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에서 해운대 방향으로 급행버스를 타고 가는데 문득 차창으로 익숙한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알라딘 중고서점. 버스정류장과 마찬가지로 ‘경성대부경대역점‘이다. 경성대와 부경대가 부근에 있어서 이름이 그렇게 불리는 모양이다. 반가운 마음에 한 컷.

버스를 타면서 손에 든 토마스 만 작품집에서는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펼쳤는데, 쉰의 작가 아셴바하가 아직 뮌헨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도심에서 전차를 기다리다가 쳐다본 한 사내의 인상 때문에 갑작스레 여행의 충동을 느끼는 대목을 읽는 중. 내가 해운대를 지날 무렵이면 아셴바하도 베니스에 도착해 있겠다. 나와 달리 아무런 목적 없이 떠나는 아셴바하의 처지가 좀 낫군. 그래도 덕분에 베니스에 도착하는 기분으로 해운대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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