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책(과학을 다룬 책)이지만 난데없이 철학의 급소를 찌른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움직이는 소수의 생각을 바꾸는 데 철학의 용도가 있었지만, 현재도 유효한가 의문이다(오늘날 철학은 주로 다수를 혐오하는 용도로 쓰인다. 무지한 것들이라니!). 그러는 중에 철학의 시간은 점점 느려진다...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들을 설득하거나 감화시키지 않는다. 그보다는 반대자들이 다 죽고 나서 새로운 진리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 때 비로소 승리한다."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의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과학이 발전하기 위해시는 이전 세대가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 말은 과학보다 철학에 더 어울린다. 과학으로 다가오는 실체적 변화는 받아들이기 싫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이 생각이란 놈은 고쳐 먹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지않으면 결코 바뀌지 않는다. 이전 세대가 죽지 않으면 세계의 철학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오래 살고 있다. 그러니 현실에 맞게 끊임없이 변하고 가끔은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야 할 철학의 시간은 점점 느려진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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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1940년생)의 작품 강의를 앞두고 국내 소개작들을 정리해놓으려 한다. 절판된 책들도 여럿 있어서 읽어볼 수 있는 작품이 몇 되지 않았는데 재작년부터 '아니 에르노 컬렉션'이 나오는 덕분에 그래도 4강 정도는 꾸릴 수 있는 규모가 되었다(보통은 <단순한 열정>을 읽었다). 소개작들을 연대순으로 적어놓는다. 


1974 <빈 웃장>



1981 <얼어붙은 여자>



1983 <자리>

















1988 < 한 여자>



1991 <단순한 열정>




1997 <나는 나의 밤을 떠나지 않는다>



1997 <부끄러움>



2000 <사건>



2001 <탐닉>



2002 <집착>



2005 <사진의 용도>



2008 <세월>



2014 <진정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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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베스트셀러로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 Sex at Dawn>이 있는데, 제목이 그렇게 번역된 걸 보면 번역이 진행중인 모양이다. 원서를 진작에 구해놓은 터라 기다리게 된다. 너무 늦지 않게 나오면 좋겠다...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호모사피엔스의 특성을 단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후보들 중 탈락한 것으로는 도구의 사용, 식량으로 쓸 작물이나 가축을 기르는 것, 번식과 무관한 성관계, 마주 보고 하는 섹스, 여성의 오르가슴, 집단 간의 갈등, 축적된 지식을 다음세대에 전달하는 것 등이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호모사피엔스는 자신이 살아갈 동물원을 스스로 건설한 유일한 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우리와 우리 후손이 살아갈 세계를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세계를 부키팅기에 있는 생지옥보다 샌디에이고에 있는 동물원에 가깝게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 선조들이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눈뜨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더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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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공지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서는 이번 봄학기에 지난학기에 이어서 '문학 속의 인생' 강의를 진행한다. 3월 16일부터 5월 25일까지 6회에 걸쳐서 격주로 화요일 저녁(7시-9시)에 진행되는 강의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로쟈와 함께 읽는 문학 속의 인생


1강 3월 16일_ 괴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강 3월 30일_ 다자이 오사무, <인간 실격>



3강 4월 13일_ 존 윌리엄스, <스토너>



4강 4월 27일_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5강 5월 11일_ 이상, <날개>



6강 5월 25일_ 박완서, <엄마의 말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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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아베 코보의 실종 삼부작

3년 전 페이퍼다. 일본문학 강의에서 고정적으로 다루는 작가들(10여 명) 외에 구멍에 해당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아베 코보는 이번 봄에 다루게 될 것 같다. 다시 소환해놓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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