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는 현재 오후 9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다. 저녁식사를 포함한 블타바강 크루즈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시각이 8시 반쯤이다. 오늘은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밤. 프라하의 야경은 그제 밤에 구경했기에 계획했던 프라하 투어는 모자람 없이 마무리되었다.
카프카 문학기행과 관련하여 오늘의 중요한 일정은 신유대인묘역에 있는 그의 묘지를 찾아가고 카프카박물관에 들르는 것이었다. 3년 전에 한번씩 들렀으니 나로선 두번째 방문이다. 첫 일정으로 버스가 묘역 입구에 도착하자 우리 일행은 각자 꽃송이를 사들고서 그의 묘지로 향했다. 입구에 안내표지판이 서 있는데 묘역에 들어서자 마자 오른편으로 250미터다.
3년 전에 찾았을 때는 방문자가 거의 없었지만 오늘은 우리 외에도 단체방문객이 있었다. 카프카의 묘지에 도착한 우리는 헌화하고 잠시 그를 추모한 후에 단체사진을 찍었다. 사실 프라하를 방문하는 단순 관광객이라면 그의 묘지를 찾을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묘지 앞에서 나는 그의 죽음과 마지막 작품들에 대해 소개했다. 생전에 준비했지만 사후에 출간된 마지막 작품집 <단식광대>(1924)에 수록된 ‘단식광대‘와 ‘여가수 요제피네, 또는 쥐들의 종족‘이 어떤 점에서 카프카 자신의 이야기인가를 설명했다. 더불어 카프카 가족의 불행한 가족사도(카프카의 세 여동생은 모두 나치의 수용소에서 숨졌다).
카프카는 1924년 6월 3일 빈 근교 키어링 요양원에서 사망했고 11일에 이곳 유대인묘지에 안장되었다. 마지막까지 그의 곁을 지킨 유일한 여성은 도라 디아만트인데 두 사람은 1923년 7월 발트해의 휴양지 뮈리츠에서 처음 만나서 의기투합한 끝에 9월에 베를린행을 감행한다. 카프카 문학기행의 여정이 프라하에서 베를린으로 이어지는 이유인데, 우리는 내일 드레스덴을 경유하여 베를린에 입성할 예정이다. 문학기행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서 여기서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