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미술분야의 신간으로 <추상표현주의>(열화당, 2006)이 출간되었길래 눈도장을 찍어두었는데, 알고 보니 이번에 <아르테 포베라>까지 출간됨으로써 열화당이 간행한 '현대미술운동총서'가 완간되었다. '도구상자'란 표현을 이전 페이퍼에서 썼지만 이 총서야말로 현대미술을 이해하고 조감하기 위한 '도구상자'로서 더 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듯하다(내가 몇 권이나 갖고 있나?). 관련기사 두 개를 옮겨놓는다.  

경향신문(06. 08. 10) 20C 미술사조 쉽게 풀이…현대미술운동총서 완간

-인상파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유럽 미술은 시대마다 하나의 큰 흐름으로 나타났다. 르네상스가 끝난 뒤에는 바로크가, 바로크에 대한 반동으로 로코코 양식이 나타났다. 그러나 인상파가 등장한 이후 몇 세기 동안 지속되던 양식의 시대는 가고 ‘~주의’로 불리는 미술운동이 등장했다. 각종 미술 운동이 본격화하면서 현대미술의 층위는 다양해지고 이론적으로도 견고해졌다.

 

 

 



-2003년 말 열화당과 영국 현대미술의 본산인 테이트 모던 갤러리가 공동으로 기획한 ‘현대미술운동총서’가 최근 <추상표현주의>와 <아르테 포베라>가 출간되면서 모두 14권으로 완간됐다. 이 시리즈는 후기 인상주의, 큐비즘, 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등 20세기의 현대미술 운동 중 주요 사조를 선별해 각 미술운동의 배경과 출현, 주요 개념과 사상, 전개 과정, 이후에 끼친 영향까지 서술한 대중적인 미술 이론서다.

 

 

 



-다양한 미술운동 가운데 리얼리즘, 후기 인상주의, 큐비즘, 미래주의,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포스트모더니즘을 주요 운동으로 뽑았고 20세기 전체를 파악하기 위해 모더니즘과 추상미술 편을 따로 뒀다.

-이번에 출간된 <추상표현주의>는 당시 미국 미술가들의 유럽 작가들에 대한 경쟁 심리, 미국 미술가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탐구 등을 통해 추상표현주의를 분석해 나간다. <아르테 포베라>는 반미학적인 재료의 물질성을 탐구하면서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던 이탈리아의 전위적 미술운동으로 이번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르테 포베라를 소개하는 개론서다.

한국일보(06. 08. 12) 현대미술운동총서 '어려운 현대미술 쉽게 술술'

-현대미술은 어렵다. 고전미술이나 르네상스 등 ‘양식’으로 구분되는 미술보다 100배쯤 어렵고, 낭만파나 인상파 등 ‘경향’으로 나뉘는 미술보다는 10배쯤 어렵다. 인상파 이후의 현대미술은 미학적으로 ‘운동’의 형식ㆍ내용으로 나뉜다. 그 작품들은 대체로 정치 사회 문화의 특정 맥락과 어깨를 겯거나 배척하면서 자기 진영의 가치관과 철학을 이야기한다. 어떤 ‘~이즘’은 문화 엘리트들의 배타적 미학의 성을 구축하고, 또 어떤 것들은 ‘저급한’ 대중문화와 키치를 캔버스 전면에 부각시키기도 한다. 이 넓은 현대미술 운동의 스펙트럼과 그 각각의 색깔을 구성하는 개개 작품의 언어들을 대중이 알기 쉽게 정리한 ‘현대미술운동총서’가 ‘추상표현주의’ ‘아르테 포베라’의 2권을 보태면서 14권으로 완간됐다.

 

 

 

 

-이 시리즈는 ‘20세기 미술운동총서’(전30권)를 출간했던 열화당이 유럽 현대미술의 메카로 불리는 영국 ‘테이트 갤러리’와 공동 기획한, 각권 70쪽 내외의 압축적인 현대미술 안내서다. 전문가들이 현대미술을 14개의 주제(개념)로 분류, 각 진영의 대표적인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하고 현대미술사의 어떤 맥락에서 태동해 어떻게 전개돼왔는지 설명한다. 큐비즘, 미래주의,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추상미술,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

-마지막 권 <아르테 포베라>는 이 미술운동을 국내에 소개하는 첫 이론서다. 책은 1967년 이탈리아 작가 알리기에로 보에티의 광고 포스터 같은 2개의 작품 ‘마니페스토’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어 이 계열의 작품들이 어떻게 이름을 얻고 미술 오브제의 해방 운동, 나아가 현대 미술의 영역을 확장했으며, 궁극적으로 미술 상업주의에 어떻게 대항해왔는지를 여러 작품 도판과 함께 설명한다. 책은 이들 유파의 작가들을 인터뷰해 그들 자신이 미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들려주고 이들 작품에 대한 다양한 비평적 시각도 소개한다.

06. 08. 12.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니다 2006-08-13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좋은 시리즈 역시 문제는 '번역'입니다. 책을 다 보진 못했지만, '개념미술'은 그야말로 오역의 범벅입니다. 역자는 아마도 이름만 빌려준 듯 합니다.

로쟈 2006-08-13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쪽도 개념 없는 번역들이 대세인 모양이군요...

주니다 2006-08-13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하나 책의 번역 문제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 없는 걸로 봐서는 책들을 안 읽는다고 봐야되는 것인지... 그 많은 미대생들은 도대체 무슨 공부를 하고 있는지 불가사의할 따름입니다.

로쟈 2006-08-13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그림을 그리지 않을까 싶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