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책'을 고른다. 지난주에는 대작은 없었지만 은근히 주목할 책들이 여럿 출간되었다. 일단 타이틀북으로는 독일의 젊은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열린책들, 2017)를 골랐다. "독일에서 가장 촉망받는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이 내놓은 독창적인 철학 대중서이다. 인식론, 존재론, 유물론의 주요한 철학 개념을 다양한 생각 실험과 비유, 위트를 버무려 독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명료하게 정리했다. 2013년 독일에서 출간 즉시 16주간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철학서로는 드물게 5만 부 넘게 팔리며 큰 화제를 모았다."고 소개된다.


가브리엘이 누군가 했더니 지젝과 함께 <신화, 광기 그리고 웃음>(인간사랑, 2011)을 공저한 조숙한 천재. 19세기 셸링 이후 독일 대학의 최연소 철학교수라고 하니 실력을 어림해볼 수 있다.


두번째는 독일의 젊은 철학자와 비교하면 영국의 늙은 철학자라고 할 로저 스크루턴의 <현대 철학 강의>(바다출판사, 2017).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 로저 스크루턴이 쓴 현대철학에 대한 주제별 종합 개론서다. 스크루턴이 유수의 영미 대학에서 행한 철학입문 강연들에 기초한 이 책은, 데카르트 이후 현대철학의 주요 흐름과 쟁점을 세세한 학술논쟁이라는 미궁에 빠지지 않으면서 철학 초심자도 알기 쉽게 전해준다." '저명한 철학자'에 한 마디 더 끼워넣자면 '저명한 보수 철학자'다. 이름이 '로저 스트러튼'으로도 표기돼 헷갈리게 만들지만, 최근에 나온 <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더퀘스트, 2016)도 그의 책이다.


세번째는 왕첸의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읽어왔는가>(글항아리, 2017).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상계의 백화제방'이 부제인데, 좀 부족한 설명이다. "일본 학계에서 활약하는 중국인 학자 왕첸의 책으로, 중국의 사상적 개혁개방의 상징인 <독서>의 창간부터 현재까지 약 30여 년 동안 중국 지식인들이 서양의 현대사상을 어떻게 읽고 수용했는지를 다룬다. 저자가 이 책에서 중점적으로 묘사하고자 하는 것은 약 사반세기 동안 선진국의 현대 사상을 소개하고 수용한 중국 사상계의 역사다." 곧 서양 현대사상의 수용사와 그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는 책. 견주어볼 만한 책으로는 서양고전과 문학 독서 체험을 기록한 한사오궁(한소공)의 <열렬한 책읽기>(청어람미디어, 2008)가 있는데, 아쉽게도 절판됐군.


네번째는 공동연구물로 <1905년 러시아혁명과 동아시아 3국의 반응>(서울대출판문화원, 2017)이다. 제목 그대로 '"905년 러시아혁명이 동아시아 세 나라에 미친 영향과 그 반응을 다룬 책이다."
마지막 책은 스티븐 존슨의 <원더랜드>(프런티어, 2017).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가 부제.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를 통해, 혁신과 아이디어의 역사를 과학기술과 접목해 독창적이고 흥미롭게 풀어낸 스티븐 존슨. 그가 이번에는 인류 문명을 발전시켜온 놀이와 경이, 그 희열의 역사에 주목한다. 합리적 이성으로 무장된 역사관과 문명관에 익숙한 우리는, 놀이와 쾌락이 삶과 문명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간과한다. 첨단 과학기술 발명가나 정치 혁명가들을 존경하듯, 놀이공간과 장난감과 쾌락의 도구를 만든 이들도 칭송받아야 마땅하다고 스티븐 존슨은 강조한다." 세계사를 색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김희상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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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5년 러시아 혁명과 동아시아 3국의 반응
이혜경 외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6년 12월
24,000원 → 24,000원(0%할인) / 마일리지 1,2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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