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사 관련서를 검색하다가 뒤늦게 발견한 책은 로렌 그레이엄의 <처형당한 엔지니어의 유령>(역사인)이다. 무려 지난여름에 나왔지만 스텔스 기능이라도 장착한 것인지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확인해보니 저자는 러시아 과학사를 전문적으로 다룬 학자다(아마도 이 분야의 권위자일듯). <러시아와 소련에서 과학> 같은 저작을 갖고 있다. <처형당한 엔지니어의 유령>은 과학사가의 입장에서 소련의 실패를 해부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소련은 왜 근대 산업국가가 되지 못했을까를 설명하는 책이다. 이러한 논의는 소련 산업화 초기의 오류들을 지적하고 그것들을 고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표트르 팔친스키라는 러시아 엔지니어의 인생 이야기로부터 시작한다. 저자 그레이엄은 팔친스키의 삶을 통해 테크놀로지를 둘러싼 소련 초창기의 문제점을 짚고 있을 뿐 아니라 그것이 궁극적으로 소련 패망의 중요한 원인들 중 하나라는 주장을 펼친다.˝

원서도 구입하려 했더니 재판이 나왔음에도 분량에 비해 비싼 편이다. 영어권에도 이 분야의 독자는 많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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