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가 존 키건으로부터 ˝스페인 내전에 관해 더 덧붙일 것이 잆는 책˝이란 평을 들은 앤터니 비버의 대표작 <스페인 내전>(교양인)을 읽는다. 원제가 ‘스페인을 위한 전쟁‘이다.

문학강의에서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힌 작품을 다룰 때 든든한 배후가 되어주는 책이기도 하다. 이번에 손에 든 것도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를 강의하기 위해서다(요즘 표기로는 ‘카탈루냐‘). 오웰이 정치적인 작가로 재탄생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스페인 내전의 참전 경험이었던 걸 고려하면 스페인 내전에 대한 참조는 필수적이다. 더불어 최근의 카탈루냐 사태를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머리말에서 내전의 성격에 대해 저자가 압축하고 있는 대목은 전체의 그림을 그리도록 해준다.

˝지금까지 스페인 내전은 자주 좌파와 우파의 충돌로 묘사돼 왔다. 그러나 그런 설명은 지나치게 단순하며 자주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한다. 좌우의 충돌 말고도 이 전쟁에는 두 개의 갈등 축이 더 나타나는데, 하나는 국가의 중앙집권과 지역적 독립 간의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권위주의와 개인의 자유 간의 갈등이다.

우파 국민 진영은 소수 예외를 제외하고는 결속력이 강한 세 가지 극단적 경향이 한데 결합했기 때문에 공화 진영에 비해 훨씬 통일성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우익이었고, 중앙집권적이었으며, 권위주의적이었다. 반면에 공화 정부는 공존이 불가능하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있는 혼란의 도가니였다. 중앙집권주의자, 공산주의자로 대표되는 권위주의자들이 지역주의자, 자유주의자들과 어지럽게 한데 뒤섞여 있었다.˝

오웰이 스페인 내전에 참전하여 휘말려 들어가게 되는 것이 바로 그 혼란이었다.

스페인 내전에 관한 국내서로는 이병주의 스페인 기행문, <스페인 내전의 비극>을 꼽을 수 있다. 스페인 내전에 관한 그의 생각은 또다른 내전으로서 한국전쟁에 대한 그의 관점과 비교해보게 된다. 곁들여 그의 정치관과 문학행위를 오웰의 그것과 비교해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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