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은 이제 이른여름으로 분류해야 할 듯싶다. 오래 미뤄둔 집안일을 하느라 형광등을 사러 마트에 다녀와서는 위아래를 반팔 티쳐스와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반팔티를 꺼내 입었다가 도로 긴팔로 갈아입었는데, 날씨가 어느새 계절의 경계선을 넘어간 모양이다. 몸으로 느끼는 날씨가. 그런 가운데 떠올린 시인이 워즈워스다.



4월의 시가 엘리엇의 '황무지'라면, 5월의 시는 워즈워스의 '무지개'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은 뛰노니"라고 시작하는 시. 마침 이번에 리뉴얼판으로 다시 나온 시집은 제목을 <무지개>에서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민음사, 2017)로 바꿔달았다. 생각하면 워즈워스의 시들을 읽은 것도 30여 년 전이다. 강의 중에 간혹 낭만주의 대표 시인으로 시에 대한 워즈워스의 정의를 들먹이곤 하지만, 아마도 그의 시를 강의에서 다룰 일은 없을 듯싶다(영시 가운데서는 <황무지>를 예전에 강의에서 다룬 게 전부다).



그래도 워즈워스의 대표작 <서정담시집>(<서정민요>)과 <서곡>을 읽어보려 한다. 마침 <서곡>은 두 종의 번역본이 있으므로 보완해가며 읽어볼 수 있겠다. <서곡>에 대한 소개는 이렇다.
"영국의 계관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대표작으로, 스스로 "내 마음의 성장"에 관한 시라고 부른 자전적인 작품이다. 작품은 절친했던 친구이자 또 한 명의 위대한 시인인 새뮤얼 테일러 콜리지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떤 경험과 힘에 의해 자신이 시인이라는 소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는지를 서술하고 있다."
생몰연대를 다시 확인하니 워즈워스는 1770년생이고 1850년에 세상을 떠났다. 19세기 전반기 영시를 그대로 대표하는 시인인 셈.



워즈워스에 대해선 연구서도 몇 권 나와 있고, 평전을 경함 해설서도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시인과 혁명>(사회평론, 2011)은 조만간 구해봐야겠다...
17. 05. 03.
P.S. 말을 꺼낸 김에 워즈워스의 원시를 옮겨놓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