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연휴라서 예년과 같은 긴장감은 없지만(출판사 편집자들이 혹 내일 특근을 하는것일까?) 딴은 그럴 만도 하다. 유력후보가 지난해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밥 딜런의 예외적인 수상으로 필립 로스나 조이스 캐럴 오츠 같은 미국 작가들이 유력 후보군에서 밀려난 걸 제외하면.
역시나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문학의 대표주자, 케냐의 응구기 와 티옹오(시옹오)다(이름을 부르거나 표기하기가 까다롭다. 그냥 응구기라고 부르겠다). 이미 대표작들은 지난해 가을까지 번역된 상태. 그리고 무리카미 하루키가 도박사이트에서는 두번째 유력 후보로 꼽힌다. 여성작가로는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가 3위권(그녀의 <시녀 이야기>는 나도 이번 가을에 강의에서 다룬다). 그리고 유력후보군에서 한동안 밀려나 있던 고은 시인이 그 뒤를 잇고 있다고.
해마다 노벨문학상 시즌이면 유력 후보작가들의 이 더 번역돼 나오곤 했는데(가장 극적이었던 건 발표일 당일에 나온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였다), 올해는 고은 시인의 대담집 <고은 깊은 곳>(아시아) 정도가 ‘시즌 도서‘로 생각될 만큼 조용하다. 지난해 미역국을 먹은 후유증인지도.
한편 고은 시인이 유력 후보로 재부상한 건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한국이 이만큼 해외언론에 자주 노출된 적도 드물었니까.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이어진 남북정상회담 때를 제외하면), 그래서 짐작에는 응구기와 하루키, 고은의 3파전이 아닌가 싶다. 결과는 내일 저녁에 알게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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