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강의준비를 하다가 생각이 나서 이사야 벌린의 대표 에세이의 하나인 <고슴도치와 여우>(애플북스)를 주말에 다시 주문했다. 내가 갖고 있는 건 2007년판인데 현재 유통되고 있는 건 2010년 개정판이어서다. 2007년판은 오류(오역과 오탈자)가 많아서 추천하기 어려웠는데 개정판에서 개선이 되었는지 확인하려는 차원이다.

벌린의 에세이가 <전쟁과 평화>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 ‘톨스토이의 역사관에 대하여‘가 에세이의 부제인 것에서 연관성을 곧바로 알 수 있다. 참고할 만한 게 아니라 필독서인 것. 사실 이 에세이의 번역은 한 종 더 나와있다. <러시아 사상가>(생각의나무)에도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문학과 사상을 이해하는 데 아주 좋은 책이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 ‘고슴도치와 여우‘의 번역만 하더라도 애플북스판보다 훨씬 낫지만 새로 구해볼 수 없다는 게 함정.

그래서 선택의 여지가 없이 애플북스판을 손에 들 수밖에 없다. 입수하는 대로 검토해보고 추천여부를 결정하려 한다. 참고로 벌린의 에세이 원문(영어)은 인터넷상에서 어렵지 않게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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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배송받은 책의 하나는 <하인리히 뵐과 행복사회>(한국문화사, 2017)다. 국내 독문학자들이 뵐 문학의 의의와 현재성을 조명한 책이다. 그렇더라도 좀 뜻밖이었는데 알고보니 뵐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책이다. 1917년 12월 출생.

197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뵐은 ‘쾰른의 현인‘으로 불린다. 작가이면서 성찰적 지식인이었는데, 국내에는 대표작 몇권만 남아있고 에세이와 평론에 해당하는 책들은 다 절판된 듯싶다. 나로선 노벨상 수상작가 강의에서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를 읽었고,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도 별도의 강의에서 다룬 적이 있다.

기회가 닿으면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문학동네)도 강의에서 다루고 싶다. 유감스러운 건 대표작이라는 <여인과 군상>이 발췌본으로만 나와있고 아직 완역되지 않은 점(기억에는 오래전에 세계문학전집판으로 나왔다가 절판됐다). ‘하인리히 뵐괴 행복사회‘를 위해서라도 전공자들이 좀더 힘을 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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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문득 생각이 나서 근황을 알아본 저자는 시인이자 평론가로 활동한 이승훈 교수다. 이상 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김승희 시인과 함께 이상 시 전문가였다) ‘비대상 시‘를 통해 김춘수의 무의미시를 계승한 바 있다. <라캉으로 시 읽기>(문학동네, 2011)까지가 내가 아는 근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도 평론집과 심지어 시전집이 나왔고 그 이전에도 내가 주목하지 않았던 시론집이 몇권 더 있었다.

<이승훈 시전집>(황금알, 2012)은 책값이 부담이 돼 포기하고 비평집 혹은 시론집에 해당하는 책 두 권을 아침에 주문했다. <시적인 것은 없고 시도 없다>(집문당, 2003)와 <현대시의 종말과 미학>(집문당, 2007)이 그것이다. 제목만으로도 요지는 가늠이 되는 책들이다. 다만 구체적인 논거들을 확인하려는 차원이다. 한국현대시 강의준비도 겸해서. 시 한편을 옮겨놓는다. ‘시적인 것은 없고 시도 없다‘는 시론에 잘 부합하는 시다. ‘망할 놈의 시‘.

용기도 없고 사랑도 없고 기쁨도 없다
눈도 없고 코도 없다
밑빠진 나날 입도 없다 입도 없다
아아 사랑했던 너의 얼굴도 없고 기차도 없고 다리도 없고
건너야 할 다리도 없고 오늘도 없다
오늘도 없는 것들을 위하여 시를 쓴다
시를 어떻게 쓰나
망할 놈의 시를
쓸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없는 얼굴이 나를 감싸면 없는 해가 생기고 없는 풀이 생기고 없는 시가 생길 테니까
없는 내가 마침내 없는 기차를 타고 없는 너를 찾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걸 믿고 살아온 게 말짱 애들 장난 같고
그런 걸 믿고 살아온 게
망할 놈의 시
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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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대해서 남다른 느낌을 갖고 있지 않은지라 브라질에 대한 책도 특별히 읽은 게 없는 듯한데(남미 혹은 라틴아메리카를 다룬 책들로 읽었기에) 브라질 관련서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몇 권만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최근에 나온 건 '빠우-브라질 총서'의 셋째 권으로 나온 <브라질의 뿌리>(후마니타스, 2018)다. "지우베르뚜 프레이리, 까이우 쁘라두 주니오르와 함께 브라질을 대표하는 사상가로 꼽히는 세르지우 부아르끼 지 올란다가 쓴 <브라질의 뿌리>는 1936년 세상에 첫선을 보인 이래로 국내외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20세기 브라질 역사와 사회 분야의 한 획을 그은 고전으로 손꼽힌다"고 소개되는 책이다. 이 총서의 첫 권이 호베르뚜 다마따의 <브라질 사람들>(후마니타스, 2015)이었고, 둘째 권은 슈테판 츠바이크의 <미래의 나라, 브라질>(후마니타스, 2016)이었다. 대략 1년에 한권 꼴로 나오고 있는 셈. 거기에 보리스 파우스투의 <브리질의 역사>(그린비, 2012)와 다르씨 히베이루의 <브라질 민족>(한국문화사, 2016), 두 권을 더 얹는다. 브라질 관련서는 그밖에도 많이 나와 있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브라질의 뿌리
세르지우 부아르끼 지 올란다 지음, 김정아 옮김 / 후마니타스 / 2018년 1월
15,000원 → 13,500원(10%할인) / 마일리지 7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8년 01월 07일에 저장

미래의 나라, 브라질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김창민 옮김 / 후마니타스 / 2016년 2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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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사람들
호베르뚜 다마따 지음, 임두빈 옮김 / 후마니타스 / 2015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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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브라질 민족- 브라질의 형성과 그 의미
다르씨 히베이루 지음, 이광윤 옮김 / 한국문화사 / 2016년 8월
36,000원 → 36,000원(0%할인) / 마일리지 1,08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1월 5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8년 01월 0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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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먼저 지난 연말에 세번째 책을 펴낸 철도기관사 박흥수. '철도 덕후'이면서 '책 덕후'를 자처하는 저자가 유라시아 대륙 횡단 기행기를 내놓았다. <시베리아 시간여행>(후마니타스, 2017).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횡단 열차에 탄 사람들'이 부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3개국(한국-러시아-독일) 13개 도시를 관통하는 18박 19일의 여정을 중심으로, 길고 짧은 몇 차례의 여행의 경험들을 보태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시베리아 횡단기는 몇 종 나왔지만, '철도 덕후'의 여행기라고 하니까 새롭게 느껴진다. 



여행에 필요한 정보들도 수록하고 있어서 저자의 여정을 뒤따라 가보려는 독자들에게는 요긴한 가이드북 역할도 해주겠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기행은 하도 힘들다고 하여 제쳐놓고 있었는데, 저자의 여행기를 읽어보고 정확하게 가늠해봐야겠다. 



동양철학자 전호근도 <장자 강의>(동녘, 2015)에 이어서 <대학 강의>(동녘, 2017)를 펴냈다. <대학>이 사서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는 군말에 불과하고 이미 많은 해설서가 나와 있는 책인데, 저자가 어떤 식으로 새롭게 접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전이 갖는 현재적 의의를 강조해온 저자이기에 아마도 그런 쪽의 해석이 많이 가미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저나 <장자 강의>도 채 읽지 못했는데, 다음 강의가 나온 셈이니 새해부터 그간의 게으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동양고전 쪽은 어쩔 수가 없긴 하지만). 



<음식 인문학>(휴머니스트, 2011)의 저자 주영하 교수가 한국의 음식문화를 다룬 신간을 추가했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휴머니스트, 2018) '식사 방식으로 본 한국 음식문화사'가 부제다.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로 초점을 바꾼 음식문화사다.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불편한 양반다리 자세로 앉아서 다 같이 찌개를 떠먹으며, 술잔은 돌려야 제맛이라는 한국인. 한국인은 언제부터 이렇게 먹어왔을까? 답하기 곤란했던 한국인의 몸에 밴 식사 방식과 습관에 대해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다양한 사료를 섭렵하고 재구성해 풀어낸다."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를 다룬 <식탁 위의 한국사>(휴머니스트, 2013)까지 포함하면 음식인문학 3부작쯤 되겠다. 이 주제에서만큼은 밥상이 풍족해진 느낌이다...


18. 01.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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