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과학서'를 고른다. 빅히트작 <카오스>의 저자 제임스 글릭의 또다른 대표작(이 될 것 같은) <인포메이션>(동아시아, 2017)이다. '인간과 우주에 담긴 정보의 빅히스토리'가 부제. 언론의 격찬이 퍼레이드를 이루고 있는데, 가령 뉴욕타임스는 "정말 어마어마하고, 명쾌하며, 이론적으로 섹시하다”고 평했다. 초반부를 읽고 있지만 실제로 경탄을 자아낸다. 벌써부터 올해의 과학책 후보로 꼽을 만하다.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 비견될 만큼 방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과학계의 최근 견해에 따르면 정보란 단순히 편지에 담긴 메시지나 컴퓨터가 처리하는 데이터가 아니라 우주가 존재하는 궁극적인 모습이다. <인포메이션>은 이 정보의 역사와 이론 그리고 정보 혁명의 함의까지 소개하는 야심 찬 목표를 훌륭하게 성취했다. 즐겁게 읽고 정보와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길 권한다."(이상욱_한양대 철학과)
정보(이론)와 관련된 주제를 다루다 보니 클로드 섀넌의 업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안 그래도 지난해 여름 섀넌의 유명한 논문 '통신의 수학적 이론'(<인포메이션>의 번역)을 포함한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커뮤니케이션북스, 2016)이 그것이다. 사회과학서적으로 분류돼 있지만 전기전자공학 분야의 고전이다(유리 로트만 같은 러시아 문화기호학자의 관심영역이긴 하지만 내게는 좀 어려운 분야다).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이란? 인간과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수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최초의 언론학 모형이다. 가장 최초의 모형이 바로 공학자인 섀넌이 정초하고 위버가 해석적 논평을 달아 둔 ‘수학적 커뮤니케이션 이론’일 것이다. 특히 언론학적 관점에서 “S(송신자)→M(메시지)→C(채널)→R(수신자)”로 요약되는 클로드 섀넌의 통신모형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대한 기본 모형을 제공하였으며, 단순하고 직관적인 그림과 수학적 언어가 융합한 커뮤니케이션 모형으로,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책을 입수해보려다가 마음을 바꿔서 일단은 <인포메이션>의 원서만 주문했다.
글릭의 출세작이자 대표작 <카오스>(동아시아, 2013/ 동문사, 1993)는 나는 초판으로 읽었지만 몇년 전에 20주년 기념판도 나왔다. 여전히 '살아있는' 책. 예고를 보니 글릭의 <타임 트래블>도 근간 예정이다. '제임스 글릭의 삼부작'으로 불림직하다. 그나저나 <카오스>도 20주년판으로 다시 읽어볼까...
17. 01. 21.