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이름들로 '이주의 저자'를 고른다. 새로운 저자들은 '이주의 발견'에서 다루다 보니 '이주의 저자'에서는 좀더 안전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읽어본 저자들을 주로 선택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번 주에는 읽어본 책의 저자들이다.
먼저 다작이라면 결코 뒤지지 않는 강준만 교수의 <커뮤니케이션 사상가들>(인물과사상사, 2017)이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커뮤니케이션 사상가들>(한나래, 1994)이라고 먼저 나왔던 게 13년 전이니까 충분히 업데이트될 만하다. 한나래판이 264쪽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번 개정판은 492쪽으로 200쪽 이상 증면되었다. 다만 초판과 마찬가지로 10명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는데, 그간에 주목할 만한 커뮤니케이션 사상가가 더 등장하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 올해 나온 책으로는 <손석희 현상>이 예상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사상가들>은 올해의 두번째 강준만 책이다.
<예수는 없다>(현암사, 2001)로 유명한 종교학자 오강남 교수가 그 <예수는 없다>(2017) 개정판을 펴냈다. 16년만에 나온 개정판이다. 저자가 새로 붙인 머리말을 보니 출간시 화제의 베스트셀러였던 이 책의 제목은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가 될 뻔했다. 저자가 내세운 제목이었는데, 출판사 쪽에서는 수필집 같은 제목이어서 다른 제목을 원했다고 하고 저자가 제시한 후보군중에서 가장 파격적인 '예수는 없다'가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고. 덜컥 겁이 난 저자가 절충안으로 '그런 예수는 없다'를 제시하지만 "그러면 김이 빠져 못 쓴다"는 게 출판사의 답변이었다. 대신 저자는 '그런 예수는 없다'를 서문의 제목으로 삼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신도들을 탄핵기각 태극기 집회에 동원한 대형교회들의 행태만 보더라도 저자의 일갈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런 예수는 없다!'
매년 한두 권씩 번역돼 나오고 있는 한병철 교수의 신간도 추가되었다. <타자의 추방>(문학과지성사, 2017). 3월에 첫 책이 나온 걸로 보아 올해는 두 권이 나오는 해일 듯(지난해에는 <아름다움의 구원>이 출간되었고, <권력이란 무엇인가>가 재간되었다).
"<피로사회> <투명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신작 <타자의 추방>이 출간되었다. 전작 <피로사회>가 ‘나는 할 수 있다’는 명령 아래 스스로를 착취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관찰하고, <에로스의 종말>이 사랑이 불가능해진 시대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런 상황을 불러온 근본 원인으로 저자가 지목했던 ‘타자의 소멸’ 현상을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한병철 교수의 모든 책을 읽고 강의에서 다룬 바 있기에 그의 책들은 '식구' 같다는 느낌도 준다. <타자의 추방>이라는 타이틀만 하더라도 새롭지는 않다(타자의 부정, 배제, 소멸 등은 저자가 거의 모든 책에서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는 테마다). 하지만 또 읽어본다. 식구들끼리는 원래 그렇다...
17. 03.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