총서'의 하나로 나왔는데, 미국 라티노란 미국에 거주하는 라틴아메리카인을 말한다. "미국 내 라티노의 인구는 현재 미국 인구의 17%를 넘어서고 있으며,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유권자의 영향력의 증가와 함께 선출직에 진출하고 있는 라티노의 수가 점점 늘고 있다. 이 책은 라티노가 미국 내에서 자리를 잡게 되는 과정, 즉 라티노가 형성되는 역사적 과정과 기원을 탐색하고, 최근의 이민법 개정 움직임과 이에 반발한 라티노들의 대규모 군중 시위 등의 현재적 맥락을 깊이 있는 정치사회적 맥락에서 고찰함으로써 '라티노 연구'에 중요한 참조점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으로 <라티노/라티나>(한울, 2013)와 같이 묶을 만하다.

 

 

네번째 책은 국내서다 이숙인의 <정절의 역사>(푸른역사, 2014). '조선 지식인의 성 담론'이 부제. "저자 이숙인(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연구교수)은, 정절이 조선시대 역사의 내밀한 원리를 읽어내기에 유용한 개념임에 착안, 남녀의 문제와 부부의 문제가 결합된 정절은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상호 관계성의 개념이지만, 조선에서는 여성 일방의 의무개념으로 전개되었다고 말한다." 강명관 교수의 <열녀의 탄생>(돌베개, 2009)과 겹쳐읽으면 좋을 듯싶은데, 어느새 절판이로군...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성소수자 해방과 사회변혁'을 주제로 한 해나 디의 <무지개 속 적색>(책갈피, 2014). "21세기 성소수자 운동이 직면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하는 책"이다. 이번주에 나온 페미니즘 관련서로는 시린 M. 라이의 <젠더와 발전의 정치경제>(후마니타스, 2014)도 눈길을 끄는 책이다. '페미니즘 관점에서 본 민족주의와 지구화'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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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평가- 잃어버린 20세기에 대한 성찰
토니 주트 지음, 조행복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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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하는 섬, 오끼나와- 미국과 일본에 맞선 70년간의 기록
개번 매코맥.노리마쯔 사또꼬 지음, 정영신 옮김 / 창비 / 2014년 7월
28,000원 → 26,600원(5%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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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티노의 역사
후안 곤살레스 지음, 최해성 외 옮김 / 그린비 / 2014년 5월
27,000원 → 25,650원(5%할인) / 마일리지 81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1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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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절의 역사- 조선 지식인의 성 담론
이숙인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6월
20,000원 → 18,000원(10%할인) / 마일리지 1,0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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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골라놓는다. 밀린 일들이 남아 있지만 금요일 밤은 그래도 휴식 같은 느낌을 준다. 지방에 다녀오면서 내내 잔 덕분에 덜 피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는 해마다 책을 내는 '단골 저자'들이다. 책이 나올 때마다 언급하게 되는 듯싶다.

 

 

먼저, '재일' 강상중. 소개를 보니 직함이 바뀌었다. 도쿄대 교수에서 세익쿠인 대학 학장으로. 이번에 나온 책은 <사랑할 것>(지식의숲, 2014).'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부제다. "<고민하는 힘>과 <살아야 하는 이유> 이후, 더 많이 단단해진 강상중이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에피소드를 통해 이 시대가 안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 아픔, 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작년엔 <도쿄 산책자>(사계절, 2013), 그리고 재작년엔 <살아야 하는 이유>(사계절, 2012)가 있었다면 올해는 <사랑할 것>이다(출판사는 바뀌었군). 재외 학자로 이렇게 꾸준이 소개되는 경우는 <피로사회> 이후의 한병철 교수와 함께 손에 꼽을 만하다(더 꼽자면 서경식 교수 정도).

 

 

그리고 강신주.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동녘, 2014)에 연이어서 <강신주의 노자 혹은 장자>(오월의봄, 2014)가 나왔는데, 구간 두 권을 합본한 책이다. 박사학위논문을 근간으로 한 <장자: 타자와의 소통과 주체의 변형>(태학사, 2003)과 그와 짝이 되는 <노자: 국가의 발견과 제국의 형이상학>(태학사, 2004)가 그 두 권이다. 아직 강신주라는 이름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기 이전에 나온 책이고, 나는 노자에 관한 책들을 읽을 무렵에 구해서 읽은 기억이 난다.

 

목차를 보니 출간순서와는 반대로 노자-장자 순으로 돼 있다. 통상 노장사상, 노장철학이라고 묶여서 언급되지만 강신주의 기본 입장은 노자와 장자의 철학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노자를 제국의 형이상학이라고 부정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장자는 그와 다르게 소통의 철학으로 높이 평가한다. "기존 동양철학 연구자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아주 딴판이며 그래서 상당히 논쟁적이다. 거침이 없이 발언하는 그의 기질이 잘 반영되어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강신주 철학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그리고 동양철학자로서 장자 전공자인 최진석 교수. 그의 노장철학 독법이 <저것을 버리고 이것을>(소나무, 2014)이란 제목으로 나왔다. "최진석의 노장 철학 독법.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 교수가 최근 15년간 발표한 논문과 비평문 등 17편의 글을 골라서 수록한 것으로, 이전 책 <인간이 그리는 무늬>에서 유려하고 맹렬하게 펼쳐졌던 최진석 사유의 뿌리를 만져 볼 수 있다." 노장철학 독법이라는 점에서는 강신주의 책과 비교해서 읽어봐도 좋겠다...

 

14. 0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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