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자료를 검색할 때 가장 자주 애용하는 것은 구글이다. 그리고 구글에서 인명을 검색할 때면 어지간한 경우에 인터넷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내용이 가장 먼저, 혹은 적어도 최초 화면에 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래저래 참조하는 일이 잦은데, 그와 관련한 기사를 읽게 되어 옮겨놓는다. 한국일보의 최근 기사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에 대한 위키피디아와 구글의 각기 다른 대응방식을 지적하면서 언어권별로 게재항목의 양적, 질적 차이를 비교하고 있고(물론 한국어 자료는 대단히 빈약하다), 몇달 전 한겨레의 인터뷰기사는 현재 한국에서의 위키피디아의 현황에 대해서 알려준다.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한국일보(06. 08. 31) 위키피디아

-역시 지미 웨일즈(40)였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의 창시자 웨일즈는 최근 중국어판 위키피디아 회의에서 "위키는 중국 본토에서 이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원활한 접근을 위해 독립성을 희생시키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글과 같은 상업성 포털들이 돈벌이에 눈이 멀어 중국 정부의 정치적 검열을 받아들인 것과 대조된다. 전 세계 네티즌들의 헌신과 열정을 먹고 자라는 위키피디아의 이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갈채와 함께 경의를 보낸다.

■ 2001년 미국에서 시작된 위키피디아는 네티즌들이 항목을 고르고 집필ㆍ편집하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지금은 200여 개 언어로 돼 있다. 위키 때문에 브리타니카 백과사전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영어 위키에 오른 항목만 130만 개. 브리타니카는 고작 7만5,000 항목 정도다. 네티즌들이 너나 없이 올린다니까 내용은 엉터리일 것이다? 천만의 말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위키에 들어가서 어느 항목이라도 읽어 보면 그 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아니면 절대 만들 수 없는 내용이라는 걸 알 수 있다.

■ 세계적 과학전문지'네이처'가 작년에 위키와 브리타니카의 과학 관련 항목 50여 개를 골라 신뢰성을 비교한 결과 대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데이트 기능은 아예 게임이 안 된다. 작년 4월 교황 베네딕토 16세 기사를 쓰면서 위키피디아를 참고했는데 즉위식 시작 직후 그 내용이 바로 추가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오늘 다시 베네딕토 16세를 검색하면서 예상은 했지만 또 한번 놀랐다. 영어 위키 22쪽, 독일어와 프랑스어 위키 각 11쪽, 일본어 위키 3쪽, 한국어 위키 3분의 1쪽. 지식기반사회라는 21세기에 각 나라(언어권)의 지식 수준이 상징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 양적 차이보다 더 큰 것은 질의 수준이다. 영어 위키의 경우 단순 서술 외에 관련 내용 외부 링크가 아주 치밀하게 돼 있다. 클릭 한번으로 교황이 처음 발표한 회칙 전문을 라틴어 영어 등 10개 언어로 바로 볼 수 있다. 이런 수준이 가능하려면 우선 그만큼 아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또 그런 사람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지식을 공유하려는 헌신이 있어야 한다. 한국어 위키(위키백과ㆍhttp://ko.wikipedia.org)는 이제 겨우 게재 항목이 2만 2,000여 개다. 우리는 영원히 게임이 안 될 것 같은 자괴감이 든다.(이광일 논설위원) 

한겨레(06. 05. 31) ‘위키백과’는 공산주의? 중립시각 ‘열린사전’이죠

-한국어명 ‘위키백과’인 위키피디아는 누리꾼에게 이제 생소하지 않다. 정보의 양에서 브리태니카 백과사전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엔카르타를 능가할 정도다. 350만 건 이상의 글이 수록돼 있으며, 방문자 조사 사이트 알렉사닷컴에 따르면 시엔엔닷컴을 앞지르고 16위에 올라있다. 그 성장 비결은 바로 누리꾼의 자유로운 참여에 있다.



-지난달 31일 낮 12시 현재 한국판 위키피디아에는 2만4146 건의 정보가 담겨있다. 영어권에 비해 정보량은 부족하지만 성장하고 있다. 한국판 위키피디아의 관리자 정경훈(20·서울대 컴퓨터공학과)씨를 만났다.

-위키피디아는 무엇인가?

=열린 백과사전으로, 배타적인 저작권을 갖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및 출판할 수 있다. 위키백과는 리차드 스톨만이 설립한 자유 소프트웨어 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에서 만든 라이센스(GNU Free Document License) 형식으로 배포된다. 즉 상업적인 이용도 가능하지만 구입자나 인터넷 사용자나 별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세계적인 현황은?

=위키피디아는 언어별로 제공돼 현재 214개 언어로 서비스된다. 한국어 위키백과 역시 한국어만 알고 있으면 국적에 상관없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다른 백과사전과의 차별성은?

=우선 공짜다. 돈이 없어도 정보의 공유 및 생산이 가능하다. 이론상으로는 컴퓨터가 없는 사람까지도 이용이 가능하다. 또 편집자가 없거나 전부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중립적인 시각을 유지하도록 관리자가 노력한다. 예를 들어 독도 문제의 경우 한국 입장과 함께 일본 입장도 병기한다. 읽는 이들도 하여금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확성에서 떨어질 수 있을텐데.

=한국판의 경우 3000여명이 계정을 갖고 있다. 이들 중 전문가도 있고, 비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의견을 공유하고 고쳐나가기 때문에 점점 정확성을 갖춰나갈 것이다. 또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기계적인 분류보다는 참여자의 관심사를 반영하기 때문에 색다른 항목도 나온다. 생일에 죽은 사람, 펠레의 저주 등 기존 백과사전에 찾아볼 수 없는 정보도 제공한다.

-관리자의 역할은?

=저작권 위반 여부나 낙서, 광고 등을 감시하는 등에 그친다.

-비판이나 해프닝도 있을 것 같은데.

=영어판에서도 있었는데 한국판에서도 ‘위키피디아는 공산주의다’ ‘위키피디아는 주체다’ 등의 악성 글이 남기도 한다. 또 유명인을 사칭해 약력이나 팬사이트를 소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영어권에 비해서 정보량이 부족한데.

=국내 포털사이트처럼 저작권 개념이 없다. 일단 포털사이트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면 저작권은 사이트에 넘어가고 평점 등의 대가를 받는다. 저작권이 없는 대신 대가도 없어 아직 활동이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자유로운 참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나?

=영어권의 경우 서버 관리를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에 기술자 3명을 고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모두 자원봉사자다. 한국어판 역시 야후가 기증한 서버를 사용해 따로 비용이 들어갈 일이 없다.

-참여방법은 어떻나?

=영어판(www.wikipedia.org)이나 한국판(ko.wikipedia.org)을 방문해 계정을 만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 전망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식을 자발적으로 모아 우리 모두의 지식으로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위키백과가 하는 일이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정보 불균형 등이 바로잡힐 것으로 생각된다.



위키피디아(Wikipedia)는?
200여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으며, 모두가 함께 만들며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다국어판 인터넷 백과사전이다. 또 배타적인 저작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용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2001년 1월15일에 시작된 위키백과는 비영리 단체인 위키미디어 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창립자는?
1995년 미국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워드 커닝햄이 네티즌들끼리 협동해서 웹 페이지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 위키피디아의 시발점이 됐다. 이후 지미 웨일스 등이 비영리재단인 위키피디아재단을 설립해 온라인 서버를 관리하고 있다. 상근 편집진은 없으며, 1200명의 자원자들로 구성된 편집자들이 네티즌들이 올린 자료들의 정확성, 저자권 침해 여부 등을 검증한다. 웨일스는 올해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06. 0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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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위키시대의 지식인
    from 로쟈의 저공비행 2010-08-05 09:59 
    한겨레의 오피니언 란인 훅(hook)에 가끔 들러보는데, 인터넷 액티비즘에 관한 눈에 띄는 칼럼이 있어서 스크랩해놓는다(http://hook.hani.co.kr/blog/archives/9879). 필자는 이진순 교수다. 다른 기사를 보니 "1985년 김민석(민주당 최고위원)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함께 총여학생회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현재 미 올드도미니언대에서 시민저널리즘과 뉴미디어, 국제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딸기 2006-09-04 16:52   좋아요 0 | URL
흐아앗 이거 기사 쓸까 하고 있었는데... ㅠ.ㅠ

로쟈 2006-09-04 21:21   좋아요 0 | URL
한발 늦으셨나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