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먼 기억처럼 여겨지지만 지난해초에 나는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읽고 강의했다. 프랑스문학 강의에 들어가기 전에 프랑스 ‘국민작가‘의 대표작을 짚고넘어가야겠다는 계산에서. 계산이 어긋나지 않아서 <레미제라블>을 통독한 이후에 프랑스혁명의 의의에 대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 발자크부터 프루스트까지의 프랑스문학도 가늠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세계문학 강의와 이해의 전환점이었다.

<레미제라블>을 강의하며 모은 자료와 읽은 자료가 좀 되는데 그래도 데이비드 벨로스의 <세기의 소설, 레미제라블>(메멘토)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데이비드 벨로스는 조르주 페렉 전문가로 번역학에 관한 책 <내 귀에 바벌 피시>(메멘토)가 국내에 소개돼 있다. <세기의 소설, 레미제라블>은 마치 보너스 같은 책. 조만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도 오랜만에 다시 읽고 강의에서 다룰 예정인데, 이 대작을 쓰면서 톨스토이가 귀감으로 삼았던 소설이 <레미제라블>이기도 하다.

그래서 타이밍이 꽤 적절하다. <레미제라블>과 <전쟁과 평화>를 같이 읽는 것. 두 작가가 어디까지 동행하고 어디부터 차별화되는지 따라가보는 것. 세기의 소설들을 따라 읽는 일이야말로 ‘판타스틱 어드벤처‘에 다름 아니다. 선택의 여지도 없이 연말연시는 두 대작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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