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니 만큼 평소보다 한 시간 늦게 일어나 느긋하게 아침을 먹으며(커피와 빵이다) '이주의 발견'을 한권 더 챙긴다(사실 이번 주만 하더라도 이 카테고리로 적을 만한 책이 댓 권은 된다). 마흐무드 맘다니의 <규정과 지배>(창비, 2017). '원주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가 부제. 제목으로는 알 수 없지만 저자의 이름과 부제만 봐도 대략 어느 지역의, 어떤 문제를 다루고 있는지 어림해볼 수 있다. 인도 뭄바이 출생이라지만 저자는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성장한 인류학자다. 미국하버드대학에서 '우간다의 정치와 계급 형성'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19~20세기 식민지 지배구조 분석을 통해 현대의 종족적.인종적 갈등의 뿌리를 파헤치는 책이다. "아프리카의 역사를 세계사의 맥락에서 해석해내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이론가"로 평가받는 인류학자 마흐무드 맘다니는 이 책에서 서로 다른 시공간의 사건들을 엮어내 식민지배의 실상을 보는 폭넓은 시야를 탁월하게 제시한다. 멀게는 로마제국 시대부터 가깝게는 21세기 초 탄자니아까지, 아프리카를 뛰어넘어 인도, 남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 문제를 두루 살피며 각각의 식민지 운영방식이 원주민과 이주민의 차이를 규정하여 그 둘의 차별로 귀결되었음을 날카롭게 짚어낸다."

아프리카에 가볼 일이 있을지는 의문이지만(이집트나 알제리라면 또 모르겠다) 아프리카 문학에 대해서는 몇년쯤 뒤에 다뤄보고 싶어서 나대로 '견적'을 내보고 있는데, 마흐무드의 책이 좋은 시사점을 던져줄 듯.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환기하게 된 건(기억으론 몇년 전에 아프리카사에 관한 페이퍼를 쓴 적이 있다. 확인해보니 리스트였군) 얼마 전 웰레 소잉카의 <오브 아프리카>(삼천리, 2017)도 출간되었기 때문이다. 1986년 아프리카 작가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번역된 그의 작품 대다수가 현재 절판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뜻밖에 나온 <오브 아프리카>는 작가의 자전 에세이. 

"노벨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는 특별한 인문학 에세이. 유년 시절 나이지리아 시골 마을에서 성장한 경험과 청년 시절 군사정부와 내전을 겪으면서 치른 정치적 고난, 수많은 문학 작품을 펴낸 작가, 나중에는 유네스코를 비롯하여 세계 평화운동과 인권 향상을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인들에게 내놓은 메시지이다."


생각난 김에 아프리카 입문에 해당할 역사서 몇 권도 다시 소환해놓는다. 책은 더 있지만 일단 세 권 정도로. <규정과 지배>를 읽으면서 같이 참고해봐도 좋겠다. 한데, 서가에 아프리카 코너를 마련해두지 않아서 이 책들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는 신만이 아실 것이다. 그래도 내게는 몇년의 여유가 아직 있으니까...


17. 0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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