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오랜만에 책이 나온 일본 학자 사카이 나오키와 칼럼집을 펴낸 국내 의학자와 물리학자, 2인이다. 임지현 교수와의 대담 <오만과 편견>(휴머니스트, 2003)을 통해서 처음 알려진 사카이 나오키는 현재 미국 코넬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는 일본인 학자다. <번역과 주체>(이산, 2005), <세계사의 해체>(역사비평사, 2009) 등의 흥미로운 저작이 국내에 더 소개됐었는데, 이번에 주저가 번역돼 나왔다.

 

"이 책의 저자 사카이 나오키(酒井直樹)는 미국 코넬대학 아시아학과 교수로서 세계적 시야에서 일본사상사를 연구하고 비평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폐쇄적이고 무책임한 구조를 보이고 있는 일본사회의 변혁에 힘쓰고 있는 지식인이다.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의 거목 마루야마 마사오에 비견되는 성과를 펼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서양이라는 통일체, 미국이라는 제국주의 아래에서 일본이 공범관계에 놓인 형태를 계속해서 비판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사카이 나오키의 연구 인생을 결정지은 대표작으로서 국민과 민족이라는 자기획정을 철저하게 탈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18세기 일본의 담론, 구체적으로는 유학과 국학 등의 사상, 언어에 관한 담론, 대중문화(문학) 등을 광범위하게 분석한다."

부제는 '18세기 일본의 담론에서 언어의 지위'로 다소 전문적이지만 '근대'와 '민족' 등의 개념과 씨름하는 인문학 전공자들에게는 여러 가지 자극을 던져줄 만한 책이다.

 

 

 

기생충 학자에서 정치 칼럼니스트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민 교수의 신작 두 권이 나란히 나왔다. 정치를 화두로 한 <B급 정치>(인물과사상사, 2017)와 <서민적 정치>(생각정원, 2017). <B급 정치>는 "유머와 반전과 해학과 풍자와 위트가 넘쳐흐르는 ‘서민적’ 정치 에세이"로 소개되고, <서민정 정치>는 그의 정치론이다. 물론 서민 정치론이자 서민적 정치론이다. " 저자는 우리는 희망을 가질 권리가 있고, 그 희망은 오직 '서민적 정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그 특유의 발랄하고 유쾌한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소속이 의대에서 사회대로 바뀌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최소한 겸임 인정이다. 

 

 

물리학자 이종필 교수도 칼럼집을 펴냈다. <과학자가 나라를 걱정합니다>(동아시아, 2017). '물리학자 이종필의 잃어버린 10년'이 부제. "<이종필의 아주 특별한 상대성이론 강의>, <이종필 교수의 인터스텔라>, <신의 입자를 찾아서>등을 출간하며 글 쓰는 과학자로 알려진 이종필 교수, 그가 날카로운 필체로 이명박근혜 시대 대한민국을 해부한다." 그는 무엇을 걱정하고 비판하는가. 

"이 책에서 이종필 교수는 진심으로 한국 과학의 미래를 걱정한다.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오지 않으며, 한국에서 기초과학이 홀대받는 것은 국가의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한국 사람들이 그토록 바라 마지않는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기초과학 분야에 투자해야 한다고 소리 높인다. 즉, 한국이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핵심적인 것이 과학에서 원초성을 지닌 연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과학에서 원초성을 확보하는 이유 중 핵심적인 것이 대한민국이 국가적인 비전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과학자가 나라를 걱정합니다>에서는 이종필 교수가 10년 동안 여러 칼럼을 통해 ‘과학자로서 나라를 걱정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의 표지는 지난번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문을 갖다 썼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로 귀결되는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게끔 한다...

 

17. 0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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