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가 지나서야 한주의 일정이 마무리되어 한숨 돌렸다. 이제 이번주 일들이 남아있는데, 서재일도 밀린 탓에 걸음이 무겁다. 일단 정신분석과 관련된 책들로 '이주의 책'을 고른다. 지젝이 편자 내지 공저자로 참여하고 있는 SIC 시리즈의 하나로 <자끄 라깡과 정신분석의 이면>(인간사랑, 2017)이 출간된 게 계기다. 



"SIC 시리즈의 여섯 번째 논문집으로 라깡의 <세미나 17권, 정신분석의 이면>에 대해 여러 방면에 걸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두번째 책은 <육체와 예술>, <플롯 찾아 읽기> 등의 저자 피터 브룩스의 <정신분석과 이야기 행위>(문학과지성사, 2017)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번 책 역시 <플롯 찾아 읽기> <육체와 예술> 등의 전작에서 주요하게 다뤄온 주제인 문학과 정신분석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원저는 1993년의 저작이니 꽤 오래된 편인데,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로 조만간 손이 갈 듯하다. 


 


세번째 책은 신병식의 <국가와 주체>(도서출판b, 2017). '라캉 정신분석과 한국정치의 단층들'이 부제다. "라캉 정신분석, 특히 슬라보예 지젝에 의해 재해석된 라캉 정신분석의 시각에서 한국의 근대 주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라캉에 의하면 주체는 상징적 질서에 의해 형성된다. 우리의 경우 근대적 상징 질서 및 근대 주체의 본격적 형성은 1960~70년대 박정희 시대를 통해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국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제목이 '국가와 주체'다. 동의할 수 있는 가설이 어떻게 입증되고 있는지 확인해보려 한다.  


네번째 책은 홍준기의 <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새물결, 2017). 라캉주의가 아닌 반라캉주의 책이라는 게 특징. "이 책은 라캉으로 상징되는 서구의 ‘어마어마하게’ ‘복잡하고 난해한 사상가’들에 대한 지적 맹종이나 지적 콤플렉스를 넘어 주체적이고 역사적인 사유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소위 ‘프랑스 사상’이 유행하면서 이들이 모유로 삼고 있지만 은밀히 숨기다시피하고 있는 독일 사상(헤겔이나 하이데거)이나 이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매도당하고 있는 ‘미국 식 사상’(자아심리학)에 대한 객관적 교차 조명을 최대의 특징으로 하는 본서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 지성계를 홀리다시피 한 라캉과 들뢰즈·가타리를 비판적으로 해체할 수 있는 새로운 눈을 제공해준다."


 

끝으로 아르헨티나 출신의 정신분석가 장 다비드 나지오의 <히스테리, 불안을 욕망하는 사람>(한동네, 2017)이 출간되었다. 앞서 나온 <오이디푸스, 정신분석의 가장 근본적 개념>(한동네, 2017)과 짝이 되는 책. 계속 출간된다면 정신분석 용어사전도 겸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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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끄 라깡과 정신분석의 이면
슬라보예 지젝 외 지음, 김종주 외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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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과 이야기 행위
피터 브룩스 지음, 박인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5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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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가와 주체- 라캉 정신분석과 한국정치의 단층들
신병식 지음 / 비(도서출판b) / 2017년 4월
28,000원 → 25,2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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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 클라인, 자아심리학- 정신분석의 역사 속에서 <에크리>, <세미나> 바로 읽기 1
홍준기 지음 / 새물결 / 2017년 2월
32,000원 → 28,800원(10%할인) / 마일리지 96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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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배송받은 책은 출간 이전부터 화제가 된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김영사, 2017)와 방한중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아연 소년들>(문학동네, 2017)이다. <아연 소년들>은 오늘 독자와의 만남 준비차 미리 훑어본 책이다. <호모 데우스>도 원서를 진작 구해놓고 번역본이 나오길 기다리던 참이며 내달엔 강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우연히 출간 시기가 겹친 것이긴 하지만, 두 저자가 내게는 '올해의 저자' 후보로 유력하다. 알렉시에비치의 최근작인 <세컨드핸드 타임>(이야기가있는집, 2016)에 대해서도 하반기에 강의할 예정이어서 아무래도 자세히 읽을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두 저자의 책들을 비교할 수밖에 없다. 혹은 '미래의 연대기' 부제인 <체르노빌의 목소리>(새잎, 2011)을 <호모 데우스> 옆에 나란히 놓을 수도 있다. 



<호모 데우스>에서 저자의 인류의 미래, 혹은 미래의 인간에 대해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결론적으로, 인류는 지금 전례 없는 기술의 힘에 접근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것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앞으로 올 몇십 년 동안 우리는 유전공학, 인공지능,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 또는 지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현명한 선택이 가져올 혜택은 어마어마한 반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의 대가는 인류 자체의 소멸이 될 것이다. 현명한 선택을 하느냐 마느냐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

나의 개인적인 내기는 이러한 현명한 선택을 위해서 20세기 사회주의 역사(이자 실험)를 반드시 반추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은 올해가 때마침 좋은 기회다. <세컨드핸드 타임>의 부제대로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에 대한 성찰 없이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전쟁과 재난의 세기였던 20세기 역사에 대한 진지한 고뇌와 성찰 없이 어떻게 미래를 전망할 수 있겠는가. 말하자면 이것이 나의 내기다. 그리고 그 성찰이 내가 설정한 올해의 과제다. 하라리의 책도 반복해서 읽고, 알렉시예비치도 그만큼 반복해서 읽을 것. 



그러다 연말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들을 다시 읽을 예정이다. 알렉시예비치는 가장 좋아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로 <백치>와 <악령>을 지목했는데, 때마침 연말에 <미성년>을 포함해서 이들 작품을 강의에서 읽어나갈 예정이다.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나대로 기념하는 방식이다. 계획만 세운 것인데, 뭔가 해낸 것처럼 부듯하군(하긴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론 대다수 국민들이 뭘 해도 부듯함을 느낄 것이다. 혹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그래 그렇게 한 해를 보내고 나서 새해를 맞자 마자 나는 또 러시아의 한파와 마주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게 운명이라면 마다하지 않으련다...


17. 0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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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처음 방한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읽기 리스트를 만든다(국내에 소개된 순이다). 다음주에 서울국제문학포럼에서 기조강연을 하게 될 알렉시예비치는 오늘 상상마당에서 독자들과의 만남 행사도 갖는다. 행사의 사회를 맡게 돼 나도 오후에 작가와 대면할 참이라 기대가 된다. 한편 프랑스의 새 문화부장관으로 임명된 프랑수아즈 니센이 엊그제 트위터에서 알렉시예비치가 사망했다고 적는 바람에 한바탕 해프닝이 벌어졌다. 알렉시예비치는 자신이 현재 서울에 있으며 살아있다고 정정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운데는 헤밍웨이가 아프리카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를 당했을 때 그가 사고로 죽었다는 대문짝만한 부고 기사를 읽은 일이 있었다. 어쨌든 오보 혹은 오인의 출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아, 관련보도에 따르면, 니신의 트위터는 도용된 것이고 한 이탈리아 기자가 가짜 트위터 계정으로 소문을 퍼뜨린 것이라 한다. SNS가 믿을 수 있는 정보원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가짜 트위터 장난을 쳐오고 있다고. 무라카미 하루키 사망설도 유포시켰던 장본인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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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 소년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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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목격자들- 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연진희 옮김 / 글항아리 / 2016년 11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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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핸드 타임-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김하은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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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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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이주의 책'이 아니라 '이주의 인물'을 고른다. 물론 문재인이다. 정확하게는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운명을 어깨에 젊어지게 되었다. 출판가에서는 이번주에 가장 많이 나간 책이 '문재인' 브랜드의 책들이다. 그러니 '이주의 책'을 겸한다. 알라딘의 세일즈포인트를 고려하여 대표서 다섯 권을 골라놓는다. 문재인 읽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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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운명 (특별판)
문재인 지음 / 북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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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운명에서 희망으로- 문재인이 말하고, 심리학자 이나미가 분석하다
문재인 구술, 이나미 씀 / 다산북스 / 2017년 3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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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
문재인 지음, 문형렬 엮음 / 21세기북스 / 2017년 1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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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끝이 시작이다
문재인 지음 / 바다출판사 / 2013년 12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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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의 나이로 요절한 독일의 천재 극작가 게오르크 뷔히너(1813-1837)의 <보이체크>에 대한 강의가 주중에 있었다. 예전에 공연도 보고, 작품도 두 종류의 번역본으로 읽었던 터라 강의를 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한편으론 좀더 자세히 다루지 못한 아쉬움도 갖게 되었다. 뷔히너의 다른 작품들까지 두루 살펴볼 기회가 있었으면 싶은데, 참고할 만한 자료들도 나와 있다.

 

 


일단 <뷔히너 문학전집>(지만지, 2008)을 옮긴 임호일 교수의 소개서로 <천재를 부정한 천재를 아십니까>(지만지, 2008)가 있다. '게오르크 뷔히너의 문학과 삶'이 부제. 일반 교양서라기보다는 학술교양서에 해당하는데, 나는 이번에 구입했다(책은 오늘 배송받았다). 사실 <뷔히너 문학전집>은 그 존재도 오늘 새삼 발견하고 주문했다(소장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알라딘 구매내역에는 뜨지 않아서다. 교보에서 구입했는지도 모르지만, 절판을 염려해서 일단 주문을 넣었다).  

 

<뷔히너 문학전집>에는 <당통의 죽음>과 <레옹스와 레나><보이체크> 등의 희곡과 소설 <렌츠>가 들어 있다. 이 가운데 <당통의 죽음>과 <보이체크/레옹스와 레나>는 따로 단행본으로도 나와 있다.

 

 

뷔히너의 작품으로 가장 널리, 그리고 자주 공연되는 <보이체크>의 경우는 민음사판 외에도(여기엔 <당통의 죽음>도 포함) 더클래식판으로 <보이첵>이 나와 있고, 국립극단 리허설북으로 <보이체크>(올댓컨텐츠, 2011)도 유익한 참고가 된다. <보이체크>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제4계급(민중)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점인데, 뷔히너의 미완성 희곡으로 그의 탄생 100주년이 되던 1913년에야 초연되었다. 그러한 지체가 우연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보이체크>는 자주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면서 여러 차례 영화화되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건 베르너 헤어조크의 <보이체크>(1979)로 나스타샤 킨스키의 아버지이기도 한 클라우스 킨스키가 주연을 맡았다. 클라우스 킨스키가 빠진 헤어조크 영화는 사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 사람의 관계는 각별하다. 일단 <보이체크>도 주문해놓은 상태다...

 

 

17. 0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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