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론에 해당하는 책들이 연이어 출간되고 있다. 그 가운데 일본 저자의 책 두 권을 묶었다. 오쓰카 에이지의 <이야기론으로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북바이북, 2017)와 시모쓰키 아오이의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한겨레출판, 2017).
오쓰카 에이지는 이미 다수의 이야기론이 소개된 저자. 주로 장르문학 스토리텔링 관련서를 갖고 있는데(나는 그렇게 분류하고 있는데) 이번에 나온 건 뜻밖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 비평이다.
<캐릭터 소설 쓰는 법>, <스토리 메이커>의 저자 오쓰카 에이지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분석한 평론집이다. 하루키의 <해변의 카프카>, <노르웨이의 숲>, 하야오의 <모노노케 히메>, <벼랑 위의 포뇨>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품들을 '이야기 구조'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보았다. 이들 작품의 구조적인 특징과 세계에서 통하는 이유 등에 대해 일본의 대표적인 서브컬처 평론가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관심사가 아니지만 하루키의 소설들, 특히 <해변의 카프카>와 <노르웨이의 숲>은 나도 강의에서 몇 차례 다룬 바 있어서 저자의 견해가 궁금하다. '서브컬처 평론가'는 작품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또 분석하는지 엿볼 수 있는 기회.
<애거사 크리스티 완전 공략>은 크리스티의 모든 작품에 대한 해설을 담고 있는 책이다."'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모든 작품을 단 한 권에 정리한 책. 전 작품의 줄거리를 소개하고 별점을 매겼지만 스포일러는 없다." 추리소설들인 만큼 스포일러가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스포일러 없이 작품을 해설한다는 것도 특별한 노하우를 필요로 할 법하다.
"애거사 크리스티 작품에 대한 평론서이자 독서 가이드북인 이 책으로 저자는 에도가와 란포가 설립한 유서 깊은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의 '평론 부문'에서 만장일치, 본격 미스터리 작가들이 직접 투표하여 선정하는 '본격미스터리대상'의 '평론/연구 부문'에서 사상최다득표로 상을 수상했다."
장르문학을 강의에서 다루는 일이 거의 없어서, 애거사 크리스티를 손에 들 일이 그간에 없었는데, 가이드북이 생긴 김에 생각을 달리해볼까도 싶다. 당장 비교할 만한 책은 마이클 더다의 <코난 도일을 읽는 밤>(을유문화사, 2013). 문제는 두 작가 모두 작품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게다가 번역본도 너무 많아서 정확하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한 권만 고른다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골라야 할까. 이건 <완전 공략>을 참고해봐야겠다...
17. 0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