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발견'으로는 이주에 나온 가장 두툼한 책의 하나인 가오홍레이의 <절반의 중국사>(메디치, 2017)를 고른다. '한족과 소수민족, 그 얽힘의 역사'란 부제에서 '절반'이란 말의 뜻을 추정해볼 수 있다. 


"한족과 얽힌 소수민족 이야기. 통상 중국의 소수민족이란, 지금의 중국이라는 지리적 영역 안에 거주하는 한족을 제외한 55개의 민족을 일컫는다. 이 책이 다루는 소수민족이란 이들의 기원이 되는 민족들이다. 흉노와 유연 등의 초원민족과 선비, 저, 강 등의 유목민족, 그밖에도 오아시스 왕국을 세웠던 월지, 누란 등을 일컫는다. 저자는 기존의 중국 역사가 중원 왕조, 한족 중심의 역사로 서술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들과 얽혀온 비(非)한족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유목민족 지도자들을 재평가하고, 잊고 있던 왕국의 역사를 재조명했다."

중국의 소수민족, 하면 변경의 오랑캐족을 떠올리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흉노다. <절반의 중국사>도 흉노족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족과 대비하여 비한족이라고 불리는 이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가 말하자면 나머지 '절반의 중국사'다. 



국내 학자들 가운데서는 김한규 교수가 동아시아 세계질서(천하국가)라는 확장된 시야에서 중국사를 다룬다. <천하국가>(소나무, 2005)와 <요동사>(문학과지성사, 2004) 등이 주저다. 



유목제국과 관련해서는 정재훈 교수의 <돌궐 유목제국사>(사계절, 2016), <위구르 유목제국사>(문학과지성사, 2005)가 희귀하면서도 가장 자세하다. 조금만 더 확장하면 중앙아시아사가 되는데, 이 지역 전체에 대한 조감도는 김호동 교수의 <아틀라스 중앙유라시아사>(사계절, 2016)에서 얻을 수 있다. 



한편 역자인 김선자 박사는 중국신화 전문가이면서 소수민족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고 있는데, <중국 소수민족 신화기행>(안티쿠스, 2009), <중국 소수민족의 눈물>(안티쿠스, 2011) 등의 연장선상에서 <절반의 중국사>도 우리말로 옮긴 듯하다. 1000쪽이 넘는 분량인데, 역자의 노고도 기억해두어야겠다...


17. 0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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