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영화 화제작은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와 류승완의 <군함도>로 보인다. 페이퍼의 제목은 자연스레 영화 <덩케르크>와 연관될 텐데,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아서(조만간 보려 한다) 내가 적을 수 있는 건 때맞춰 나온 에드워드 키블 채터턴(1878-1944)의 <덩케르크>(교유서가, 2017)에 한정된다.


제2차대전 최대의 철수작전이라는 '덩케르크 철수작전'에 대해서는 영화가 계기가 되어 나도 지난주에야 알았다(불어로는 '됭케르크 철수작전'). 두툼한 <2차세계대전사>에서도 간략하게만 나온다고 한다. 놀란의 영화가 전세계 관객들에게 이 역사적 사건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게 될 듯하다.
이번에 번역돼 나온 채터턴의 책은 1940년작으로 저자가 1944년에 세상을 떠나므로 말년작으로 여겨진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저술했는데, <덩케르크>가 그중 하나로 원제는 <덩케르크의 서사시>다. 영어판으로는 절판된 지 오래 되었는지 알라딘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검색되는 책은 최근에 나온 것들로, 아마도 놀란의 영화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군의 시각에서 본 <덩케르크 1940>이 눈길을 끈다(정확하게는 독일군의 '렌즈'로 본 사진집이다).


덩케르크 철수작전('다이나모 작전')이 시작되는 건 1940년 5월 26일부터다. "5월 28일부터 6월 4일까지 계속된 다이나모 작전은 성공리에 33만 8,000명의 병사를 잉글랜드로 철수시켰다. 그중에는 12만 명의 프랑스 병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책이 종전이 되기도 전인 1940년에 나왔다는 건 말 그대로 실시간 기록이라는 얘기가 된다. 아무려나 영화를 보고 나서 비교해가며 읽어봐야겠다(당시 덩케르크로 진격해 가던 독일군 기갑부대장이 구데리안이다).



영화를 보지 않더라도 <덩케르크>가 떠올리게 해주는 영화는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다. 물론 영화의 배경인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문이다. 1944년 6월 6일이 작전의 D데이였다. 이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대한 가장 자세한 책이 <디데이>(글항아리, 2011)인데, 부정확한 번역으로 많은 원성을 산 책이기도 하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인데, 개역판으로 다시 나오는지 모르겠다...
17. 07. 30.


P.S. <덩케르크>에는 <중일전쟁>의 저자이자 밀리터리 전문가 권성욱의 '감수자의 말'이 실려 있는데, 덩케르크 철수작전의 핵심 요약으로 훌륭하다. 작전의 성공에는 히틀러와 독일군 최고사령부의 오판도 도움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롬멜과 구데리안, 만슈타인 같은 유능한 소장파 지휘관들과 1차대전식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보수파가 맞섰고 이들 사이에서 히틀러는 냉철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연합군으로서는 여러 모로 운이 따랐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