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공지다. 이달 25일에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갖는다. 강연 주제는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이다. 관심 있는 분은 아래 기사를 참고하시길.

 

국립중앙도서관이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25일 오후 3시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에서 '2015년 제4회 저자와의 만남'을 연다. 서평가 겸 작가인 이현우(47)씨가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로쟈의 세계문학 다시 읽기', '아주 사적인 독서', '로쟈의 러시아 문학강의', '로쟈의 인문학 서재' 등의 저술가로 유명하다. 러시아 문학을 전공한 문학박사로 본명보다 필명 '로쟈'로 더 잘 알려졌다.

이번 강연에서 '언어라는 필수적 매개를 갖고 있는 세계문학'에 대한 정의와 의의를 전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러한 이해가 세계문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연 신청은 16일 오전 9시부터 국립중앙도서관 홈페이지(www.nl.go.kr)의 도서관소식 내에서 할 수 있다. 선착순 마감이며, 참가비는 없다. 강연 후 추첨을 통해 참가자에게 저자의 사인이 담긴 저서를 한 권씩 증정할 예정이다.(뉴시스)

15.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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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사에 관한 두 권의 책을 '이주의 발견'으로 묶는다.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김영사, 2015)와 앤드루 롤러의 <치킨로드>(책과함께, 2015)다.

 

 

<사피엔스>는 입소문이 난 책이라 나도 원서를 미리 구입해놓은 책인데, 번역서가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이스라엘 출신의 젊은 역사가의 첫 책으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역사와 현대 세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 이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변방의 유인원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세상의 지배자가 되었는가? 수렵채집을 하던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한 곳에 모여 도시와 왕국을 건설하였는가? 인간은 왜 지구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동물이 되었는가? 과학은 모든 종교의 미래인가? 인간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인가? 멀고먼 인류의 시원부터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거쳐 끊임없이 진화해온 인간의 역사를 다양하고 생생한 시각으로 조명한 전인미답의 문제작. 호모 사피엔스부터 인공지능까지, 역사, 사회, 생물, 종교 등 여러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역사의 시간을 종횡무진 써내려간 문명 항해기. 이제 우리는 무엇을 인간이라고 할 것인가.

인류의 대장정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제이콥 브로노우스키의 <인간 등정의 발자취>(바다출판사, 2009)를 떠올리게 해주지만(BBC 다큐였다), 시간적 터울도 있는 만큼 훨씬 강력한 책이지 않을까 기대된다. 

 

 

같은 문명사라고는 하지만 베테랑 저널리스트가 쓴 <치킨로드>는 인류의 역사가 아닌 닭의 역사가 주제다. 심지어 부제도 '문명에 힘을 실어준 닭의 영웅 서사시'이다(괜히 불쾌해지는 부제이긴 하다. '닭의 영웅 서사시'라니!).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닭에 대한 모든 이야기. 현대 닭의 조상 종인 '적색야계'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책 전반에 걸쳐 '길들일 수 없는 표범 같은' 적색야계가 동남아시아의 밀림에서 출발하여 태국을 거쳐 인도를 지나, 다시 메소포타미아를 통해 유럽으로 건너간 여정, 멜라네시아에서 원주민의 작은 배를 타고 바다 위의 작은 섬들을 징검다리 삼아 하와이 군도와 이스터 섬으로 퍼져나간 과정, 그리고 중국 남부로 들어가 한국과 일본으로 퍼져나간 경위를 자세히 추적한다.

뒷표지 소개에는 '동남아시아의 야생 닭이 태평양을 건너 지구의 근육이 되기까지 인류가 사랑한 어느 새에 대한 특별한 보고서'라는 문구도 새겨져 있다. 소, 돼지와 함께 가장 핵심적인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닭의 위상과 그 다이니믹한 역사에 대해서 한번쯤 관심을 가져도 좋겠다. 닭의 역사가 아닌 닭요리의 역사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정은정의 <대한민국 치킨전>(따비, 2014)도 같이 생각나는 책이다...

 

15.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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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화 관련서 두 권을 '이주의 발견'으로 꼽는다. 하나는 데이비드 길레스피의 <러시아 영화>(그린비, 2015)이고, 다른 하나는 <러시아 영화>의 번역자 라승도 교수의 <시네마트료시카>(한국외대출판부, 2015)다.

 

 

<러시아 영화>는 롱맨에서 나온 "Russian Cinema'를 옮긴 걸로 보이는데, 비교적 얇은 분량의 입문서여서 나도 진즉에 구해둔 책이다. 길레스피의 다른 책으로는 <초기 소비에트 영화>(2000)도 있다. <러시아 영화>의 부제는 '문화적 기억과 미학적 전통'. 소개는 이렇다(알라딘의 저자 소개는 동명이인 다른 저자의 것이다).

20세기 러시아 영화의 주요 작가와 작품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우리가 몰랐던 러시아 영화의 광활함과 풍요로움, 그리고 명암을 보여 준다. 오랫동안 영국 배스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화와 영화를 가르치고 연구해 온 저자 데이비드 길레스피는, 이 책에서 수백 편에 이르는 작품들을 장르별로 분류해 고찰하면서 러시아 영화 속을 흐르는 유구한 미학적 전통을 드러내고 작가 및 작품들 간의 영향 관계를 분석해 보여 준다.

러시아 영화와 영화사에 대한 포괄적인 입문서로 삼을 만하다. 반면, <시네마트료시카>는 '영화로 보는 오늘의 러시아'를 다룬다.

세계 최초의 사회주의 국가 수도였던 모스크바가 소련 붕괴 이후 20여 년에 걸쳐 소비 자본주의의 첨단을 달리는 글로벌 도시로 숨 가쁘게 탈바꿈해온 과정에는 포스트소비에트 시대 러시아의 역동적 변화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변화상을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는 영화를 통해 러시아 현실을 들여다보고 당면 문제와 미래 비전을 짚어본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영화 내지 소비에트 영화와 포스트소비에트 영화에 대한 소개서로 두 권의 책을 연이어 읽어봐도 좋겠다...

 

15.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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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주에 시작됐지만 러시아 예술에 대한 연속 강좌가 있길래 소개한다. 11월 5일부터 12월 3일까지 매주 목요일 3시-5시이고, 장소는 명동 마리아홀이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일정을 참고하시길.

 

1강 11.05 러시아의 숨결, Russian Classical Music: 글린카에서 쇼스타코비치까지 | 장일범

러시아가 근대 국가로서의 기틀을 마련할 무렵 러시아에는 본격적으로 서구적 예술형식이 유입되고 러시아 토양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 첫 결실이 러시아 국민음악파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강의에서는 러시아 음악의 아버지 글린카로부터 국민음악파,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 스크랴빈과 스트라빈스키, 그리고 소련 시기 국가와의 길항 관계 속에서 자신의 고유한 음악세계를 구축해냈던 쇼스타코비치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음악가들의 대표작들을 통해 러시아 음악의 역사를 이해해 본다.  

 

2강 11.12 발레 뤼스(Ballet Russes), 러시아 모더니즘 발레의 전위성 | 신혜조

러시아 모더니즘 문화가 절정을 이루었던 20세기 초, 러시아 발레를 서구 유럽에 널리 알린 발레 단체 ‘발레 뤼스(Ballet Russes)’가 결성되었다. ‘발레 뤼스’는 아카데미 발레의 전통과 체계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스타일을 도입한 전위적 단체로서, 발레를 음악, 미술, 안무, 무용이 총체적으로 조화된 바그너식 종합예술로 발전시키려 했다. 이 강좌에서는 당대 최고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탄생된 ‘발레 뤼스’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하고, 종합예술로서 러시아 모더니즘 발레가 갖는 의미와 세계 발레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3강 11.19 러시아 아방가르드, 불가능을 그리다 | 이지연

러시아는 일리야 레핀을 비롯하여 리얼리즘의 거장들을 배출한 나라이다. 그러나 20세기 초 러시아 미술계에는 리얼리즘과 재현의 한계를 뛰어 넘는 다양한 미술의 흐름들이 존재했다. 잘 알려진 샤갈이나 칸딘스키 등을 비롯하여 미래주의와 광선주의, 더 없이 러시아적이라 할 필로노프의 해체적 작품들과 말레비치의 절대주의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이 시기 러시아 미술은 세계미술의 최전선에 서 있었다. 이 강의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러시아 미술의 실험들을 살펴보고 이들을 혁명이라는 존재론적 사건과의 관계 속에서 설명한다.   

 

4강 11.26 혁명과 사랑, 그리고 시: 마야콥스키와 러시아 미래주의 | 조규연

러시아 혁명기, 혁명은 사건일 뿐 아니라 삶이었다. 러시아 지식인들은 혁명을 ‘살아내야’ 했다. 당대 최고 시인 마야콥스키의 존재를 규정하는 두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다름 아닌 혁명과 사랑이었다. 그러나 ‘혁명시인’이라는 그에 대한 정치적 수식어는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 강의에서는 20세기 러시아 최고의 시인 마야콥스키의 삶과 창작에서 혁명과 사랑이 갖는 의미를 살펴보려 한다. 이는 혁명이라는 격변기 속에서 현실과 지속적으로 투쟁했고 권력과 실존 사이에서 갈등했던 시인 마야콥스키에게서 진정한 시인, 사랑하고자 했던 한 인간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5강 12.03 스타니슬랍스키냐, 메이예르홀트냐: 20세기를 지배한 러시아 연극 | 백승무

서유럽과 다른 문화적 전통을 가진 러시아는 19세기 말 유럽문화의 중심지로 급부상한다. 그 중심에 러시아 연극의 중흥을 이끈 스타니슬랍스키와 메이예르홀트가 있다. 이 두 사람의 이름은 20세기 연극예술을 지휘하는 주어가 되었고, 아직까지도 연출연기 교과서의 첫 줄에 등재되어 있다. 상반된 연극미학을 가진 두 사람이 어떻게 20세기를 양분하는 거대 산맥이 되었는지 살펴보고, 이들이 그린 연극지형도의 밑그림을 둘러본다.

 

 

15. 11.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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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고전'으로 앙리 베르그손(개인적으로는 '베르그송'이란 표기를 더 선호하지만 출간된 표기를 따른다)의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아카넷, 2015)을 고른다(살펴보니 '이주의 고전'도 몇 권 밀렸다). 초역은 아니지만 아카넷의 '대우고전총서'에 들어있는 베르그손의 나머지 주저들과 '깔맞춤'하는 의미는 있다.

 

<도덕과 종교의 두 원천>은 베르그손의 마지막 주저다. 베르그손은 19세기 말의 근대로부터 20세기의 탈근대로 이행하면서 새로운 사유의 물꼬를 열어놓은 위대한 철학자다. 근대적 사유가 기계적 결정론에 물든 과학적 인식과 추상적 관념의 논리에 사로잡혀 있을 때, 베르그손은 창조적인 지속과 역동적인 생성의 존재론으로, 구체적인 삶의 생동하는 실재에 대한 직관으로 사유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면서 당대 최고의 명성을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미래적 사유의 잠재적 원천으로 존중받고 있다.

<종교와 도덕의 두 원천>의 다른 번역판들도 갖고 있지만 완독하진 않았다. 이번 번역판을 '정본'으로 간주해서 일독해봐야겠다. 역자는 <물질과 기억>(아카넷, 2005)을 옮긴 박종원 박사다.

 

 

베르그손의 책들을 관심을 갖고 읽은 건 대학원 시절이니 20년쯤 전의 일이다. 아카넷판으로 나오기 이전의 번역본들로 초기 저작과 <웃음><사유와 운동> 등을 읽은 기억이 난다. <창조적 진화>까지는 가지 못했는데(당시에는 세로읽기로 나온 번역판만 있었다) 여건이 좋아진 이후에는 오히려 관심이 멀어졌다(다른 저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바람에). 마지막 주저가 새 번역판으로 나온 김에 거꾸로 읽어나가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내년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고 강의할 계획도 있는데, 베르그손의 저작도 같이 읽을 기회가 자연스럽게 마련되겠다. 벌써 내년의 독서와 강의 준비로 마음이 분주하다... 

 

15. 11.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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