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서 침대에 기어들면서 들고 온 책은 <맥스 테크마크의 라이프 3.0>(동아시아)이다. 이미 출간되자 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화제작으로 알라딘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니 뒷북성 페이퍼다. 그렇지만 모든 책은 읽는 순간에 존재하기 시작하므로 내게는 버젓하게 ‘이주의 과학서‘다.

저자인 맥스 테크마크는 국내에 <맥스 테크마크의 유니버스>(동아시아)로 처음 소개된 물리학자다. 그렇지만 생명의 미래 연구소를 공동설립하여 현재는 인공지능과 생명의 미래에 관한 연구를 주도하고 있으며 <라이프 3.0>은 그의 문제의식과 함께 인공지능 시대 첨단의 쟁점이 무엇인지 소개하는 책이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평했다.

˝<맥스 테그마크의 라이프 3.0>은 인공지능에 대한 일반적인 믿음을 바로잡고 기본적인 용어와 핵심 논쟁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SF 작품을 본 많은 사람이 악당 로봇을 두려워하게 됐지만 저자 맥스 테그마크는 매우 능력이 있는 AI가 개발될 경우 닥칠 예상치 못한 결과가 정말 문제라고 강조한다. AI가 꼭 악하고 로봇에 장착되어야만 엄청난 파괴력을 휘두르는 것은 아니다. 테그마크는 “범용인공지능의 진정한 위험은 악의가 아니라 능력”이라며 “초지능 AI는 자신의 목표를 아주 능숙하게 성취할 수 있을 텐데, 그의 목표가 우리 목표와 정렬되지 않았다면 우리는 곤경에 빠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요컨대 범용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가능성과 그 위험을 경고하는 책으로도 읽힌다. 그 가능성이 증가할수록 그 위험에 대한 대비도 현실적이어야 할 텐데 그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내가 책을 손에 든 이유다. 국내서로는 몇달 전에 나온 김재인의 <인공지능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동아시아)도 같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인공지능 알파고가 보여준 위력 때문에 비로소 주목하게 된 사실이지만 바야흐로 우리는 ‘라이프 3.0‘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PS. 맥스 테그마크의 구분으로 라이프1.0(생물적 단계)은 생존과 복제가 가능한 단계(하지만 자체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바꾸지는 못한다), 라이프2.0(문화적 단계)은 소프트웨어의 설계가 가능한 단계를 말한다. 하드웨어는 진화의 산물이다. 그리고 라이프3.0(기술적 단계)은 자신의 하드웨어까지 설계가 가능한 단계다. 아직 도래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인류문명은 그 문턱까지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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