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공지다. 독서모임 책사랑의 계절강좌로 멜빌의 <모비딕> 읽기를 진행한다. 기간은 7월 11일부터 25일까지 3주에 걸쳐 매주 수요일 오전(10시 30분-12시 30분)이며 장소는 서울시NPO지원센터 2층 강의실이다(강의 문의 및 신청은 010-7131-2156 오유금).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로쟈와 함께 읽는 <모비딕>



1강 7월 11일_ <모비딕> 읽기(1) 


2강 7월 18일_ <모비딕> 읽기(2)


3강 7월 25일_ <모비딕> 읽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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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데이터를 모두 이용했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나도 바닥이 났다는 느낌으로
배를 깔고 누워 있던 참
마음은 암스테르담으로도 날아가고
바그다드 카페에라도 들르겠다지만
나는 나의 한국현대사 옆에서
얌전히 충전중이다
주말이면 나의 국적은 피곤한 나라
나의 여권번호는 피로로 시작하지
피곤한 나라에도 산과 들이 있고
심지어 아이슬란드도 있지만
우리는 집에만 있기로 담합한다
우리의 안목은 피로감
부석부석한 얼굴에 충혈된 눈
피곤한 나라에서는 기본값이다
모두가 누워 있어서
눕기는 우리의 국민적 자세
아, 우리의 축구는 침대축구지
언제 어디서건 드러눕는 게 우리의 국민성
우리는 바닥이라 바닥 친화적이다
아, 침대는 사랑이니
이제는 드러누운 자세로 마무리하자
누워 있다 보면 애국심도 생기는 법
피곤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공공의 적들을 성토한다
주말에 더 기운이 넘치는 자들
평일보다 더 일찍 일어나는 자들에게 저주를
그렇다고 광장에 나갈 수는 없다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건 국민적 자세가 아니다
게다가
우리가 무슨 기운으로 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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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3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군편에 서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스파이라고 우기지도 못할만큼
아군티가 난다는게
슬푸네요.(오타아님ㅋ)

로쟈 2018-06-30 18:10   좋아요 0 | URL
내국인이시네요.^^
 

쿠마는 누구의 이름인가
누구의 이름도 아닌 쿠마
쿠마는 그렇쿠마에서 떼어낸 말
그렇쿠마는 그렇구마에서
그렇구마는 그렇구나에서 온 말
본적이 그렇구나인 쿠마
하지만 집 나온 쿠마
오갈 데 없는 쿠마
국적도 없고 소속도 없는 쿠마
집 없는 개가 있다면
그런 개 같쿠마 쿠마
노숙자 같은 쿠마
난민 같은 쿠마
이름도 아니면서
그렇게 불리는 쿠마
쿠마라고 부르니 안쓰러운 쿠마
발바닥 티눈 같은 쿠마
쓸데없는 쿠마
쓸데없어서 미안한 쿠마
쿠마는 무엇으로 사는가
누구의 이름도 아닌 쿠마
사랑도 아닌 쿠마
그래도 마음 쓰이는 쿠마
결국은 이렇게
시로 적게 되는 쿠마
더는 해줄 게 없는 쿠마
정녕 그렇쿠마 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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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연은 비가역적이니
오면 가지만 가면 오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따지면 다시 올 거라고만
영원히 다시 올 거라고
되돌아올 거라고
하지만 무엇으로 되돌아오는가
한 잎의 속삭임으로 오는가
한낮의 소나기로 오는가
구름 되어 오는가
바람 되어 오는가
이런 날은 미세먼지로 오는가
무슨 시력으로 알아보는가
팻말이라도 들고 있지 않다면
그게 남세스러운 인연이라면
그게 속상한 인연이라면
인연도 생각이 많아
오면 가고 가면 오지 않는 거지
그런 생각이면
못 다한 인연도 속 깊은 인연이지
인연이 아니어도 애틋한 인연이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인연도
다시 올 거라고 속삭이는 인연도
한바탕 소나기와 같은 것
맹렬하게 쏟아지다가
멋쩍게 입 다문다
생각하면
그렇게 오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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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6-29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좋네요~

로쟈 2018-06-29 23:51   좋아요 0 | URL
^^
 

한 손가락으로 시를 쓰듯
한 눈을 감고 쓴다
이 정도는 써준다는 식으로
시를 쓰느라 눈이 시리다는 핑계로
핑계 아닌 핑계로
설마 시를 쓰다 실명하겠느냐만은
실없는 시라면 또 모르는 일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시를 쓴다고 쓰는 시라면
누구를 위한 시인가
그럼 쓰지 않는다고 쓰는가
그렇다, 이건 시가 아닌 시
시가 아니라고 쓰는 시를
나는 눈이 시려 한 눈을 감고서
시라고 쓴다
어차피 그대가 읽지 않는다면
누가 읽어도 상관없는 일
누가 읽지 않아도 상관없는 일
시만 그렇지도 않다
시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 것
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한 손가락으로 시를 쓰거나
시를 쓰지 않거나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예정이니
나는 두 눈을 모두 감았다 뜰 예정이니
한 눈으로 시를 쓰는 건
한눈파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쓴다면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것
어느 날 두 눈을 감고도 쓰리라
누가 읽어도 상관없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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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6-27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어느 대목이
저남자에게 저런 표정을 짓게 했던걸까요?

로쟈 2018-06-28 09:54   좋아요 0 | URL
페이지를보니 앞부분 같은데요. 뒤로가면 쓰러질듯.~

로제트50 2018-06-27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핑계로든, 저 핑계로든 시 쓰기는
시인의 숙명이겠지요. 그 고독은 외로움과는 다른 능동적인 선택이겠지요.

로쟈 2018-06-28 09:55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