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라기보다는 주제 도서로 이브 헤롤드의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꿈꿀자유)를 고른다. '트랜스휴머니즘의 현재와 미래'가 부제. '트랜스휴머니즘' 관련서로 꼽을 수 있겠지만, 미래학에도 한 다리 걸치고 있다. 다만, 그 미래가 다소 불길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좀비들의 세상을 떠올리게 돼서다. 죽지 않는 생명도 생명일까?
















"트랜스휴머니즘의 시대에 인류는 스스로 진화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남을까? 온갖 다른 생명체의 유전자를 이식받아 혼종 생물체가 될까? 뇌와 기억만 로봇의 몸체에 이식하여 불멸의 존재가 될까? 그때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나누고, 아이들을 키우며, 어떻게 환경을 지키고, 어디서 행복을 찾을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는지보다 앞으로 무엇이 되기를 원하느냐에 의해 규정될지도 모른다!"


노화와 관련해서는 하버드대학의 유전학 교수가 공저한 <노화의 종말>(부키)을 곁들여 참고할 수 있다. 노화 연구의 최전선에서 어떤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겠다. 조만간 90세는 새롱운 70세가 될 거라는 전망도 있는데(코로나 바이러스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겠지만) 사실 한 세대 전과 비교하더라도 체감 나이가 10년 이상 젊어진 것만은 사실이기에, 90세론도 허투루 들리지는 않는다. 
















비슷한 의미지만 국내에서는 트랜스휴먼보다는 포스트휴먼이 더 널리 쓰이는 듯싶다. 관련서들 가운데 '포스트바디'론은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인공장기를 통한 대체몸(레고인간)이 포스트바디론의 구상이다. 노화한 몸을 기관이나 장기의 대체를 통해서 영구화하려는 기획이 과연 가능한가를 떠나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가 던진 질문의 연장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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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명 2020-08-20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자님 오타... (포스트마디)

로쟈 2020-08-20 23:10   좋아요 0 | URL
네 수정했습니다.~

jtw4009 2020-08-2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사가 사라지는 시대가 오면 살해나, 사고사에 대한 공포가 더 심해질 것 같네요

로쟈 2020-08-26 23:30   좋아요 0 | URL
자연사가 사라지는 시대는 오지 않을 거라고, 오더라도 재앙일 거라고 생각해요..
 

오랜만에 따로 페이퍼를 적는다. 연휴라고는 하지만 어제오늘 책이사를 준비하느라(책을 솎아내서 싸는 게 1단계이고, 서고로 날라서 꽂는 게 2단계인데, 어제오늘 한 건 1단계 작업이다) 시간을 보내서 사실 여유롭진 않다. 그나마 시간을 낸 건 코로나 상황의 악화로 일부 이번주 강의를 휴강해서다. 일년에 한두 차례씩 책이사를 하다 보면 '너무 많은 책'에 매번 놀라게 되고(물린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아직 '구멍들'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그렇지만 이젠 읽을 시간이 (읽을 책에 비하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게 된다. 장마가 지난 뒤 폭염도 겹쳐서 어제오늘은 무덥고 무거운 마음이다. 
















당장 강의에서 다룰 계획이 없거나 수년 내 읽을 일이(혹은 다시 읽을 일이) 없어 보이는 책들을 솎아내는 중에도 다시 나온 책들에 눈길이 가서 간단히 언급해놓는다. 실제로 다시 구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몇 권은 다시 구입했지만). 분류하자면 책이 다시 나온 사정도 몇 종류로 나뉠 수 있는데, 내용을 업데이트한 개정판이거나 단순한 표지갈이 외 요즘은 재정가(책값 다시 붙이기)도 재간의 중유한 이유가 되는 듯싶다. 김용규의 <생각의 시대>(김영사)는 출판사가 바뀌면서 가격이 인상되었다. 분량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출판사가 바뀐 게 재간 이유로 보인다. 스테디셀러라는 뜻도 되겠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스테디셀러 <광기의 우연의 역사>(휴머니스트)는 같은 출판사에서 2004년에 나왔고(그 이전에는 90년대에 나온 자작나무판) 이번에 표지갈이해서 다시 나왔다. 14년만이니 다시 나올 만한 간격이고, 책값도 많이 올랐다. 
















가격 인상만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마르쿠제의 <이성과 혁명>(중원문화)는 2008년부터 38,000원이라는 턱없는 가격이 매겨져 있었는데, 이번에 22,000원으로 대폭 인하된 가격으로 다시 나온다. 사실 가격인하라기보다는 '정상화'로 여겨질 만큼 이전 책값은 '비이성적'이었다. 나는 90년대에 읽은 터라(마르쿠제의 책으론 <에로스와 문명>과 함께 완독) 소장용의 의미가 있었지만 그동안은 구입하지 않았었다. 가격이 조정되었으니 고려해볼 수는 있겠다. 




 












폴 리쾨르의 초기 주저로 <해석에 대하여>(인간사랑)도 다시 나왔다. 2013년에 나왔었으니 7년만이다. 역자도 분량도 가격도 동일하고 표지만 바뀌었으니 표지갈이판이라고 해야겠다. 물론 책이 다시 나오면 재주목 효과는 있을 터이다. 나부터도 이런 페이퍼를 적고 있으니.




 












그에 비하면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평전 <쇼펜하우어>(이화북스)는 특이한 케이스다. 2년만에 출판사가 바뀌어 다시 나왔기 때문이다. 번역 판권이란 게 있을 터인데, 어떻게 하여 출판사가 바뀌게 된 것인지. 게다가 이전 출판사(꿈결)에서 나온 <니체>는 그대로 남아 있기에.
















같은 저자의 철학자 평전이지만, <하이데거>까지 포함하면 한국어판은 삼인삼색이 돼 버렸다. 
















가장 납득할 만한 재간본은 미국철학자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사월의책)다. 민음사판이 1996년에 나왔으니 24년만이고, 제목도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에서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로 바뀌었으니 그만큼 다시 손을 보았다는 뜻일 터이다. 로티는 90년대 말에 가장 집중해서 읽은 철학자 중 한 명이어서 개인적인 감회도 갖는다. 20여 년만에 다시 읽어보려 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와 상징권력>(나남출판)도 다시 나왔다. 2014년에 나왔으니 6년만의 '개정 번역판'이다(책값은 그대로다). 역자는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지성사)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 김현경 박사다. 이전판을 갖고 있는데, '개정 번역판'이라고 하여 머뭇거리게 된다. 이런 책들은 어떤 변화(개정)가 있는 것인지 누가 리포트해주면 좋겠다.
















끝으로,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 앨버트 허쉬먼의 <정념과 이해관계>(후마니타스). 재간본이라는 걸 알아보기 어려운데, 역자가 바뀌었으니 재번역판이라고 하는 게 맞다. 제목도 <열정과 이해관계>(나남, 1994)에서 바뀌었고. 초역본은 26년 전에 나왔고, 알라딘에서는 흔적도 없다. 그 사이에 영어판은 1977년에 나온 원저의 20주년 기념판이 나왔고 이번 번역본은 그 기념판을 옮긴 것이다. 이 역시 옛날과는 다른 관심으로 다시금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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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아부 그라이브와 테리 시아보

11년 전에, 지젝의 <시차적 관점>에 대해 쓴 리뷰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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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세상을 뒤집는 의사들

7년 전에 쓴 책소개다. 주제별 책소개는 업데이트가 필요하지만 더이상 나의 몫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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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가와바타의 허무주의와 마르케스의 인생 예찬

6년 전, 베를린에서 포스팅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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