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먼저 지난 연말에 세번째 책을 펴낸 철도기관사 박흥수. '철도 덕후'이면서 '책 덕후'를 자처하는 저자가 유라시아 대륙 횡단 기행기를 내놓았다. <시베리아 시간여행>(후마니타스, 2017).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횡단 열차에 탄 사람들'이 부제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베를린까지, 3개국(한국-러시아-독일) 13개 도시를 관통하는 18박 19일의 여정을 중심으로, 길고 짧은 몇 차례의 여행의 경험들을 보태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시베리아 횡단기는 몇 종 나왔지만, '철도 덕후'의 여행기라고 하니까 새롭게 느껴진다.
여행에 필요한 정보들도 수록하고 있어서 저자의 여정을 뒤따라 가보려는 독자들에게는 요긴한 가이드북 역할도 해주겠다. 시베리아 횡단열차 기행은 하도 힘들다고 하여 제쳐놓고 있었는데, 저자의 여행기를 읽어보고 정확하게 가늠해봐야겠다.
동양철학자 전호근도 <장자 강의>(동녘, 2015)에 이어서 <대학 강의>(동녘, 2017)를 펴냈다. <대학>이 사서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는 군말에 불과하고 이미 많은 해설서가 나와 있는 책인데, 저자가 어떤 식으로 새롭게 접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전이 갖는 현재적 의의를 강조해온 저자이기에 아마도 그런 쪽의 해석이 많이 가미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나저나 <장자 강의>도 채 읽지 못했는데, 다음 강의가 나온 셈이니 새해부터 그간의 게으름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동양고전 쪽은 어쩔 수가 없긴 하지만).
<음식 인문학>(휴머니스트, 2011)의 저자 주영하 교수가 한국의 음식문화를 다룬 신간을 추가했다.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휴머니스트, 2018) '식사 방식으로 본 한국 음식문화사'가 부제다. 무엇을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로 초점을 바꾼 음식문화사다. "음식을 한 상 가득 차려놓고, 불편한 양반다리 자세로 앉아서 다 같이 찌개를 떠먹으며, 술잔은 돌려야 제맛이라는 한국인. 한국인은 언제부터 이렇게 먹어왔을까? 답하기 곤란했던 한국인의 몸에 밴 식사 방식과 습관에 대해 '음식인문학자' 주영하 교수가 다양한 사료를 섭렵하고 재구성해 풀어낸다." 20세기 한국 음식문화사를 다룬 <식탁 위의 한국사>(휴머니스트, 2013)까지 포함하면 음식인문학 3부작쯤 되겠다. 이 주제에서만큼은 밥상이 풍족해진 느낌이다...
18. 01.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