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로는 미국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이 후학들과 나눈 대화와 논쟁을 엮은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생각의길, 2017)를 고른다.
"지난 1993년 4월 6일. 세계적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에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그 편지는 미국 어느 대학의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 강좌의 수강생 마흔여섯 명이 보낸 편지였다. 학생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과학자가 실제로 답장을 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지만, 자유롭게 정부의 핵 정책, 일반 과학기술과 환경 지속가능성, 과학과 종교의 역할 등에 관해 질문했다. 놀랍게도, 편지를 받은 프리먼 다이슨은 사흘 만에 답장을 주었다. 그렇게 1993년에 시작된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는 20년 이상 학문적.개인적 교류로 이어졌다. 2014년에 수강한 어떤 학생은 그동안 편지로 주고받은 '과학 강의'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수업의 학생들은 그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질문을 이어왔다!" 프리먼 다이슨 교수 역시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개인적 이야기를 사례로 들며 후학들에게 가깝게 다가가 '과학, 기술, 인간 종교, 사회, 나아가 삶과 우주 속 지구의 의미'에 대해 함께 대화했다."
과학 독자들에게 프리먼 다이슨은 낯선 이름이 아니다. 단독 저작과 공저가 여럿 소개돼 있고, 재작년에 나온 아인슈타인의 어록집 <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에이도스, 2015)에도 다이슨이 쓴 서문이 붙어 있다.
절판된 지 오래 되었지만, 내가 처음 읽은 건 <무한한 다양성을 위하여>(범양사, 1991)였다. 아마도 제일 처음 소개된 책이었을 듯싶은데, 번역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꽤 유익하게 읽은 기억이 있다. '프리먼 다이슨'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된 걸 보면. 그래서 이후엔 관심저자로 분류하고 있지만 최근 몇년 간 나온 책들을 완독할 기회가 없다. <어느 노과학자의 마지막 강의>를 '저지선'으로 삼아볼 생각이다...
17. 0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