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상종이라고 독서인이 독서인을 알아보고 (저들이 말하는) 책중독자가 책중독자를 챙긴다. 그래서 대번에 알아보았다. 조 퀴넌의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권의 책>(위즈덤하우스). 너무 길어서 나대로 줄였는데 원제는 더 간명하다. ‘One for the Books‘. 이걸 그리 옮긴 작명술도 놀랍다.

˝세상에서 가장 괴팍한 독서가이자 지독한 책벌레로 유명한 서평가 조 퀴넌의 발칙하고 삐딱한 독서 편력기이. 읽고 또 읽느라 바친 세월, 그 삶의 열정적이면서 유쾌한 보고서인 이 책 속에는, 책에 대한 열렬한 사랑 고백과 인정사정없이 웃기는 투정이 가득하다. 그는 단지 책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고 특별한 책들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 사랑꾼들의 습관을 파악하고, 책이 어떻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맺어주기도 하고 깨뜨리기도 하는지 분석한다.˝

기대하는 내용 그대로다. 자전 에세이로 <마감시간(Closing Time)>도 있길래 장바구니에 넣었다. 1950년생이니 흠, 그런 제목을 붙일 만한 나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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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조금 이르긴 한데, 5월 2일부터 23일까지(오후 7시) 분당구 정자동의 '작은책방 기역'에서 4회에 걸쳐 러시아문학 강의를 진행한다(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littlebookcafe&logNo=221228566811).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길.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로쟈의 19세기 러시아문학 강의


1강 5월 02일_ 푸슈킨, <대위의 딸>



2강 5월 09일_ 투르게네프, <첫사랑>



3강 5월 16일_ 도스토예프스키, <지하로부터의 수기>  



4강 5월 23일_ 톨스토이, <크로이체르 소나타>



17. 0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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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9 16: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마전에 다시 구입한 베케트의 <소설 3부작>(영어판)을 오전에 손에 들었다가 다시금 궁금해졌다. 한국어판은 언제 나올까가. <몰로이>와 <말론 죽다>, 그리고 <이름 붙일 수 없는 자>가 3부작을 구성하는데 <이름 붙일 수 없는 자>가 재작년에 조역돼 나왔고 한때 세계문학전집(금성사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으로 나왔었던 <말론 죽다>만 나오면 되겠다싶었는데 소식이 끊겼다.

지금으로선 워크룸프레스의 ‘사뮈얼 베케트 선집‘으로 나오는 게 현실적으로 보이는데 지난해 한권도 추가되지 않아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몰로이>는 문학과지성사판으로 나와 있기에 이 3부작이 영어판처럼 깔끔한 합본판으로 나오거나 깔맞춤한 시리즈 형태로 나오길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이 빠진 3부작 형태라 <말론 죽다>가 최대한 빨리 나오면 좋겠다는 것. 조이스의 <율리시스>와 베케트의 3부작, 그리고 제발트의 소설들을 강의에서 다루는 게 문학강사로서의 한 소망이다(카프카와 토마스 만, 프루스트 등을 강의하면서 모더니즘 소설로 관심이 이동해가는 참이다). 내년까지는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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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학기에 진행하고 있는 미국문학강의에서 한창 에드거 앨런 포(1809-1849)를 읽고 있다. 나로서도 굉장히 오랜만에 다시 읽는 셈인데 러시아작가 니콜라이 고골(1809-1852)과 같은 시대를 살았기에 그간에 ‘미국의 고골‘ 정도로 가늠하고 있었다. 다시 읽으니 정확히는 고골과 도스토예프스키의 이행기에 대응하는 작가다.

이행기란 1840년대를 말하는데 고골이 주요 작품으로 ‘외투‘와 <죽은 혼>(1부)를 발표한 이후 침묵(침체)에 빠질 즈음 포는 ‘검은 고양이‘와 ‘배반의 심장‘(‘고자질하는 심장‘) 등을 쓴다. 마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1864)를 예견하게 하는 듯한 단편들이다. 도스토예스키의 <분신>(1846)에 견줄 만한 ‘월리엄 윌슨‘이 들어간 첫 단편집 <그로테스크와 아라베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발표한 게 1839년이다. 고골의 단편집 <아라베스크>가 발표된 게 1836년이니까 거의 같은 즈음이다. 모종의 평행이론이 가능하고 이를 좀더 구체화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다(포의 공포에 웃음을 더하면 고골이 된다).

유감스러운 건 포와 고골, 두 작가의 평전이 아직 국내에 나와있지 않다는 점. 두 작가의 인지도나 위상을 고려하면 특이한 일이다. 포의 평전은 이번에 한권 구입했는데 완독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고골 평전도 러시아어나 영어로 나와 있는 책이 여럿 된다. 주요한 연구서까지는 바라지 않지만 기본 평전 정도는 나와주길 기대한다(요구한다고 적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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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8-03-17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브크래프트 평전도 번역되었으면 좋겠어요. 러프크래프트가 포, 고골보다 문학사적 인지도가 조금 밀리지만, 컬트 문화에서의 러브크래프트의 영향력과 인지도는 무시 못해요.

로쟈 2018-03-18 01:19   좋아요 0 | URL
네 다 나오면좋지요.~

joohong2018 2021-06-13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글에서 언급한 영어로 쓰여진 고골 전기 제목을 가르쳐주실 수 있나요. 아무리 찾아봐도 찾아봐도 대부분은 한참 전에 절판된 것 뿐이여서.

로쟈 2021-06-17 06:52   좋아요 0 | URL
Donald Fanger의 책은 다시 나왔습니다.
 

지바 마사야의 <공부의 철학>(책세상) 서두다. 아침에 가방에 넣었지만 겨우 거기까지만 펼쳐보았다. 부제는 ‘깊은 공부, 진짜 공부를 위한 첫걸음‘. 한데 제목이나 부제 때문에 고른 책은 아니다(공부를 주제로 한 책은 차고 넘친다). 먼저 소개된 전작이 <너무 움직이지 마라>(바다출판사)여서다. ‘질 들뢰즈와 생성변화의 철학‘을 다룬 책. 곧 프랑스 현대철학 전문가의 공부론은 어떤 것인가 궁금해서 손에 든 책이 <공부의 철학>이다. 게다가 일본에서 지난해 화제작이었다고.

˝일본의 사상계를 주도하는 젊은 철학자 지바 마사야가 프랑스 현대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험을 되살려 독자의 인생을 바꿀 만한 ‘공부의 철학’을 제시한다. 공부란 지식 쌓기가 아니라 기존의 환경에 동조하며 살아온 자신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환경 속에서 평범하게 받아들여지는 의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아이러니적 발상, 하나의 주제에서 폭넓게 가지를 뻗어 나가는 유머적 발상을 중심으로 진짜 공부, 깊은 공부를 누구나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별히 새로운 얘기가 나올 것 같지 않은 주제에 대해서 화제작을 썼다고 하니 저자의 재능이고 공력이다. 한국 독자들에게도 통할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일본의 프랑스철학 전공자들의 책이 계속 번역되고 있는데 나름 강점이 있어서라고 봐야겠다. 혹은 우리에게 없는 걸 채워준다고도. 나카마사 마사키의 <자크 데리다를 읽는 시간>(아르테)을 읽는 시간도 조금 지연되고 있는데 얼른 공부의 시간을 되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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