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바로 욕먹을 만한 책이 웬디 무어의 <완벽한 아내 만들기>(글항아리)다. 비난의 대상은 물론 저자가 아니라 저자가 소개하는 남자이지만. ‘피그말리온 신화부터 계몽주의 교육에 이르는 여성 혐오의 연대기‘가 부제다. 소개에 따르면 ˝신붓감을 고르고 고르다가 마땅치 않자 소녀 둘을 입양해 자기 취향에 맞게 키운 한 남자를 치밀하게 추적해가는 논픽션이다. 때는 계몽주의가 싹튼 18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당시 남자가 소녀들을 입양했던 고아원은 지금도 건재하며, 2013년 이 책을 펴낸 작가는 고아원의 서류들을 뒤쫓는 데서 집필 작업을 시작했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실화‘란 말이 허언이 아니다. 그렇게 완벽한 아내를 창조하려던 남자는 영국의 시인이자 급진적 사상가 토머스 데이. 그는 고아 소녀 둘을 입양해서 루소의 <에밀>을 지침서 삼아 완벽한 아내를 만드는 실험에 돌입한다. 그 자초지종을 담은 논픽션인 것. 견주어볼 만한 책은 다니자키 준이치로의 <미친 사랑>(원제는 ‘치인의 사랑‘)이다. 토머스 데이만큼 철저하지는 않지만 역시나 미성년자를 데려다가 미래의 아내로 삼으려던 한 직장남성의 참담한 실패담을 유머러스하게 그린 소설이다.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건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 아니라는 것‘.

요즘 화제라는 영화 <B급 며느리>도 유사할까. 고부 간에 낀 아들/남편의 분투를 담은 영화라고 하는데 가족관람 영화인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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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am 2018-02-13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텝포드 와이프도 유관한 영화입니다.ㅎㅎ

로쟈 2018-02-13 21:54   좋아요 0 | URL
네 재밌을 거 같네요.~
 

강의 공지다.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는 3월 5일부터 4월 23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7시 30분-9시 30분)에 '로쟈와 일본 근대문학 읽기' 강의를 진행한다(http://cafe.daum.net/purunacademy/8Bko/389). 모리 오가이부터 다자이 오사무까지, 20세기 전반기 일본의 대표 작가와 작품들을 읽어보는 강의다(다니자키 준이치로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기회가 닿을 때 더 자세히 읽을 계획이어서 이번 강의에서는 뺐다). 관심 있는 분들음 참고하시길. 구체적인 일정은 아래와 같다. 


로쟈와 일본 근대문학 읽기


1강 3월 05일_ 모리 오가이, <아베 일족>



2강 3월 12일_ 시마자키 도손, <파계>



3강 3월 19일_ 나쓰메 소세키, <갱부>



4강 3월 26일_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라쇼몬>



5강 4월 02일_ 시가 나오야, <암야행로>



6강 4월 09일_ 고바댜이 다키지, <게 가공선>



7강 4월 16일_ 하야시 후미코, <방랑기>



8강 4월 23일_ 다자이 오사무, <사양>



18. 0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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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마을의 화제도서 가운데 하나는 엔조 도와 다나베 세이아의 <책 읽다가 이혼할 뻔>(정은문고)이다. 내용을 보면 부부 작가의 릴레이 서평집인데 아무래도 눈에 띄는 제목이 궁금증을 유발하는 듯. 구해놓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나로선 공감하기 어려운 책이긴 하다. 책 읽다가 이혼할 뻔한 부부의 사례가 우리 현실에서는 가능할 법하지 않아서다. ‘책 사다가 이혼할 뻔‘이라면 모를까.

그렇게 ‘요상한‘ 제목으로 눈길을 끄는 책으로는 고다마의 <남편의 그것이 들어가지 않아>(책세상)도 있다. 할말을 잊게 만드는 제목인데 또 호기심으로 들춰보게는 된다. 하지만 내용은 저자의 자전적 인생 이야기다. 아무리 실제라 하더라도 ‘선정적인‘ 제목이 아니었다면 일본에서도 그렇게 주목받았을 성싶지 않다. 교훈은 뭔가. 역시 제목이 책의 절반이라는 건가?

그런 제목으로는 다나베 세이코의 <여자는 허벅지>(바다출판사)도 있다. 대체 뭔소린지 제목만으로는 알 수 없지만 또 은근히 궁금하게는 만든다. 저자의 선의에도 불구하고 요상한 제목군으로 분류할 수밖에. 모두가 일본책인 게 우연이 아니라면 나름 배울 만한 것인가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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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 번역본으로 나온 <그리스인 조르바>(민음사)를 언급하면서 알라딘에는 아직 입고되지 않았다고 적었는데 지금은 검색이 된다. 이미 언급한 대로 김욱동 번역판도 이종인판과 마찬가지로 피터 빈이 새로 옮긴 영역판을 대본으로 하고 있다. 가장 많이 읽히는 이윤기판과의 차이점이다.

전수조사를 해본 건 아니지만 여타 번역본들도 이윤기판과 마찬가지로 예전 영역본을 대본으로 삼았을 것 같다. 해서 새번역이라고 할 만한 것은 (그리스어 원전 번역이 나오기 전까지는) 민음사판과 연암서가판 두 종이 된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물론 비교검토해봐야 알겠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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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전쟁을 다룬 <녹두장군>(전12권)의 작가 송기숙 선생의 중단편전집이 출간되었다. 최근 동학농민전쟁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갖게 돼 책을 구입했는데 준비가 되면 나중에는 <녹두장군>까지도 읽게 될지 모르겠다. 이번 중단편전집은 장편을 제외하고 중단편 장르에서 작가가 거둔 성취를 가늠하게 해주겠다. 5권을 리스트로 묶어놓는다. 


"송기숙은 <녹두장군>, <자랏골의 비가> 등 주로 장편 및 대하소설로 잘 알려졌으나, 그간 중단편 작업 역시 왕성하게 이어왔음을 이번 전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대가 당면한 문제와 그 아픔에 깊은 관심을 보여준 송기숙 소설의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이 전집은 작가의 작품을 집대성하는 동시에 독자에게 그의 작품세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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